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수첩] '효리네 민박', 타 방송사 PD들도 칭찬하는 이유

[Y수첩] '효리네 민박', 타 방송사 PD들도 칭찬하는 이유

2017.09.04.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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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수첩] '효리네 민박', 타 방송사 PD들도 칭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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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 기본은 갈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반향이 클 줄이야.

4년만에 컴백한다는 소식만으로 가요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효리가 예능에서 제주도 라이프를 공개한다는 건 그야말로 '대박'을 예감케 했다. 이효리가 출연했다하면 각종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이 상승 곡석을 그리는데, 하물며 모두가 궁금해하는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니 보지 않고는 못 배길 참이었다.

예상대로 JTBC '효리네 민박'은 시작부터 화끈했다. 종합 편성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5.710%(닐슨코리아전국 유로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로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당시 JTBC 인기 예능 '아는형님', '한끼줍쇼' 등이 5% 돌파로 화제가 된 바 있는데 '효리네 민박'은 단숨에 이를 뛰어 넘은 것.

'이효리 효과'는 역시 유효했다. 이효리는 '효리네 민박'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생얼은 기본이고 자신의 일상을 아낌없이 공개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에 대한 고민까지도. 그는 '내려올 때를 아는 것의 미학'을 보여줬지만, 이 같이 겸허한 자세가 오히려 이효리를 더욱 정상에 오래 머물게 만드는 힘인 듯하다.

한 예능 PD는 "이렇게 내려놓고 보여줄 수 있는 연예인이 또 있을까. 정상에서 내려올 때가 왔을 때, 그것을 받아 들이고 그 의미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라며 "이효리니까 가능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Y수첩] '효리네 민박', 타 방송사 PD들도 칭찬하는 이유

첫 회야 이효리의 네임밸류만으로 끌어 올린 기록이었다쳐도, '효리네 민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진가를 드러냈다. 이효리와 이상순의 로맨틱한 일상에 새로운 매력을 품은 알바생 아이유가 끼어들고, 예측할 수 없는 각양각색 숙박객들이 합류하면서 재미는 더욱 커졌다. 그 결과 9회 9.995%(이하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기 이르렀다. JTBC 예능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타 방송사의 예능국 PD는 관찰 예능 장르를 더 깊숙이 파고 들어 아예 다큐적으로 풀어낸 '효리네 민박'의 연출법에 주목했다. 그는 "'효리네 민박'이 요즘 트렌드인 관찰 예능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한층 더 깊이 들어갔다. 아예 제작진 인터뷰도 없애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 냈더라"라며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관찰 예능들 사이에서 시청자의 피로도를 줄였다고 평했다.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사의 대표 또한 "이효리를 섭외했다는 것만으로 사실 경쟁력이 있는데 스타성에 기대지 않고 '민박집'이라는 설정을 더해 참신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라며 "이효리만의 일상만 있었다면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데 다양한 숙박객들의 이야기가 들어와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일상 자체가 무대 위 이효리와 비교해 반전이지만 민박집 주인으로서 그 효과가 한층 강화됐다"라고 분석했다.

아이유 또한 '신의 한 수'였다는 반응이다. 자매 같은 두 사람의 케미에 시청자는 '효리유'라는 애칭으로 호응하고 있다. 이효리는 왕녀의 자신과 닮은 아이유와 만나 정상에서 내려오는 법을 배우고, 늘 스스로를 채찍질해 온 아이유는 이효리라는 멘토를 만나, 자신이 놓친 귀중한 인생 경험을 하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또 다른 스타 마케팅일 줄 알았던 아이유의 등장이 미친 파급력은 생각 이상"이라며 "이효리와 아이유는 서로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투영하며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통점을 지닌 후배 여가수 섭외가 적절했다"라고 말했다.

'효리네 민박'은 시청자 뿐 아니라 이처럼 방송 관계자들까지도 칭찬하는 프로그램. 이효리의 스타성만 믿고 가는게 아니라, 관찰 예능 홍수 속 차별화된 구성부터 일반인 출연자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까지 3박자가 조화를 이뤄냈다. 그것은 결코 우연으로 빚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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