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여배우A "김기덕 고소, 후회하지 않아.. 구타당했다" [일문일답]

[Y현장] 여배우A "김기덕 고소, 후회하지 않아.. 구타당했다" [일문일답]

2017.12.14.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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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여배우A "김기덕 고소, 후회하지 않아.. 구타당했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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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김기덕을 고소한 여배우A씨가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촬영 현장이 공포스러웠다"면서 "그것은 연기 지도가 아닌 구타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3일 오전 서울 합정동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영화감독 김기덕에 대한 검찰의 약식기소 및 불기소 처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는 김 감독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강요, 강제추행지상 명예훼손 혐의는 증거불충분에 따른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모욕의 경우 고소 기간 6개월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공대위 측은 검찰에 항고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A씨는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김 감독이 연기지도를 명목으로 뺨을 때리고 폭언을 했다며 지난 8월 그를 폭행과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날 블라인드 뒤에서 기자회견을 함께한 A씨는 피해자 발언을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서러운 눈물을 보이면서도 목소리를 높인 그는 김 감독을 고소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Y현장] 여배우A "김기덕 고소, 후회하지 않아.. 구타당했다" [일문일답]

이하 A씨가 취재진과 나눈 질의응답

Q: 김기덕 감독을 고소하고, 이걸 공론화시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가?
A씨: 현재까지는 후회하지 않는다. 사건이 최종적으로 끝나야지 이 사건이 내 인생에 어떤 의미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죽을 때까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을지 아닐지도 알 수가 없다. 언론이 도와주셔서 이 사건이 내 인생에서 의미 있는 기억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 나설 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Q: 할리우드에서는 미투캠페인(# MeToo) 등으로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고 심각성을 알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A씨: 미투캠페인은 세계적인 배우들이 굉장히 많이 앞장섰다. 나처럼 힘없는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이 사건을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이 용기를 내고, 그런 시스템이 잘 갖춰지길 바란다.

Q: 고소장 접수 후 받은 압력이나 불이익은 없었는지?
A씨: 내가 받은 불이익은 김기덕 필름 측의 발표였다. 공식 발표를 통해서도 그렇고 SNS를 통해 내가 촬영 현장을 무단이탈을 했다는 걸 밝힌 스태프들도 있었다. 배우가 그것도 주연배우가 촬영장을 이탈하면 손해가 막심하다. 누가 그 배우를 쓰겠는가. 나 같은 무명배우는 이쪽에 발도 못 붙이게 만들었다. 내가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해 아직도 괴롭다. 그런데 밥벌이조차 못하게 만들었다. 김기덕 감독이 무단이탈이라는 용어를 썼을 때 그게 배우에게 어떤 의미인지 과연 몰랐을까.

Q: 검찰 구형 소식을 듣고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A씨: 충격적이고 두려웠다. 명예훼손이나 강요 부분에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했는데 이해가 안 됐다. 검찰에서 외면할까봐 많이 두렵다.

Q: 촬영현장에서 많이 두렵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는지?
A씨: 공포스러웠다. 감독은 첫 촬영 날부터 내게 좋은 감정이 아니었다. 나도 그걸 느꼈다. 연기지도를 했다고 했는데 난 구타를 당했다. '감정 잡게 할 거야'라고 한 뒤 갑자기 세 대를 때렸다. 두 대가 너무 아파서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고 한 대는 손가락만 스쳤다. 그 뒤 카메라를 켠 뒤 '액션'을 외쳤다.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거나 제재를 하지 않았다. 외로웠고 매니저도 없었다. 도대체 내가 김기덕 감독한테 무슨 잘못을 했기에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얻어맞아야 했나.

Q: 고소사실이 알려진 뒤 김기덕 측에서 온 연락은 없었는가?
A씨 : 없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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