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를 꿈꾸다, 이준호

[Y터뷰]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를 꿈꾸다, 이준호

2018.02.17. 오전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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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를 꿈꾸다,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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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함'. 인간 준호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로, 솔로 가수로, 배우로 쉼 없이 달려온 10년. 그런데도 일이 힘들기보다 여전히 좋아 마음이 '벅차다'며 웃는 그다. 불평보다는 기회에 대한 감사, 그것이 오늘의 준호를 만들었다.

준호는 최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류보라, 연출 김진원, 이하 '그사이')에서 쇼핑몰 붕괴 사고로 얻은 트라우마로 힘겹게 생을 견디는 이강두 역으로 열연했다. 첫 주연작이 무색하게 캐릭터에 녹아들며 배우로서 가능성을 뽐냈다.

[Y터뷰]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를 꿈꾸다, 이준호

그런 성공에 '그냥'은 없었다. 당연하게도 그 뒤엔 준호의 노력이 있었다. 촬영지에 빌린 원룸, 햇빛이 들지 않은 어두운 방 안에서 외로이 샌드백을 두들기기 일쑤였다. 그는 스스로를 고통에 가두며 그렇게 강두가 되어갔다.

"강두는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인물이에요. 그래서 제가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고통을 주려 했죠. 촬영지인 부산에 작은 원룸을 빌려 고립된 채로 살았어요. 집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그 공간 안에 저를 가두니 쓸쓸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감정을 끌어내려고 애썼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준호가 만든 강두는 두 가지 모습이었다. 역동적, 그리고 정적인 강두. 김진원 PD는 극의 분위기상 후자를 택했다고. 이에 그는 "강두가 나랑 너무나 다른 성격이라 힘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인터뷰 내내 유난히 잦고 큰 손동작이 활동적인 성격을 대신 말해줬다. 그런 그에게 감정을 절제하고 힘을 빼는 이 역할이 커다란 도전일 수밖에.

"처음에 생각한 강두는 (방송보다) 역동적이었어요. 두 번째는 기복이 없고 늘 피곤해하는 캐릭터였는데 PD님은 이를 더 맘에 들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연기를 하는데 너무 대충 하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뭘 한 것 같지 않은데 OK 사인이 떨어지고, 고민을 토로하면 '걱정 마, 잘하고 있어'라는 답만 돌아오고... 편집본을 본 뒤에야 PD님의 뜻이 이해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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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라마로 도전한 건 정극만이 아니다. 그간 남자 배우, 멤버들과 남다른 호흡을 보여준 준호는 '그사이'를 통해 처음으로 짙은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그사이'는 그에게 몰랐던 멜로의 매력을 알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신기한 게 (원)진아와 평소에 친구처럼 장난을 치다가도 슛이 들어가면 둘 다 강두와 문수로 변했어요.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고 여기서 멜로의 매력을 깨달았죠. 본래 무뚝뚝한 편이라 연기하면서 부끄러운 대사도 있었지만…그건 평범한 이준호로서의 부끄러움이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몰입할 수 있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유독 데뷔 이후 쉬운 길을 걸어본 적이 없다. 가수는 물론, 배우에서도 경력에 비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왔다. 무사부터 대학생, 변호사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가득한 이준호의 필모그래피가 이를 말해준다. "일부로 어려운 걸 고르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캐릭터를 고르려 노력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가수로도 활동하다니 배우로서는 1년에 한 작품밖에 출연하지 못했어요. 타이밍, 대본, 그리고 제작진이 나를 원하는지, 이 3박자가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죠. 작품을 고를 때 95%가 제 의견이인데, 그 안에서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캐릭터를 고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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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는 생활이 쉽지는 않을 터.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놓치지 않고 꾸준히 매진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PM과 솔로 가수 투어는 물론, 배우로서는 꾸준한 노력 끝에 주연 데뷔도 해냈다. 비법이 뭘까.

"성격 탓인거 같아요. 무엇이든 시작하면 확실히 해야 하거든요. 이렇게 피곤한 성격이라 멤버들은 항상 '널 너무 아프게 하지 말라'고 걱정하는데…(웃음) 하지만 활동하는 이상 모든 걸 더 열심히, 잘하고 싶은 욕심이 더 큽니다."

해사한 미소로 대중 앞에 등장한 스무 살 준호도 올해 서른을 맞이했다. 과거 영화 '스물' 인터뷰 당시 준호는 "30살이 될 때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배우가 되겠다"며 사랑 받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던 바. 그는 지금 그 목표에 어디까지 와 있을까.

"글쎄. 이건 내 생각보다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자평하자면 아직도 욕심나는 목표예요.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만족스럽지만 '20대를 불태워 확실한 성과를 내보자'고 했던 목표를 이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계속 꿈꾸고 있어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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