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경험' 노래로 만든 주니엘, 왜 비난받나?

'데이트폭력 경험' 노래로 만든 주니엘, 왜 비난받나?

2017.08.19.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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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경험' 노래로 만든 주니엘, 왜 비난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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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주니엘이 때아닌 악플 세례를 받았다.

주니엘은 최근 데이트폭력 경험을 소재로 한 신곡 '라스트 카니발'을 발표했다. 그는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해 "피해자들이 이런 마음이라는 걸 알려주고, 모두가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니엘이 데이트폭력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는 그녀가 '남성 혐오자'라며 악플을 퍼부었다. 한 네티즌은 "남성과 여성이 편을 갈라 싸우도록 만들도록 부추기지 말라"며 "이런 사람들이 남녀 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주니엘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자가 나쁘다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제가 여자라는 성별이기 때문에 지난 남자친구와의 일을 가사로 쓴 것뿐입니다. 더이상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해명해야 했다.

본인의 경험을 쓴 주니엘이 왜 해명을 해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데이트 폭력'은 허구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언론에서 매일같이 다루는 중요한 사회 이슈다.

그리고 힘이 센 쪽이 약한 쪽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데이트 폭력에서 '젠더 문제'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모든 남자가 폭력배라는 뜻이 아니라, 이런 사회 현상이 우리나라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본인이 듣기 싫다는 이유로 있었던 사실에 대해 침묵하라고 요구하는 건 2차 가해나 다름없다. 용기를 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들을 또다시 공격해서는 안 된다.

한국 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로 접수된 초기상담 2107건 중 데이트폭력 상담이 25.4%을 차지했다. 남편이나 애인 등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은 지난 한 해 최소 82명이며,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05명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통계에 잡히는 숫자는 극히 일부일 뿐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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