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장진영 "보컬 트레이너는 천직…쉬는 것보다 레슨 즐겁다"

[Y메이커①] 장진영 "보컬 트레이너는 천직…쉬는 것보다 레슨 즐겁다"

2017.10.1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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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장진영 "보컬 트레이너는 천직…쉬는 것보다 레슨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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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들을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열세 번째 주자는 [보컬] 메이커 장진영 보컬 트레이너입니다.


지충샘, 저승사자, 냉미남 트레이너… 각종 오디션 예능에 출연하며 장진영이 얻은 별명이다.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2'에 이어 Mnet '아이돌학교'에서 연습생들의 보컬을 가르쳤다.

연습생들의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날카롭고 진지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다. 그런 그가 이제 어깨의 짐을 잠시 덜게 됐다. '아이돌학교' 11주간의 수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

'아이돌학교' 종영을 며칠 앞둔 9월의 어느 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이탑컴퍼니 사옥에서 장진영을 만났다. 아이돌 출신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근황,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물었다.

[Y메이커①] 장진영 "보컬 트레이너는 천직…쉬는 것보다 레슨 즐겁다"

◆ '블랙비트' 공백기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

장진영은 2002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블랙비트' 멤버로 데뷔했다. 블랙비트는 '날개', '인 더 스카이' 등 히트곡이 다수 포함된 1집을 냈지만, 이 앨범이 완전체로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이었다.

"가수로서는 1집 활동이 거의 전부였죠. 1년 8개월 정도 활동하고 쉬다가 편의점 알바를 했는데, 팬들이 계속 찾아왔어요. 아쉽게도 일을 계속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즈음 특강 제안을 받게 됐어요."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노래를 가르쳐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블랙비트 '헤어지기 전'을 작곡한 작곡가 김형규가 제의를 한 것. 처음엔 용돈 벌이로 시작한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4년이었다.

"제가 뛰어나게 잘했다기보단 연습생 경험과 무대 경험이 있으니 조언을 해줄 수 있었죠. 회사에서도 레슨을 제안해 '슈퍼주니어' 성민·은혁, 샤이니를 가르쳤어요. 샤이니를 가르치며 본격적으로 트레이너 준비를 하게 됐죠."

트레이너로서 명성을 쌓아갔지만, 노래에 대한 갈증은 남아있었다. 고음 부분을 무리 없이 완벽하게 해결하도록 가르쳐줘야 하는데, 블랙비트 활동 때부터 스스로의 가장 큰 고민이었고, 구체적으로 가르쳐줄 수 없다고 생각한 것.

"특히 SM에는 브릿지 파트가 있어 노래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치게 되어있어요. 그걸 선생님으로서 해결해줘야 하는데 제가 모르니 가르쳐줄 수 없었어요.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찾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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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S 발성법 창시자 세스 릭스와 만남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장진영이 만난 이는 세계적인 보컬 트레이너 세스 릭스(Seth Riggs)였다. 세스 릭스는 마이클 잭슨과 스티비 원더 등의 보컬 트레이너로, SLS(Speech level Singing, 말하듯 노래하기) 발성법의 창시자다.

"먼저 한국에서 SLS를 공부한 선생님들을 만나 기본적인 걸 배우고, 미국에 여러 번 가서 세스 릭스에게 배우고 체크를 받았어요. 이를 통해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좀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가르칠 수 있게 됐어요."

좋은 트레이너와 나쁜 트레이너는, 직접 겪고 구체적으로 아는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느냐에 따라 구분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예를 들면, 배에 힘을 주라고 할 때는 호흡의 압력이 낮기 때문인데, 이유를 모르고 주문만 하면 연습생은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힘만 주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

"SLS는 성악적인 발성법이어서 저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 가요 스타일로 바꾸는 편이지만, 아이들에게 원리를 설명해줘요. 그러면 아이들은 크게 다르단 생각은 안 들면서도 춤추면서 노래할 때 편한 상태가 되고, 트랜디한 스타일이 되니까 좋아하죠."

성대의 움직임을 연구하기 위해 이비인후과를 찾는 등 가끔은 엉뚱하고, SLS 발성법을 배우러 미국에 가고 하루에 길게는 10시간씩 수업하는 강행군. 쉽지 않은 길이지만 장진영은 보컬 트레이닝을 이야기할 때 가장 눈이 반짝였다.

"제가 제시한 방법들이 아이들의 몸이나 목을 혹시나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중요해지는 일들이에요. 더 많이 확인하는 작업들을 거쳐야 해요. 그리고 쉬라고 하면, 레슨 해주는게 더 즐거워서 제겐 천직이란 생각을 많이 합니다."

[Y메이커①] 장진영 "보컬 트레이너는 천직…쉬는 것보다 레슨 즐겁다"

◆ 아이돌 가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연습생들이 목표를 이뤘을 때 환호하는 표정과 눈빛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보컬 트레이너로서 가장 큰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보컬 트레이닝을 강화하기 위해 트레이너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회사를 설립할 만큼의 열정이었다.

"뮤직비지니스에서 노래가 빠지면 안 되죠. 계속 공부하고,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노래가 하드웨어인 회사를 만들었어요. 우리나라에 그런 회사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회사에서 트레이너 선생님들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어요."

장진영의 트레이닝을 받은 선생님들은 울림, 로엔, FNC 등 각종 가요기획사에서 가수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맡고 있다. 연습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바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가수 지망생들은 길게는 몇 년씩 연습생 생활을 해요. 그런데 그 친구들 앞에 설 선생님이 선생님이 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되죠. 저희한테 선생님이 되기 위해 연습생으로 있는 분들은 엄격한 교육을 거쳐 일할 자격을 얻습니다."

보컬 실력을 제대로 갖춘 가수를 만들기 위해 트레이닝 시스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가수 출신으로 연습생들의 고민을 이해하는 만큼 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게 이끄는데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습생 때,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들려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노래 연습을 해야 한다고 설명해줘야 해요. 스타가 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쉽지만, 가치관 확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잘되고 나면 자유를 얻고 난 후에 건강하지 못한 상태의 마인드로 하는 행동들이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Y메이커①] 장진영 "보컬 트레이너는 천직…쉬는 것보다 레슨 즐겁다"

◆ "60대 되도 세련된 보컬리스트이고 싶다"

그동안 많은 아이돌과 연습생을 가르쳤지만, 11주 동안 빡빡한 스케줄 속에 성장해간 '아이돌학교' 학생들에 대한 애정은 더욱 각별했다. '아이돌학교'는 '프로미스' 멤버 9명을 배출하고 종영했다.

"아이들한테 제가 배운 것도 많고 고맙죠. 많은 시간을 투자해 양평에 가서 레슨했기 때문에 못 해줘서 미안하진 않은 것 같아요(웃음). 아이들이 많이 따라줘서 고맙고 한편으론 후련한 마음도 듭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보컬리스트로서의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SM스테이션2를 통해 바버렛츠와 함께 부른 '스트레인저스 러브(Stranger's Love)'를 냈다.

"지금도 저는 보컬리스트로서 더 잘 가기 위해 친구들과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요.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할 생각이에요. 제 목표는 50대, 60대가 되도 올드한 창법이 아닌 세련된 창법으로 노래 부르고 버스킹도 하는 거에요."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영상 = YTN Star 김태욱 기자 (twk557@ytnplus.co.kr)
사진출처 = 블랙비트 단체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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