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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 불어넣은 상상력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 불어넣은 상상력
Posted : 2018-01-04 07:30
[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들을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열네 번째 주자는 [담론] 메이커, 영화 '강철비'를 연출한 양우석(48) 감독입니다.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넘어왔다. 이후 한반도는 핵전쟁 위기에 휩싸인다. '강철비'(감독 양우석, 제작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가 스크린으로 불러온 한반도의 미래는 꽤나 암울하다. 그렇지만 양우석 감독은 지금이야 말로 "적극적인 상상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1994년 제1차 북한 핵 위기가 발생했다. 12년 후인 2006년 북한은 1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렇듯 20여년 이상 지속된 북한의 핵 위협과 협박은 남한에게 일상화됐다. 양 감독은 "폭력의 일상화에 젖었다. 북한의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기 힘든 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냉정하고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 불어넣은 상상력

'강철비'는 양 감독이 2011년 연재한 웹툰 '스틸레인'에서 시작되지만 실은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던 2006년도로 올라간다. 이 사건 이후 양 감독은 북한의 핵과 역사, 주변국가와의 이해관계 등과 관련된 각종 서적, 기밀문서 등을 공부했다. 그렇게 10년을 파고들면서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지니게 됐고, 핵전쟁 시나리오를 스크린에 과감하게 펼쳐낼 수 있게 됐다. 실제 영화는 남북관계, 핵미사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이해관계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양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지며 사회적 담론을 제시한다.

"우리 일이니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관심이 있으면 보게 된다. 본능적으로 관련 자료들을 스크랩했다. 쭉 파다보면 자료가 방대하다. 에드워드 스노든(미국 국가안보국의 기밀문서를 공개한 자)의 문서도 많이 봤다. 대중들과 공유하려면 의심이 들면 안 되지 않나. 자연스럽게 푹 빠져서, 때로는 걱정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내가 어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문제를 같이 공유하면 어떨까라는 마음이 컸다. 나 역시도 성숙해지는 기회였다."

쿠데타가 발생한 북한에서 '북한 권력 1호'를 데리고 남하한 엄철우(정우성)와 그를 이용해 전쟁은 막으려는 남한 외교안보수석대행 곽철우(곽도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을 통해 분명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 불어넣은 상상력

양 감독은 이 같은 시선에 대해 "세 가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먼저 "북한을 과소평가"하거나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라면서 "우리는 북한은 적이라는 것과 통일의 대상이라는, 두 가지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 이율배반적이다. 똑같은 대상인데 바라보는 거리가 멀다. 이 영화가 감히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이 간극을 좁혀야 합니다'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두 가지 간극이 붙이기 위해서는 그저 상상이 아니라 힘력(力)이 붙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다양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북한, 남한은 물론 미국이나 중국의 시각으로도 바라봐야한다. 북한과 남한만으로는 절대 풀 수가 없다. 우리끼리 할 수 없으니까 끈을 놔버렸다.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임진왜란, 경술국치, 6.25 전쟁 등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들이 덮쳤다. 이 영화는 내가 감히 상상력을 발휘해본 것이다. 감사하게도 재관람하는 비율이 꽤 높다. 처음과 두 번째 볼 때의 감정이 다르다고 하더라. 무섭고 슬프다는 분도 있고 먹먹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먹먹한 감정을 느낀 관객들에게는 특별히 더 감사한 기분이 든다."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 불어넣은 상상력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해는 되지만 남과 북이 핵무기를 나눠 갖고 힘의 균형을 맞추자는 결론은 관객들의 반응이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양 감독은 "이 결론은 100% 곽철우의 시선이었다"며 "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다. 곽철우가 정서적 판단이 아니라 대한민국 이익의 극대화로 결정한 사안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곽철우라면 어떤 결론을 내릴까'를 고민했다. 북의 쿠데타 세력은 잡았지만, 또 생길 거다. 곽철우는 데이터에서 상상을 하는 사람이다. 전략적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를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북한 권력 1호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을 테고, 외교적 교환을 제시한 거다. 전쟁이 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작가는 캐릭터의 노예다. 캐릭터를 이용해 내 주장을 말하는 건 최소한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양 감독의 이야기를 듣자 마치 고려를 쳐들어온 거란의 마음을 꿰뚫고 협상에 나선 서희 장군이 떠올랐다. 양 감독은 "서희는 냉정하게 상상력을 발휘했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정확하게 파악했다"며 "국론이 분열돼서 (북한을) 무시하거나 평가절하는 시선으로는 남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강철비'는 북한의 핵 위협와 관련해 미국, 중국, 일본의 대응방식을 꽤나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로서는 손실이지만 그것이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방안이었다"면서 실제로 북 핵을 바라보는 강대국들의 입장과 미국의 전략 등에 대해 상세하게 풀어냈다. 그러면서 "10년 이상 공부하면서 나름의 전문가적인 소견이 생겼다. 욕을 먹어도 좋다. 내가 '스타트'를 끊을 테니 지식인들이 이 담론 안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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