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김명민 "'V.I.P', 캐릭터 욕심 났으면 안했을 것"

[Y터뷰] 김명민 "'V.I.P', 캐릭터 욕심 났으면 안했을 것"

2017.08.28.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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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김명민 "'V.I.P', 캐릭터 욕심 났으면 안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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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좌'. 특정 분야에서 최고를 일컫는 말이다. 본인은 "제발 그 수식어로 부르지 말라"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지만 김명민은 본좌라는 수식어가 가능한 소수의 배우다.

성웅 이순신, 외과의사 장준혁, 지휘자 강마에까지. 캐릭터 자체가 되는 메소드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는 김명민이 영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 제작 영화사금월)로 돌아왔다.

박훈정 감독은 지난 16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인물이 아닌, 사건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며 명확하게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래서인지 김명민이 맡은 형사 채이도는 그동안 그가 연기한 배역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감독님이 직접 이 시나리오를 쓰셨다. 이 말은 개별 캐릭터의 특성을 이미 머리 속에 명확하게 가지고 있다는 거다. 감독님을 믿었고 사건이 도드라 지도록 연출에 (캐릭터를) 맡겼다."

[Y터뷰] 김명민 "'V.I.P', 캐릭터 욕심 났으면 안했을 것"

연기는 한 층 건조해졌다. 동시에 그가 캐릭터는 물론 사건 중심의 영화에서도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작품을 고사했던 선례에도 박 감독이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며 설득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감독님의 의도를 간파한 뒤에는 깨끗하게 캐릭터 욕심을 버렸다. 사실 욕심이 나면 이 작품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보다도 전체적인 플롯에서 타 작품과 차별화된 묘한 매력이 있다. 이건 뭔가 다른 느와르의 세계다."

욕심을 버렸다는 말이 캐릭터 분석을 게을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래 김명민은 캐릭터에 대한 전사(前史)를 꼼꼼히 쓰는 배우로 유명하다. '캐릭터가 보이든 안 보이든 최선을 다한다'는 그의 철학은 이 작품에서도 유효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사를 썼다. (인물의) 과거를 알면 프레임 속 스쳐 지나가는 눈빛에도 사연을 담을 수 있다. 배우라면 알파(α)는 물론 알파 플러스를 보여줘야 한다."

[Y터뷰] 김명민 "'V.I.P', 캐릭터 욕심 났으면 안했을 것"

20여 년간 써온 전사처럼 연기를 향한 꾸준한 노력은 많은 후배가 그를 롤모델로 꼽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종석은 "테이크(take) 안에서 감정을 증폭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주시는 분"이라며 존경을 표했다.

"감독님의 디렉션과 별개로, 선배지만 또 같은 배우로서 조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다못해 입꼬리 위치까지. 그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된 후배에게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언이 아니라 잔소리니까."

이런 아낌없는 조언은 물론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는 탓에 동료 배우들은 하나같이 그를 "없어선 안될 배우"라고 평한다. 김명민은 "부끄럽다. 역할상으로도 분위기 메이커 할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장)동건이는 극 중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이)종석이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살인마, (박)희순 형은 카리스마 가득한 공작원 역할이다. 여기서 나만 현실적이고 오지랖 넓은 캐릭터다 보니까 현장에서도 분위기를 조성한 것 같다."

[Y터뷰] 김명민 "'V.I.P', 캐릭터 욕심 났으면 안했을 것"

김명민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세 배우 모두와 직접적인 호흡을 맞춘다. 아무리 노련해도 각 배우의 스타일에 맞춰 다르게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 이에 "그저 (상대에) 따라간다"고 말했다.

"극 중 희순 형을 아파트 안에서 처음 만나는 씬이 있다. 그 카리스마에 현관문을 들어설 때부터 공기가 달랐고 이에 맞게 연기하게 되더라. 실제 상대에게 느껴지는 아우라에 따라 표현하니 어렵지 않았다."

개봉작에 차기작까지 어느 해보다 열일할 김명민의 행보에 충무로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하루'와 '브이아이피'로 이미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인데 이어 내년 '조선명탐정3'와 '물괴'를 선보인다.

"요즘 '조선명탐정3'를 촬영 중이다. 이번 3편의 시나리오가 전 시리즈 통틀어 가장 좋다. 1, 2편의 집대성이자 4, 5편의 굳히기가 될 작품이다. 많은 기대 부탁한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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