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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의 처절한 다짐 "쉽게 가지 않겠다"
 설경구의 처절한 다짐 "쉽게 가지 않겠다"
Posted : 2017-09-12 13:19
"고민을 한다고 그 고민이 100% 드러나는 건 아니다. 그런데 고민을 하지 않으면 정말 고민을 하나도 안한 것처럼 나온다. 쉽게 가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연기하다가 아웃될 것만 같았다. '진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겠구나'라는 생각. 그때 '살인자의 기억법'이 내게 왔다. 감독님의 얘기만 듣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설경구가 돌아왔다.'

배우 설경구가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고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최근 몇 년간 스크린 속 설경구는 지지부진했다. '나의 독재자'(2014) '서부전선'(2015) '루시드 드림'(2016) 등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은 지난 11일까지 131만7669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7년 개봉한 한국 스릴러 장르 작품 중 가장 짧은 기간 내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 연쇄살인범 병수(설경구)가 새로운 살인범 태주(김남길)의 등장으로 잊혔던 살인 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설경구는 병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중 50대 후반의 병수를 표현하기 위해 혹독하게 살을 뺐다.

 설경구의 처절한 다짐 "쉽게 가지 않겠다"

설경구는 "수년을 비슷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피로도를 높여 놨다"고 쉽지 않은 고백을 했다. 그는 "'루시드 드림' 촬영이 끝난 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고민했다. 그때 '살인자의 기억법'을 만났다.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쉽게 찍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닌 거 같아서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처음에 원신연 감독이 극 중 병수의 나이로 40대 후반 얘기를 하더라. 나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소설에서는 병수가 70대다.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의 독재자' 촬영을 하면서 특수 분장을 했기 때문에 그건 싫더라. 그러다 '내가 한 번 늙어보겠다'라고 말했다. 땀복을 입고 땀을 쭉쭉 뺐다. 탄수화물도 안 먹었다. 테스트 촬영을 하는데 목이 쭈글쭈글하더라. 사실 살을 빼거나 찌우는, 단순한 접근이 아니라 병수의 사연을 생각하면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를 많이 떠올렸다."

병수는 시니컬하고 예민하다. 설경구는 병수의 날 선 면모는 물론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까지 표현해야 했다. 치매에 걸린 역할은 직접 체험할 수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수도 없었다. 설경구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본인만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병수는 굳이 치매에 걸렸다는 설정을 빼고도 편한 사람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태주가 나타나면서 더 예민해졌다. 감정 상태를 잘 모르겠더라. 그럴 때마다 원 감독이 정확하게 답을 줘서 의지를 많이 했다. 그럼에도 고민이 계속됐다. 머리는 계속 돌아가는데 실체가 없었다. 괴롭기만 했다."

 설경구의 처절한 다짐 "쉽게 가지 않겠다"

물론 설경구는 그 고민과 괴로움을 자처했다. "철저하게 상업주의 영화를 쫓아다니고 연기도 평범해졌다. 초반에 달렸고, 지친 부분도 있었다"는 자기 고백도 이어졌다.

"해결이 돼서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라 고민은 계속해야 되는 거 같다. 새로운 캐릭터를 '쉽고 재미있게 찍으면 되겠다'고 접근할 때의 그 재미는 내 생각일 뿐이다. 2~3년 전에 윤일봉 신영균 선배를 만났다. 캐릭터 얘기를 하면서 여전히 욕심을 드러내더라. '저게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가 오면 감사하지만, 폭은 좁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해나가고 싶다. 어렵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눈은 안 늙고 싶다. 윤일봉 신영균 선배는 청년의 눈을 가지고 있다. 집념이 눈을 안 늙게 한다. 강렬했다."

설경구는 최근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후 팬덤이 생긴 것. 팬들로부터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애정 가득한 애칭까지 얻었다. 설경구는 "죽어있던 팬카페가 살아났다. 회원수가 3만 명이 넘는다"면서 "그런 것들을 잊고 살았던 거 같다. 그런데 칸에 갔다 오고 나서 여러 이야기들이 올라오더라. 전문용어로 화력이 붙었다고 하더라"라면서 크게 미소 지었다.

"나이 50에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그걸 바라고 영화를 찍은 게 아닌데, 감사할 따름이다. 든든하다. 지하철 광고는 사진으로만 봤다. 부끄러워서 가지는 못했다. 팬들의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 늘 생각하고 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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