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하정우 차태현 삼촌과 호흡...복 받았다고"

[Y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하정우 차태현 삼촌과 호흡...복 받았다고"

2018.01.06.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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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하정우 차태현 삼촌과 호흡...복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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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연기를 쉬고 있었는데 심심하고 지루했다. 작품이 들어오니까 너무 좋았고,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까를 고민했다. 그때 내가 연기를 진짜 좋아한다고 느꼈다."

배우 김향기의 고백이다. 2000년생으로 이제 19살이 됐지만 벌써 13년차 경력을 지닌 베테랑 배우인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천직'을 찾았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함께)로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그런 김향기를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신과함께'에서 김향기는 하정우 차태현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향기는 망자를 변론하는 저승 삼차사 중 막내인 월직차사 덕춘 역을 맡았다. 바가지 머리를 한 그가 망자인 자홍(차태현)을 변호하고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우면서도 귀엽다.

"김용화 감독님에게 연락이 와서 미팅을 했다. 굉장히 떨리는 마음이었다. 그날 감독님이 '우리 도전 해보자!'라고 말해줬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심쿵'(심장이 쿵)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Y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하정우 차태현 삼촌과 호흡...복 받았다고"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김향기는 원작 속 덕춘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김향기는 "많이 웃는 건 비슷한데 덕춘이는 나보다 훨씬 감성이 풍부하고 감정이 드러나는 아이"라면서 "그런 덕춘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을까 걱정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덕춘과 잘 맞는다는 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나에겐 엄청난 칭찬이다"고 웃었다. 실제 김향기는 덕춘을 연기하기 위해 다이어트까지 감행하며 역할에 몰입했다.

"영화가 원작과 달라진 점이 있지만 덕춘이는 그대로 가져왔다고 했다. 처음 촬영 때는 다이어트를 안했다. 모니터를 몇 번 해본 결과 삼촌들 사이에서 내가 너무 애기 같아 보이면 안 되겠더라. '늘씬하게 예뻐지자'는 마음 보다는 극에 잘 녹아들기 위해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4~5kg을 감량했다."

[Y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하정우 차태현 삼촌과 호흡...복 받았다고"

지난달 21일 개봉한 '신과함께'는 지난 4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개봉 전 우려와 다르게 영화는 공개되자마자 호평을 얻고 있다. 지금껏 그려지지 않았던 저승 세계는 VFX(시각적 특수효과)로 훌륭하게 녹아 놀라움을 자아냈고, 진한 드라마는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웹툰을 보고 (주호민)작가님은 '천재다'라고 생각했다. 이걸 어떻게 영화로 옮길까 걱정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관객들도 원작과 별개로 영화 그대로 충분히 즐겨주신 것 같아 뿌듯하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판타지 장르에 도전했는데, '신과함께'를 계기로 판타지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이정재 등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부담도 됐지만 무한한 영광이었다"며 "주변에서 '너 진짜 복 받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현장에서 후배인 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날 웃음 짓게 해줬다. 감동을 받았다. 촬영이 끝나고 더 좋아졌다"고 훈훈한 일화를 공개했다. 앞서 영화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는 하정우가 김향기를 '김냄새'라고 불렀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이처럼 촬영 현장은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별명이 '김냄새'였는데, 신기했다"는 김향기는 하정우 차태현 등을 삼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삼촌들과 있으면 즐거웠다. 유쾌하고 재밌었다"며 "맛집을 잘 알고 있어서 공유도 해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왔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Y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하정우 차태현 삼촌과 호흡...복 받았다고"

올해 마지막 10대를 보내는 김향기는 본인에 대해 "욕심이 많다"고 정의했다. '신과함께' 촬영이 약 1년간 진행됐는데 "학교생활도 잘하고, 작품도 잘 찍고 싶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조금씩 쌓였다. 주변에서 나에게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혼자서 부담을 많이 느꼈었다"고 고백했다.

"막상 학교를 가니까 친구들도 나를 편하게 대해줬고, 촬영도 즐겁게 했다. 쓸데없는 걱정을 했었다. 내가 문과인데, 좋아하는 과목은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수학을 잘 못하는데 (진도를) 놓쳐 버리니까 따라가기가 더 힘들더라. 그래도 부담을 갖지 말자고 생각으로 한 해를 잘 보낸 것 같다."

영화 속 덕춘은 천륜·살인·나태·거짓·불의·배신·폭력 등 일곱 가지 지옥에서 심판받는 자홍을 변론한다. "천륜지옥을 통과하지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놓은 김향기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현장을 다녔는데, 엄마한테 화내고 짜증을 낼 때가 많았다. 가족이니까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한 뒤 "이제는 달라졌다. 얼굴을 보고는 못하지만 문자나 카톡으로 '미안하다'는 얘기는 한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Y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하정우 차태현 삼촌과 호흡...복 받았다고"

2018년 여름 시장을 목표로 개봉하는 '신과함께' 2편에서는 덕춘과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의 사연이 자세하게 나올 전망이다. 김향기는 "1편에서 자홍을 변호하는 모습만 나왔다면 2편에서는 덕춘의 이야기가 나온다. 또 성주신(마동석)이 이승을 지키는 등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변 사람들이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과함께'를 찍으면서 그런 생각이 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나의 가장 큰 바람이다. 약간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웃음) 주위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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