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신하균과 영화 '7호실' 두식의 교집합은 절실함이다

[Y터뷰] 신하균과 영화 '7호실' 두식의 교집합은 절실함이다

2017.11.13. 오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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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신하균과 영화 '7호실' 두식의 교집합은 절실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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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요. 연기를 계속 해나갈 수 있을까. 불현듯 '작품이 안 들어오면 어쩌지'와 같은 생각도 하고요. 사실 배우도 촬영 끝나면 백수잖아요. 그래서 할 때 열심히 해요. 제 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또 절실히."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라고 하기엔 다소 의외였다. 그래서 솔직했다. 소위 '잘 나가는 배우'인 신하균의 말 속에는 삶의 중심에 다소 빗겨선 인물들이 지닌 절실함이 가득했다. '연기신, 하균神'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지만, 유독 을(乙) 위치에 있는 인물을 연기할 때 공감을 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7호실'(감독 이용승, 제작 명필름)이라는 블랙코미디에서 신하균은 다시 한번 '짠 내'나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영화는 DVD방 7호실에 각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 두식과 아르바이트생 태정이 꼬여가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신하균은 망해가는 DVD방을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영세 자영업자 두식을 연기했다.

[Y터뷰] 신하균과 영화 '7호실' 두식의 교집합은 절실함이다

"우리 사회에서 구석에 있어 지나치기 쉬운, 그런 이야기를 좋아해요. 사회를 풍자하는 작품도 그 범주 속에 있죠. 특히 이 작품은 그런 소재를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영화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망설임 없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월세에 허덕이는 영세 자영업자, 학자금 빚에 시달리는 청년, 최저시급도 맞지 못하는 조선족 등을 전면에 앞세워 을(乙)들의 치열한 생존극을 그렸다. 어떤 어려움에도 결국 늘 'Happily ever after'하는 영화 속 판타지를 비웃듯, '할리우드 DVD방' 속 주인공들은 마지막까지 답을 찾지 못한다.

"그 답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게 영화가 던지는 의미예요. 결말도 열려 있잖아요? 두식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잘 살지 못 살지 모르는 거니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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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 속 100분의 러닝타임 내내 고군분투하는 두식처럼, 신하균은 작품을 넘어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서 청각장애인 류, '지구를 지켜라'에서 과대망상증 환자와 영웅의 경계에 있는 병구까지. 그에게는 뻔한 캐릭터를 뻔하지 않게 소화하는 재주가 있다.

이렇게 매 작품마다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는 원동력을 묻자 신하균은 멋쩍은 듯 고개를 젓다 이내 "상상력"이라고 대답했다.

"직접적인 경험도 연기에 영향을 미치지만 다양한 역할을 많이 하는 저희 같은 사람들에겐 오히려 제약이 될 수 있어요. 대신 배우에게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바라보는지, 즉 시각과 감성, 그리고 상상력이 중요해요. 여기에 보는 분들을 공감하게 만드는 표현력이 더해져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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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올해 데뷔 20년 차인 배우에겐 매너리즘보다는 새로움이 앞선다.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아직 못 만난 역할과 영화가 더 많다고도 했다.

"아직 다해보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작품을 접할 때 늘 새로워요. 작품이 없을 때 제가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늘 기다리고 또 꿈꾸곤 하죠."

때문에 신하균에게 흥행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아닌 관객의 몫이다. 다작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올해 주연으로 열연한 세 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신하균은 주연 배우로서 흥행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내비쳤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느끼는 재미가 가장 중요해요. 흥행은 따라오는 거죠. 모든 영화가 다 천만이 될 순 없어요. 1000만 관객을 모는 영화가 있으면 100만, 500만 영화도 함께 있어야 해요. 결국 다양한 영화가 나와 관객이 골라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었으면 하죠."

그의 다음 개봉영화는 '바람 바람 바람'이다. 바람 강한 제주도에서 바람 피는 두 커플의 이야기다.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한 봉수 역을 맡아 지금껏 보지 못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영화 '스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병헌 감독님의 영화를 원래 좋아해서 참여했어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긴장되는 건 똑같아요.늘 작품마다 새로운 배우, 스태프들과 만나서 새로운 이야기하고 새롭게 접하니까. 이 작품은 성인 코미디에요. '7호실'처럼 블랙코미디는 아니고 파란색 정도? 블루코미디네요. 하하."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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