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한계 없는 배우를 꿈꾸는 박신혜

[Y터뷰] 한계 없는 배우를 꿈꾸는 박신혜

2017.11.06. 오전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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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한계 없는 배우를 꿈꾸는 박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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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신혜는 스크린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낸 배우는 아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출연작은 그 이면이 화려하다. 그를 한류스타로 만들어준 '미남이시네요'(2009)를 시작으로 '이웃집 꽃미남'(2013) '상속자들'(2013) '피노키오'(2014) '닥터스'(2016) 등 그가 주연으로 활약한 대부분의 작품은 소위 '성공'을 거뒀다. 아시아투어를 다니는 유일한 '여배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박신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 배우였다.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 제작 용필름)은 박신혜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 외에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침묵' 인터뷰 차 만난 박신혜는 "드라마와 영화, 다방면으로 잘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고백했다.

"내 스스로 경계를 정해놓고 싶지 않다. 어느 곳에서 연기를 하더라도 한계 없는, 어색함이 없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고 연기하는 것도 좋다. 아직도 도전해보지 못한 다양한 장르가 많이 있다."

[Y터뷰] 한계 없는 배우를 꿈꾸는 박신혜

'침묵'은 중국 영화 '침묵의 목격자'(2014)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약혼녀 유나(이하늬)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 임미라(이수경)가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임태산(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신혜는 극 중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된 초임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았다. 최희정은 따뜻하고 정이 넘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자존심은 절대 굽히지 않는다. 그가 사건을 따라가면서 단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영화를 보는 이들도 함께 혼란에 빠진다.

박신혜는 진실을 쫓아가는 최희정 역에 마음이 끌렸다. 그는 "초임 변호사지만 신념이 있고, 약자의 편에 서 있었다. 모든 상황에서 떨어져 화자처럼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관객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닥터스'를 찍고 있는 중간에 감독님을 만났다. 시나리오도 안 보고 미팅을 했다. 감독님의 작품인 '은교'도 봤던 터라 나 역시도 궁금했다. 나를 유심하게 관찰하더라. 정지우 감독님은 '밀당'을 엄청 잘한다.(웃음) 나의 낯선 얼굴이 나와서 좋았다는 분들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이끌어준 것이 많았다. 끝없이 배우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약간의 고통이 따랐는데 결과물로 보여주는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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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에서는 기자 역을, '닥터스'에서는 의사 역을 맡았다. 이번에는 변호사다. 전문직 역을 선호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연달아서 미디어, 의학, 법과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직업을 연기했다"며 "내가 전문직 여성을 많이 맡았다는 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여의사'라고 하면 낯설었지만 지금은 아니니까. 그런 부분에서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침묵'에서는 최민식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극 중 갑과 을의 관계처럼 박신혜는 최민식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극이 고조될 때 박신혜는 최민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그는 그 당시를 기억하며 "온 몸의 긴장이 풀렸다. 선배님의 눈을 바라보면서 연기를 하는데 '이 순간이 언제 또 올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민식의) 기에 눌릴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 기를 현장으로 끌고 들어가 줬다. 법정신(Scene)을 찍을 때는 숨소리 하나까지 다 들릴 정도로 긴장이 됐다. 그 장면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최민식 선배는 내가 돌진할 수 있게,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게, 뒤로 쳐지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줬다."

[Y터뷰] 한계 없는 배우를 꿈꾸는 박신혜

2003년 드라마 '천국의 계단'으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4년차를 맞았다. 박신혜는 "감사한 시기들의 연속이었다. 나 때만 해도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게 어려웠다"고 한 뒤 "작품의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내 나이 또래에 맞는 역할들이 생겨났고, 그 역할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박신혜는 한 작품을 끝내고 나면 아시아투어를 돈다. 홍콩, 대만, 태국,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의 팬들을 만나 직접 소통한다. 그는 "타이밍이 잘 맞았다. '미남이시네요' 이후 내가 찍은 드라마들이 신기하게도 해외 방영이 많이 됐다"면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나라의 팬들이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를 사랑해주는 걸 보면 신기하다. 늘 재미있게 준비한다"고 이야기했다.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훌륭한 본보기가 됐고, 아시아 투어를 도는 여배우지만 박신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상큼 발랄한 이미지를 넘어 한층 성숙한 연기자를 꿈꾸고 있었다.

"사실 내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굉장히 현실적이다. 아역의 이미지를 넘어 여인의 향기를 풍길 때 ('닥터스') 유혜정을 만났다. 이후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침묵') 최희정을 접했다. 이후에는 더욱더 인간미가 넘치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힘든 상황에서 힘든 걸 인정하고 극복해가는 것이 실제 우리들의 모습이니까.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견뎌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솔트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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