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신데렐라는 없다'...10년차 배우 백진희 만든 성실함

[Y터뷰] '신데렐라는 없다'...10년차 배우 백진희 만든 성실함

2018.02.17.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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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신데렐라는 없다'...10년차 배우 백진희 만든 성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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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정말 많아요. 이번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죠. 그래서 늘 절실합니다."

로맨틱 코미디인 '저글러스'에 신데렐라는 없었다. 대신 매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가 있었을 뿐. 부당한 대우에 눈물짓고도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 다시 허리띠를 동여매는 '저글러스' 속 여주인공 좌윤이는 그렇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배우 백진희는 그런 좌윤이를 많이 닮았다. 로맨틱 코미디가 하고 싶어 제작사를 두드렸지만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고, 그렇게 하고팠던 기회를 얻자 마자 발목 부상이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그는 주저앉지 않기보다는 절치부심했고 결국 '인생 캐릭터'를 썼다.

[Y터뷰] '신데렐라는 없다'...10년차 배우 백진희 만든 성실함

최근 종영한 KBS2 '저글러스: 비서들'(극본 조용, 감독 김형석, 이하 '저글러스')은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을 지닌 좌윤이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남치원이 비서와 보스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초반에는 경쟁작에 밀려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것도 사실. 그럼에도 동시간대 1위로 종영, 유종의 미를 거둔 데는 캐릭터에 녹아든 백진희의 소화력이 한몫했다. 데뷔 10년 차 배우의 내공은 코믹부터 오열,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를 '저글러스'마냥 소화했고 이는 맞춤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웠다.

의외로 그가 캐스팅에 확정된 건 불과 촬영 시작 2주 전.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만큼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터. 스스로도 확신보다는 물음표가 많았던 출발이었다. 이에 백진희는 주저없이 긴 머리를 자르고 비서 학원 문을 두드리며 각오를 다졌다.

"1~4부까지의 대본을 받고, 제가 초반에 극을 잘 끌어나가지 못한다면 드라마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더군다나 '저글러스'는 스타 감독, 작가 그리고 스타 배우가 없는 작품이죠. 그래서 더 이 악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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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희가 이렇게까지 노력한 데는 이유가 있다. '다작 배우'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일찍이 책임감의 무게를 깨닫게 해주었던 것. 하나의 드라마가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그는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작품) 소화 능력이 없다면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작가와 감독, 스태프에게까지 폐를 끼치니까요. 저도 도전했던 작품이 있어요. 돌이켜보면 '오만과 편견'이 그렇죠. 주인공으로 극을 끌어갈 힘과 직업에 대한 진정성을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쉼없이 달려온 백진희가 데뷔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됐다. 2008년 독립 영화 '사람을 찾습니다'로 데뷔한 스무 살 백진희는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 '금 나와라, 뚝딱!' '기황후' '내 딸, 금사월' 등 굵직한 작품을 거치며 연기자로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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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에 비해 대표작도 여럿이지만 지금껏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 문을 두드렸으나 선택받지 못했고, 작품을 했으나 좋지 못한 결과로 마음고생도 했다.

"슬럼프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끊임없이 작품을 하는데 연기는 그대로 인 것 같아 답답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 시간을 버텨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봅니다. 저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누구보다 성실하게 임했고 스스로에게 지지 않으려 했어요."

그래서일까. 연기에 대한 오랜 갈증을 해소한 '저글러스'는 연기 10년 차에 만난 선물 같은 작품이다. 올해 스물아홉. 30대를 앞둔 그의 다음 10년 목표는 뭘까.

"4회까지는 믿고 볼 수 있는 믿음직한 배우요. '백진희가 하는 작품은 다 나쁘지 않아, 재밌어'라는 생각이 들게끔요. 그래서 저는 여전히 카메라 앞에만 서면 손에 땀이 나더라고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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