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여·야당 손잡고 극장와서 보길"...'1급기밀' 김상경의 바람

[Y터뷰] "여·야당 손잡고 극장와서 보길"...'1급기밀' 김상경의 바람

2018.01.28.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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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여·야당 손잡고 극장와서 보길"...'1급기밀' 김상경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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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예한 여당과 야당이 손잡고 극장에 와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한다!"

배우 김상경은 영화 '1급기밀'(감독 고 홍기선, 제작 미인픽쳐스)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웃었다. '1급기밀'은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방산비리를 다룬다. 폐쇄적인 군 내부에서 일어나는 비리와 그것이 초래한 결과 그리고 내부고발자의 갈등 등이 묵직하게 그린다.

김상경은 "박근혜 정부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그 당시 '방산비리를 척결해야 된다'고 공표했다"며 "우린 친정부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투자가 되지 않았다. 촬영을 끝내고, 감독님께서 돌아가시고 정부가 바뀌면서 격동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고 개봉 전 시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방산비리는 조선 시대부터 척결을 얘기한 사안"이라고 한 뒤 "영화에 좌편향적인 그림이 쓰였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이다. 세 가지의 실화를 녹여냈다.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와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MBC 'PD수첩'을 통해 군납문제를 폭로한 해군장교 이야기 등을 모티브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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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군 비리 내용이 나오면 그냥 욕하고 지나가지 않나. 잊어버리게 되는데, 그러면 안 된다. 방산비리가 진짜 위험한 이유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꽃다운 나이의 젊은 친구들의 목숨이 걸렸다. 군대에서 오히려 환영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영화를 정치적으로 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극중 김상경은 야전군 출신의 박대익 중령 역으로 열연한다. '출세'의 지름길인 국방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부임한 그는 군 내부에서,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을 두고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가 있음을 확인한다. 떳떳한 군인이자 아빠가 되고자했던 그는 결국 내부고발자로 나선다. 김상경은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내부고발자의 고통은 본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가족들의 일상마저도 망가진다. 그 아픔이 어떨까 생각하니까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대익의 실존인물인 김영수 소령을 많이 참고했다던 그는 "나는 용기가 있거나 훌륭한 놈이 아니다"며 "(캐릭터에)나를 넣기 보다는 김영수 소령 얘기와 입장에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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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상경은 입술이 부르튼 상태로 취재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누구보다 열심히 홍보 일정에 참여하면서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김상경은 '1급기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봐주길 바라는 작품"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만약 영화가 생명력을 발휘해서 살아남는다면 우리나라 풍토가 많이 바뀔 것이다. 우리 애들이 살아야할 세상이지 않나. 영화적인 재미와 극적인 반전은 물론 의미도 넣으려고 노력했다. 사회 어디에서나 내부고발자가 편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지 사회가 공명정대하지 않겠나."

2016년 촬영한 '1급기밀'과 2015년 촬영을 마친 '궁합'의 개봉 일자가 느려지면서 김상경은 올 초 '1급기밀'에 이어 '궁합' 그리고 최근 촬영을 마친 '사라진 밤'까지 연달아 선보이게 됐다. 갑작스럽게 '다작' 배우가 된 것에 대해 "내 속도를 유지하면서 그대로 가고 있다. 영화가 밀리면서 이런 일은 처음 겪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어느 순간부터 배우들이 다작을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작품을 빨리, 많이 하는 것이 그렇게 큰 미덕은 아니었다. 배우가 채우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말이다. 물론 작품을 선보이지 않으면 놀고 있는 줄 알긴 하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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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은 인터뷰를 하면서 본인만의 '독특한' 연기 철칙을 밝히기도 했다. 2002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이후 자신의 연기를 모니터하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극 속의)내 모습이 지질해서 안 봤는데 놀랐다. 내가 모르는 내가 있더라. 그때부터 새로움을 위해 모니터링을 안 한다"고 털어놨다.

김상경은 "연기의 시작은 모방이다. 경험이 많아지면서 연기할 때 내가 연기했던 이미지도 막 떠오르더라. 난 늘 새로운 걸 하고 싶다. 강박이 있는 편"이라며 흥행한 작품들을 보는 것도 주저한다고 고백했다.

"(모니터를 하지 않으면)내 모습이 싫을 수 있지만, 나 자신도 모르는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각광받는 요새의 영화들을 보는 게 두렵다. 나도 모르게 따라할 수도 있지 않나. 그 대신 시사·교양이나 다큐멘터리 등 사람 사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인간극장'이나 '다큐멘터리 3일' 등을 자주 시청한다. 실제로 작품을 하지 않을 때는 남들과 똑같은,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다. 호화롭게 살다가 갑자기 평범한 역할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않나."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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