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미우새' 母벤져스에 대상의 자격을 묻는다면...

[Y이슈] '미우새' 母벤져스에 대상의 자격을 묻는다면...

2017.12.31. 오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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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미우새' 母벤져스에 대상의 자격을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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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일반인 대상, 최고령 대상... SBS 연예대상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30일 개최된 2017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의 2연속 대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올해 '미우새'는 '미운 아들 끝판왕'이라 할 만한 이상민의 합류와 변화와 더불어 시간대를 일요일로 밤으로 옮기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절약하는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궁셔리 라이프'를 보여준 이상민의 활약이 재도약의 발판이 됐고,타깃 시청층을 제대로 공략한 시간대 이동도 신의 한 수였다. 그 결과 '미우새'는 시청률 20%대를 넘는 현존하는 유일한 예능으로 자리매김 했다 .

이에 자연스럽게 '미우새'의 강세가 예상됐고 결과도 예상대로였다. '미우새'는 이번 시상식에서 최우수상 쇼 토크 부문, 우수상 쇼 토크 부문, 올해의 프로그램상 예능 부문, 베스트 씬스틸러상, 신인상 쇼 토크 부문 등을 석권하며 대세 예능의 행보를 이어갔다. 마지막 대상 트로피까지 가져가며 이날은 '미우새'의 날로 만들었다.

그런데 대상 수상자는 신동엽도, 서장훈도, 김건모나 다른 아들들도 아니었다. 바로 '모벤져스'라 불리는 어머니들이었다. 이선미 여사(김건모), 지인숙 여사(박수홍), 이옥진 여사(토니안), 임여순 여사(이상민)의 허를 찌른 대상 수상이 역대급 시상식 반전을 선사했다.

깜짝 놀랄만한 이변이었다. 하지만 수긍가는 결과이기도 했다. '맘크러쉬'로 통하는 김건모 모친을 비롯해 분위기를 온화하게 풀어주는 박수홍 모친, 재치가 넘치는 토니안 모친, 친화력이 좋은 이상민 모친 등 개성으로 똘똘 뭉친 어머니들이 '미우새' 인기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프로 방송인이 아닌만큼 공로상 등으로 공을 치하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라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올 한해 SBS 예능에서 맹활약한 방송인들을 좀 더 챙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연예대상 트로피는 방송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영예. 어머니들에게보다는 현역 방송인들에게 더 가치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누구나 할 수 있다.


[Y이슈] '미우새' 母벤져스에 대상의 자격을 묻는다면...

하지만 방송사가 연말에 개최하는 시상식은 방송인들을 평가하고 그 가치를 공인하려는 취지보다는 '잔치'의 성격이 강하다. 자사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함께 자축하는 축제에 가깝다.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고의 활약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불러온 인물, SBS 예능을 대중에게 더욱 가깝이 다가가게 한 인물에게 상을 수여한다.

'미우새'는 시청률로나 화제성으로나 올해 SBS 최고의 예능이었다. '미우새'의 연출자 곽승영 PD는 시청률을 경신할 때나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장 큰 공은 우리 '미운우리새끼'어머니들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것 같다"고 강조해 왔다.

제작진이 늘 말하듯이 이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은 어머니들이다. '미우새' 기획 차제가 어머니들의 눈에서 보는 육아일기에서 출발했다. 개성 강한 아들들의 활약도 물론 주요한 관전 포인트지만, 이를 지켜보며 울고 웃는 어머니들의 리액션이 없다면 여느 관찰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을 것.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이끌어 낸 어머니들이 없었다면 20% 돌파 또한 이루기 어려웠을 것이다.

방송사 연말 시상식 트로피의 진정한 의미는 '1등'이라는 평가보다는 '감사'에 있다. '미우새'는 현존하는 예능 시청률 최고의 예능으로서 올 한해 SBS 예능국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그런 '미우새'의 힘은 어머니들에 있으니 수상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올해 SBS 예능은 유일한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찾사'를 폐지하고, 관찰 예능 형식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는 등 다소 시청률과 화제성 위주의 운영이 아쉬움을 샀다. 이에 이번 시상식에서 코미디언들이 많이 함께 하지 못했고 소외된 이들도 많았다. 앞으로 시청률과 화제성보다는 또 다른 의미에서 감사와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시상식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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