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놈놈놈'들의 향연.. '저스티스리그' VS '꾼' VS '7호실'

[Y리뷰] '놈놈놈'들의 향연.. '저스티스리그' VS '꾼' VS '7호실'

2017.11.17.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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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놈놈놈'들의 향연.. '저스티스리그' VS '꾼' VS '7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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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하는 좋은 놈부터 서로를 속이며 사기 치는 나쁜 놈 그리고 비밀을 감춘 이상한 놈까지. 11월 극장가는 한 마디로 '놈놈놈'들의 향연이다. 15일 개봉한 영화 '저스티스리그'는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들의 이야기다. 22일 개봉하는 '꾼'은 사기꾼들 판이다. 상대를 속이는 교묘한 수법이 난무한다. '저스티스리그'와 같은 날 개봉한 '7호실'은 다소 수상한 을(乙)들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 좋은 놈='저스티스리그'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하기 위해 그들이 뭉쳤다. 어렸을 적부터 동경해왔던 배트맨부터 원더우먼, 슈퍼맨 등이 한 자리에 모이다니 이 얼마나 가슴 벅찬가. '저스티스리그'는 인류의 수호자인 슈퍼맨이 사라진 틈을 노리고 지구를 침략해온 악당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강력한 빌런 스테픈울프는 절대적인 힘인 '마더박스'를 차지하기 위해 파라데몬 군대를 이끌고 지구에 온다. 배트맨은 원더우먼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들은 적에 맞서기 위해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시를 찾아 팀을 꾸린다.

[Y리뷰] '놈놈놈'들의 향연.. '저스티스리그' VS '꾼' VS '7호실'

'저스티스리그'는 DC 유니버스를 대표하는 슈퍼 히어로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흥분케 한다. 최첨단 수트와 장비 여기에 막강한 재력의 배트맨(브루스 웨인)과 힘과 민첩성 등 모든 전투에 능한 강렬한 여전사 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물리학 법칙을 무시하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인간 플래시(배리 앨런), 삼지창을 들고 다니는 바다의 왕위 계승자 아쿠아맨(아서 커리), 몸 자체가 컴퓨터로 강렬한 힘을 지닌 반인반기계 사이보그(빅터 스톤) 여기에 절대적인 능력의 소유자 슈퍼맨(클라크 켄트)까지. 인류를 지켜내기 위한 이들의 결합은 전율을 안기기 충분하다.

특히 혼자서 활동해오던 이들이 뭉쳐 하나의 시너지를 내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준다. 반평생 홀로 범죄와 싸워온 '다크 나이트' 배트맨과 존재 자체만으로 감탄을 일으키는 원더우먼, 다소 엉뚱한 면모로 웃음을 책임지는 플래시, 컴퓨터로 이뤄져 초인적인 힘과 초능력을 가지게 된 사이보그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진실과 정의, 인류에 대한 존중을 상징하는 슈퍼맨은 '저스티스리그'에서 상상 이상의 모습으로의 강렬하게 등장한다.

◆나쁜 놈='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서로를 속고 속인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꾼'은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 잡는 사기꾼들'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다룬 범죄오락영화다.

'꾼'은 '오션스 일레븐' '도둑들' '기술자들' '마스터' 등 케이퍼 무비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영화의 차별점은 실화인 '조희팔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조희팔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에 피라미드 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인 뒤 약 3만여 명으로부터 5조원 이상을 가로챈 사기꾼이다. 이후 그는 해외로 도망쳤고,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Y리뷰] '놈놈놈'들의 향연.. '저스티스리그' VS '꾼' VS '7호실'

영화는 의뭉스러운 진심을 숨긴 사기꾼들의 반전 매력이 돋보인다. 변장부터 목소리까지 모사가 가능한 황지성(현빈)을 필두로 목표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검사 박희수(유지태), 행동대장 고석동(배성우), 지략가 김 과장(안세하), 아름다운 외모로 미끼를 홀리는 춘자(나나), 투자꾼 곽승건(박성웅) 등 펄떡이는 생명력의 캐릭터들은 극의 묘미를 살린다. 같은 팀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서 미묘한 감정이 흐르며 누가 누구의 편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무엇보다 올 초 개봉한 영화 '공조'에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 역으로 빈틈이 없는 완벽한 인물을 연기했던 현빈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눈에 띈다. 그가 연기하는 황지성은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지능형 사기꾼이다. "의심을 해소하면 확신이 된다"는 것이 그의 신념. 현빈은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부터 진지하고 진중한 면모 등 배우로서 다채로운 얼굴을 드러냈다.

◆ 이상한 놈='7호실'

그리고 여기 이상한 놈들도 있다. DVD방 7호실에 생사를 건 두 남자가 그 주인공이다. 문 하나를 두고 한 사람은 죽도록 열기 위해, 다른 사람은 이를 막기 위해 숨막히는 대결을 펼친다. 이 이상하고 기막힌 실랑이가 '7호실'의 출발점이다.

이 이상한 놈들의 매력은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우리 자신을 보는 것만같은 느낌에 있다. 영화는 슈퍼히어로가 아닌, 월세에 허덕이는 영세 자영업자, 학자금 빚에 시달리는 청년,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는 조선족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Y리뷰] '놈놈놈'들의 향연.. '저스티스리그' VS '꾼' VS '7호실'

그 중에서도 DVD방 사장 두식(신하균)은 아르바이트생인 태정(도경수)의 임금을 두달 째 체불하고, 조선족 한욱(김동영)에게는 최저시급조차 주지 않는 사장. 하지만 그 역시 월세 부담에 밤에도 대리운전을 뛰고 월세를 올리려 하는 건물주를 찾아가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하는, 사회시스템 속 을(乙)일 뿐이다.

이중적이어서 이상한 모습이 곧 우리의 자화상이다. 마지막까지도 답을 찾지 못하는 두식의 모습은 이들을 구해줄 사회 시스템의 부재를 의미한다. 이보다 안 풀릴 수 없는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두식의 모습에 씁쓸함도 느낀다. 두식의 처절한 생존기에 웃고 좌절감을 맛보다 보면 어느새 '헬조선'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고민이 오롯이 남게 될 것이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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