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②] 양우석 감독 "이야기가 세상의 생각을 바꾼다"

[Y메이커②] 양우석 감독 "이야기가 세상의 생각을 바꾼다"

2018.01.04. 오전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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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②] 양우석 감독 "이야기가 세상의 생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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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 불어넣은 상상력에 이어)

양우석 감독은 2013년 12월 개봉한 영화 '변호인'으로 입봉했다. 영화는 1137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그는 데뷔작으로 '1000만 클럽'에 들어서는 꿈같은 기록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변호인'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후 양 감독은 중국으로 향했다. 다만 그는 "'한국에서 일하기 힘들지 않겠어?'라는 말을 들은 것도 사실이지만 마침 중국에서 여러 가지 제안이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변호인' 성공 이후 중국으로 향했던 양 감독이 한국으로 돌아와 영화 '강철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2011년 연재했던 웹툰 '스틸레인'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대한민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바로 핵전쟁일 것이고,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내부 군사 세력의 쿠데타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다. "우리가 북한과 북한 핵을 회피해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영화를 통해 현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공유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양 감독은 '강철비'에 대해 "꼭 필요한 이야기인 거 같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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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연출을 맡기로 결심한 '변호인'도 마찬가지였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찾았던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통해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뤘던 격동의 1980년대를 돌아보길 원했다.

"웹툰을 통해 젊은 분들과 소통을 하려고 했던 것이 영화로까지 이어졌다.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물론 반대급부도 있었다. 한 번 정도는 같은 방식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돌려드리고 싶었다."

정치적 대립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노무현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그 당시만 해도 모험에 가까웠다. 실제 영화 공개 후 양 감독은 원치 않게, 영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좌우 논리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강철비' 공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쉽게 할 수 없는 북한 핵 문제를 건드렸고, 영화는 공개 직후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했다.

"('강철비' 공개 후) 응당 논란이 생길 줄 알았다. 논란이 생기길 바랐다. 우리가 너무 외면하고 있는 문제이지 않나. 욕은 내가 먹으면 되니까. 앞서도 많이 먹어봐서.(웃음) 그런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고,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동의를 해줬다. 그런 부분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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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온) 모든 콘텐츠의 중심은 이야기"라는 말처럼 그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영화 프로듀서를 하면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연출을 했다. CG회사에서 창작기획본부장으로 있었고, 웹툰 스토리 작가로서의 역량도 출중하다. 다양한 일을 해왔지만 모든 것이 '이야기'로 귀결된다.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그가 격동의 시기를 자신의 신념대로 움직여온 '인간 노무현'에게 끌렸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양 감독은 노무현이 제5공화국 관련 청문회 때 그 당시 실세들의 잘못을 꾸짖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암행어사 스토리'와 같은 통쾌함을 느꼈다. 물론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서 이 같은 소재를 접었지만 시간이 흐른 뒤 이 이야기를 꺼냈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양 감독은 "젊었을 때 연출을 하고 싶었지만 연출은 한 번 실패를 하면 두 번의 기회를 얻기 힘들지 않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면서 "웹소설, 웹툰 등 원작의 생태계를 잘 지켜 이야기 산업의 토대를 만드려는 쪽에 신경을 쓰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연출을 하게 된 것"이락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인' 연출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기가 생겼다. 이는 정치적인 얘기가 아니라 실존적인 선택의 문제라고 봤다"며 "배수진을 친다는 마음이었다. 나에게도 ('변호인'은) 인생의 후반기가 바뀌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세상에 이야기를 보탤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세상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도 내가 선보이는 작품들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생각을 불어넣길 바란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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