[Y터뷰] 김현숙 "'막영애17', 워킹맘 영애의 고군분투 어떤가요?"

[Y터뷰] 김현숙 "'막영애17', 워킹맘 영애의 고군분투 어떤가요?"

2018.02.17.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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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김현숙 "'막영애17', 워킹맘 영애의 고군분투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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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는 이미 제 인생의 한 부분이 됐어요. 골수팬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영애와 함께 자란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미니시리즈가 이렇게 길게 온 건 '막영애'밖에 없잖아요. 자신들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매번 힘든 이유는 또 다른 자아가 인생을 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죠. 늘 여운이 남네요."

배우 김현숙은 2007년 4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무려 11년, 16개의 시즌으로 tvN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를 이끌어왔다. 작품은 대한민국 대표 노처녀 이영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여성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현숙은 극 중 일과 사랑 앞에서 고군분투하지만 때론 막돼먹은 행동을 하는 이영애를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이 사실적으로 연기하며 작품을 장수 시리즈로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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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드라마 시스템에서 여배우가, 그것도 자기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시리즈를 이어가기는 게 쉽지 않잖아요. '막영애'가 전무후무하죠. 제 인생으로 봤을 때 너무나도 행운이에요. 자부심도 커요. 물론 책임감도 많이 생겨요. 앞으로도 이런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자신 없죠."

이번 시즌은 시작과 동시에 이영애가 이승준과 결혼할 것임을 선포, 영애의 인생 2막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임을 예고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결혼식 장면은 마지막 회가 돼서야 나왔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애와 승준의 이야기, 가족들의 진심 등이 이번 시즌 안에 녹아들었다. 김현숙은 "과정의 공감대를 보여준 것이 '막영애'와 다른 드라마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결혼식은 영애가 축의금 도둑을 잡으며 끝이 났다. 그는 "일반적인 결혼식 장면은 뻔하지 않느냐"며 "영애다운 결혼식이었다"고 웃었다.

"작가들이 엄청나게 고민을 했어요. 영애의 결혼식이니까 반가운 인물들이 모일 건 예상했죠. 시청자들도 그렇고 저도 10년 동안 도대체 '언제 결혼할까?'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잖아요. 솔직하게 말해서 식장 행진도 못 할 줄은 몰랐죠.(웃음) 이렇게 허무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영애다운 느낌이 들었어요.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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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현숙의 삶에서 이영애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10년을 이영애로 살다 보니 단순히 연기자로서 뿐만 아니라 '제작자 마인드'까지 생겼다. 실제 지난 시즌이 이영애의 삼각 러브라인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받자 김현숙은 제작진에게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사람들이 왜 영애를 좋아하는지를 떠올렸죠. 작은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을 담아서인데, 영애의 연애만 집중되면 다른 드라마와 다를 게 뭐가 있겠어요. 말 그대로 판타지죠. 시청자들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했죠. 제작진도 물론 고민이 많았어요. 영애를 올드미스로 설정했는데, 결혼을 시키면 원래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한 거죠. 그래도 과감하게 가자고 했습니다. 다음 시즌을 위해 아껴둔다고 생각하면 다음은 없어요. 모든 에너지를 붓는다고 생각해야 다음도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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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현숙과 이영애는 같지 않다. 김현숙과 이영애의 임신과 출산은 다르고, 거기서 오는 감정들도 다를 수밖에. 김현숙은 그걸 간과했다가 "작가들과 싸우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영애가 승준과 처음으로 산부인과에 가던 장면이었는데, 제가 너무 좋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작가들은 영애가 당황하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길 원했던 거 같아요. 갑론을박이 있었죠. 이번 시즌은 제가 임신과 출산을 해봤으니까 자신 있었는데, 이영애와 김현숙은 다르더라고요. 올드미스로 살다가 갑자기 닥친, 또 다른 삶을 어떻게 가져 가야할지 고민이 컸어요. 대부분의 임산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영애만의 차별성을 두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죠."

10년을 똑같은 인물을 연기했다. 김현숙 스스로도 "힘들기도 하고 나르시시즘에 빠질 때도 있었다"는 고백이 이해가 됐다.

"배우로서 새로운 캐릭터나 작품에 왜 욕심이 없겠어요? 그런 생각이 들 때 다른 작품을 하면 '이게 좋았구나'라는 생각을 해요.(웃음) '막영애'는 주연은 물론 조연의 이야기도 잘 살려줘요. 그만큼 사람의 정서를 자세하게 표현해주는 대본이라는 생각이 들죠. 저는 그 힘 때문에 시리즈가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저 혼자되는 게 아니었죠. 참 좋고 감사해요."

[Y터뷰] 김현숙 "'막영애17', 워킹맘 영애의 고군분투 어떤가요?"

이제 노처녀로서의 삶은 끝이 났다. 오랫동안 미혼이었던 이영애는 이승준을 만나 결혼에도 골인하고, 아이도 낳게 됐다. 시즌17은 어떤 이야기로 채워질 수 있을까.

"제가 아이를 키우다보니까 워킹맘으로서의 고충이 진짜 많아요. 촬영 아니면 육아인데,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정신적 고충이 커요. 엄마로서 죄책감을 많이 느끼거든요. 겉핥기식이 아닌 심리적인 부분을 잘 다룰 수 있는 게 '막영애'라고 생각해요. 이젠 아줌마 영애가 더욱 영애스럽게 워킹맘의 애환과 막돼먹은 사람들에 대한 응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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