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학강의①] 박찬욱 감독, 외신이 선택한 韓영화인 1위

[연예학강의①] 박찬욱 감독, 외신이 선택한 韓영화인 1위

2017.11.10.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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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의 차별화된 엔터뉴스 YTN STAR 기자들이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를 방문한 외신 기자와 해외 영화관계자 등을 직접 만났습니다. 한국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부국제를 찾은 이들.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과 한국 영화의 발전 방향은 무엇일까요?

부국제를 찾은 외신 기자, 해외 감독, 대학생 등 총 20명을 대상으로 한국 영화계에 영향력 있는 사람(감독, 배우 포함, 2명까지 중복 투표 가능)을 물었다. 영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해외에서도 위상이 높은 박찬욱 감독이 압도적 수치로 1위를 차지했다. 봉준호 감독과 김기덕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이병헌과 송강호 그리고 설경구와 홍상수 감독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박찬욱 감독 (1위)
이변은 없었다. 영화제를 방문한 외신기자 셋 중 한명은 한국 대표 영화인으로 박찬욱 감독을 꼽았다. 올해로 부국제만 12번째라는 할리우드 리포터의 엘리자베스 커(Elizabeth Kerr, 미국)는 "배우를 화면에 등장·퇴장시키는 연출 방식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했다. 펀 스크린의 지안루엔 헝(Jianluen Hung, 대만) 역시 "박찬욱 덕분에 한국 영화를 접했다"고 그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 박 감독은 제57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2004, 올드보이)을 시작으로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2009, 박쥐)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아가씨'는 여전히 해외에서 가장 주목하는 감독 중 한명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지난 16일 온라인 판에 올린 기사를 통해 "한국의 가장 유명한 감독. 폭력의 기저에는 깊은 인간애가 자리 잡고 있다"며 박 감독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박 감독의 차기작은 영국 BBC에서 내놓는 6부작 드라마 '더 리틀 드러머 걸'(The Little Drummer Girl)로 결정됐다. 이중 스파이를 다룬 이야기로 신예 플로렌스 퓨가 주연을 맡았다.

◆ 봉준호 감독 (2위)
박 감독에 이어 외신들이 가장 자주 언급한 영화인은 봉준호 감독이었다. 올해 부국제 초청작 '굿 매너(good manner)'의 마르코 두트라(Marco Dutra, 브라질) 감독은 "봉준호의 '마더'는 한국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봉 감독을 "사회에 향한 문제의식을 작품 속 세련되게 녹여낸 감독이자 작가"라고 표현했다. 영화 '마더!'로 내한한 대런 아로노스프키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에 느낌표를 붙인 이유에 대해 "봉준호의 '마더'와 비교되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그는 국내 안팎에서 주목하는 영화인이다.

봉 감독은 영화 '괴물' '살인의 추억' '마더' 등 작품 속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줄곧 담아왔다. 지난 5월에는 육식에 대한 화두를 던진 '옥자'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영화는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되짚어 봐야 할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함께 이야기하는 역할"이라는 봉 감독의 말은 세계인들이 그의 작품을 기대하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 김기덕 감독 (3위)
영화 '피에타' '해안선'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연출한 김기덕 감독은 국내보다도 국외에서 더욱 주목하는 영화인이다. 수니 필름의 수만 니디 사르마(Suman Nidhi Sharma, 네팔)는 "김기덕의 작품은 세상 어디서도 보지 못한 강렬하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네팔에서도 그의 작품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대중성보다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에 집중하는 까닭에 작품성과 함께 논란도 낳아왔다. 2012년 '피에타'가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으면서도 동시에 연출 과정에서의 폭행, 강요로 잡음도 함께 나오고 있는 것.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등을 선보였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나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작품을 연출 해 기억이 남는다"면서도 "여성을 향한 폭력적인 시선 때문에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뉴시스,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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