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수첩] "돈은 안 쓰는 것".. '김생민의 영수증'이 이끈 절약 신드롬

[Y수첩] "돈은 안 쓰는 것".. '김생민의 영수증'이 이끈 절약 신드롬

2017.09.23.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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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수첩] "돈은 안 쓰는 것".. '김생민의 영수증'이 이끈 절약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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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 공기와 같다. 항상 해야 한다" "돈은 안 쓰는 것이다. 안사면 100% 할인이다"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기 싫은 잃을 해야 한다" "커피는 선배가 사줄 때 마시는 거다"…

절약에 관한 수많은 어록을 남긴 KBS2 '김생민의 영수증'이 23일을 끝으로 종영한다. 2회 연장 됐으나 이는 녹화 추가가 아닌 스페셜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김생민 송은이 김숙이 진행하는 '과소비절약 돌직구 재무상담쇼'를 표방한다. 원래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의 한 코너였다가 인기를 끌어 TV판으로 제작됐다. 당초 6부작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지만 시청자들의 정규 편성 요구가 빗발치고 있을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절약과 저축으로 10억원을 모으며 '통장 요정'이라는 별명을 지닌 김생민이 의뢰자가 보낸 한 달 분의 영수증을 분석하면서 재무 설계를 해주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김생민은 영수증을 보면서 알뜰한 소비에는 '그레잇'(Great·훌륭한)을 외치고 그렇지 않은 소비에는 가차 없이 '스튜핏'(Stupid·어리석은)이라며 혼을 낸다.

야구장에서 생수를 구매한 이에게는 "생수는 집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핫요가를 끊은 영수증을 보고 나서는 "집에서 문을 닫고 요가를 해라" 등 깨알 같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VOD 구매보다 클립 동영상으로 드라마를 봐도 내용이 이해가 간다" "소고기는 비싸서 안 먹었더니 이제 느끼하기까지 하더라" 등 유머와 소신이 섞인 절약 철학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단순히 "돈을 아끼라"는 충고가 아니다.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일 수 있게 현명한 처방까지 내려주고 있다.

김생민은 데뷔 25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KBS2 '연예가 중계' 리포터로 20년 이상 상대방을 인터뷰해온 그는 '김생민의 영수증'의 인기에 힘입어 처음으로 인터뷰의 주인공으로 나서기도 했다.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생민은 꾸준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연예계 중계'부터 MBC '출발! 비디오 여행' 'TV 동물농장'에서 장기 근속했다. '출발! 비디오 여행'은 19년, 'TV 동물농장'은 14년 동안 진행을 맡았다.

김생민의 인기는 현 시대 상황과 맞물린다. 우리는 고성장이 아닌 저성장 시대에 살고 있다. 방송가 한쪽에서는 삶을 즐기며 살라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를 외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로망이다. 사치로까지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김생민은 절약이 궁상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실제로 김생민은 절약과 적금으로 10억원을 모았다고 알려졌다. '아끼면 성공한다.' 마치 공익 광고 속에 있을 법한 말을 직접 보여주며 절약 신드롬을 이끌고 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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