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천만 사로잡은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의 가치

[Y메이커①] 천만 사로잡은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의 가치

2018.01.10.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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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천만 사로잡은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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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들을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열다섯 번째 주자는 [눈물] 메이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을 연출한 김용화(47) 감독입니다.

개봉 전 '신과함께'의 성공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탄탄한 원작을 기반으로 하지만 많은 각색을 거쳤고, 우리나라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대한 믿음도 크지 않았다. 물론 우리나라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판타지 영화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예고편 공개만으로도 혹평을 들었다. 김용화 감독은 "관심을 높이고 기대치가 낮아지는 것이 제일 좋은데 티저 예고편이 나가면서 '이게 뭐냐' '감독 미쳤다' 등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개봉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작품은 지난 4일 누적 관객수 1000만을 넘어서며 '천만 클럽'에 가입했다.

"판타지 장르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히 있고, 쉽게 볼 수 없기도 했다. 원작 팬덤이 있는데, 개봉 전까지 영화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개봉 전 블라인드 모니터를 다양하게 실시했고, 작품 자체가 외면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있었다. 다만 생각보다 잘 되는 것 같아서 얼떨떨하다."

'신과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원작은 망자가 저승에서 각기 다른 지옥을 경험한다는 한국적 사후 세계관을 뛰어난 상상력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게 하는 통찰력을 지닌 작품. 총 8권의 방대한 내용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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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주 작가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나이 어린 사람을 만나서 존경하는 마음이 들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감정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주호민 작가가)'신과함께'를 굉장히 어린 나이에 썼을 텐데, '이 사람 뭐지' 싶었다. 어떻게 이런 삶의 고통을 알까 싶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만났는데, 작품과 사람이 닮아 있었다. 표리부동하지 않은 것에 놀랐고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에 두 번 놀랐다. 신뢰와 믿음을 주는 분이었다."

물론 김 감독이 처음부터 연출을 수락한 것은 아니었다. 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처스의 원동연 대표의 제안을 한 차례 거절했다. 이에 원 대표는 '가족의 탄생' '만추'를 만들었던 김태용 감독과 손을 잡고 영화화를 추진했으나 제작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 하차를 결정했다. 원 대표는 다시 한 번 김 감독을 찾았다. 그렇게 2년 뒤 그의 손에 들어온 작품은 시나리오만 30개의 버전이 있었다. 자홍(차태현)과 수홍(김동욱)이 형제가 된 버전을 본 뒤 그는 "원작이 영화가 되기 어려운 지점이 주요 인물들의 에피소드나 시점, 구성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었다"면서 "2시간 동안 하나의 이야기로 엮으려면 그 장치(자홍과 수홍의 형제 버전)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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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신과함께'는 국내 최초로 1, 2편이 동시에 기획되고 촬영까지 이루어지면서 대한민국 영화사에 남을 도전으로 불리게 됐다.

"원작 자체가 저승과 이승 편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스토리이다. 때문에 한 흐름으로 촬영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스케줄을 조율하기 어려운 스타들을 1~2년 뒤에 다시 모으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VFX(시각적 특수효과)도 연속성을 띤 작업이 훨씬 효율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컸다."

'신과함께'는 400억이라는 제작비라는 부담감과 함께 장장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촬영에 매진했고,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고마운 마음이 제일 크다. 함께했던 400여명의 회사 식구들은 물론 배우들에게도 감사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감독 혼자가 영화를 만들 수 없다. 한 사람이 난리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에너지, 정성, 열정이 있어야 되는데, 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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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데뷔작인 '오! 브라더스'(2003)를 시작으로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등 특유의 휴머니즘과 따뜻한 유머로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신과함께'에서도 관객들의 눈물을 끄집어낸다. 극 말미 예수정과 김동욱이 만들어낸 '현몽'(죽은 사람이나 신령 따위가 나타나는 꿈)신을 쓰면서 김 감독은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시나리오를 쓸 때 내가 대사를 읽어보는 편이다. 엔딩 부분은 내 체험도 있다 보니까 복받쳐 올라오더라. 제주도에서 글을 썼는데 '꺼억 꺼억' 소리를 내면서 글을 써내려갔다. 그러고 나서는 한 번도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는데, VIP 시사회에서 무대 인사를 하는 도중 갑자기 '어머니가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다. 기분이 묘했다."

극중 농아로 나오는 자홍과 수홍의 모 역인 예수정은 실제 현장에서도 역할 때문에 말을 하는 법이 없었다. 김 감독은 "그런 프로를 본 적이 없었다"면서 "프로듀서의 추천을 받았는데, 너무 잘하시더라. 인격적으로 말하면 무릎이 꿇어질 정도로 훌륭하다. 본인이 시나리오를 읽고 소회를 밝히는데 '이건 참고해서 쓴 게 아니다'면서 내 사연을 물었다. 선생님이 울기 시작하는데 나도 터져버렸다. 마음으로 이해를 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Y메이커①] 천만 사로잡은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의 가치

연출을 하는 감독이자 이야기를 쓰는 창작자로서 김 감독이 생각하는 가장 큰 가치에 대해 물었다. 그는 "기쁨과 슬픔 눈물과 웃음은 하나라고 생각하는 기조로 글을 쓴다"고 고백했다.

"굉장히 기분 좋을 때 눈물이 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웃기도 한다. 인생의 감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매 장면마다 두 가지의 이질적인 '레이어'(층)가 잘 섞여 있는 기법으로 글을 쓴다. 실제적으로는 이질적이지 않다.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린 장면을 끝없는 슬픔이라고 봤다면 이런 반응은 없었을 것 같다. 희망과 위로가 있기 때문에 더 열광해주시는 것이 아닐까한다."

오는 여름 개봉 예정인 '신과함께-인과 연'에 대해서는 "웃음에 포인트가 맞춰져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주신으로 나오는 마동석의 분량이 꽤 크다. 인간에게는 힘을 못 쓰는 캐릭터인데 하나의 축으로서 역할을 해낼 것"이라면서 "염라로 나온 이정재의 역할도 커진다. 이정재는 사실 우정 출연인데 10개월가량을 찍었다. 나중에는 '나 언제까지 나와~'라고 우는 소리도 냈다"고 웃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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