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밴드 실종' K팝…데이식스, 한국형 밴드 부흥시킬까

[Y이슈] '밴드 실종' K팝…데이식스, 한국형 밴드 부흥시킬까

2017.12.14. 오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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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밴드 실종' K팝…데이식스, 한국형 밴드 부흥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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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데이식스가 K팝을 이끌 한국형 밴드로 진화할까.

데이식스는 지난 6일 정규 2집 'MOONRISE'를 공개했다. 앨범은 총 18개의 자작곡으로 채워졌고 타이틀곡 '좋아합니다'를 포함해 신곡 3곡이 탄생했다. 정규 2집이 나올 동안 데이식스를 아는 이는 일부 팬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데이식스는 방송 출연을 줄이고 음악으로 승부하는 '나만 아는' 밴드에 불과했다.

데이식스는 올해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프로젝트 'Every DAY6'를 통해 25곡의 자작곡을 선보였다.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보여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것. 그러면서 공연까지 곁들여 탄탄한 팬덤까지 구축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대로 데이식스의 인기는 대중적이지 못했다. 댄스 아이돌그룹이 판을 치는 K팝 속 데이식스의 입지는 쉽게 형성되지 않았다. 2007년 FT아일랜드, 2010년 CNBLUE(씨엔블루)가 등장한 이래 국내 가요계에서 밴드를 찾기란 쉽지 않다. 데이식스와 같이 2015년 같은 해 데뷔한 엔플라잉이 있기는 하지만 엔플라잉 입지 역시 비좁다.

[Y이슈] '밴드 실종' K팝…데이식스, 한국형 밴드 부흥시킬까

데이식스 또한 어려운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이나 이들의 성장 가능성은 다분하다. 데이식스의 이번 신보는 지난 7일 기준 세계 5개 지역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핀란드, 태국,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도 10위권 내 성적을 기록하며 해외 10개 지역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밴드가 익숙지 않는 국내 시장을 뒤로한 채,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실제로 데이식스가 이번 발표한 '좋아합니다'는 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유행했던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재탄생한 곡이다. 데이식스만의 감성으로 재해석된 록발라드곡으로써 아름다운 코드와 후렴 코러스가 인상적이다. 밴드의 특징이라 함은 관객들의 떼창을 이끌어낼 수 있는, 따라부르기 쉬운 후렴 멜로디다. 데이식스는 촌스럽지 않으면서 자꾸 입에서 맴도는, 따라부르기 쉬운 노랫말과 멜로디로 리스너들의 귀를 간지럽혔다.

데이식스는 지난 12일 빌보드가 발표한 '빌보드 월드 앨범차트'에서도 당당히 8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데이식스는 K팝 주 감정 주제인 '사랑'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인기도 중요하지만 데이식스는 서서히 세계 시장을 향해 올라가는 밴드였다. 데이식스 리더 성진은 "밴드가 강세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의 밴드들이 조금씩 활성화가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밴드음악에 대한 약간의 편견이 조금씩 해소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말했다. 데이식스 대부분의 작사를 맡은 영케이(Young K) 또한 "밴드로서 좋은 음악을 내고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언젠가는 많은 이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거들었다.

멤버들의 생각을 넘어 이들을 기획한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 또한 데이식스의 행보를 주목했다. JYP 관계자에 따르면 박진영은 데이식스의 신곡이 나올 때마다 큰 기대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식스는 소녀팬들의 함성과 인기를 등에 업는 아이돌보다는 아티스트적인 밴드가 되고 싶어 했다. 최근 있었던 인터뷰에서 데이식스는 "'믿고 듣는' 수식어를 계속 듣고 싶다. 우리의 음악 색깔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각종 악기를 다루는 밴드로서 K팝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분명 힘들다. 집중 타깃인 10~20대들이 원하는 격한 댄스도 없다. 하지만 데이식스는 밴드만이 가질 수 있는 멜로디와 보컬 라인을 앞세워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했다. 방송에 내비쳐진 일시적인 인기가 아닌 꾸준히 '믿고 듣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YTN Star 지승훈 기자 (jiwin@ytnplus.co.kr)
[사진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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