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아이돌학교', 이름만 바꾼 엠넷의 자기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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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8. 오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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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아이돌학교', 이름만 바꾼 엠넷의 자기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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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학교' 라더니, 방송 3회 만에 교장 선생님과 기숙사는 자취를 감췄다. 학교라는 설정에 맞춰 서바이벌이 아닌 리얼리티를 보여준다던 제작진의 기획 의도가 빛을 바랐다.

27일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아이돌학교' 3회에서는 학생들의 입학 후 첫 무대가 펼쳐졌다. 조를 나누어 '1차 데뷔 능력 고사'라는 이름으로 걸그룹 히트곡 커버 무대를 펼친 것.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8명으로 구성된 5개의 조는 라이브 보컬 능력과 군무 대형 능력을 평가하는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준비했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가 학생들만큼의 긴장감을 느끼지 못했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모습이었던 것. 조를 나눠 연습하고, 점검받고, 공연을 펼치는 순서는 '프로듀스101'과 같았다.

[Y리뷰] '아이돌학교', 이름만 바꾼 엠넷의 자기복제

비슷한 스토리가 펼쳐졌다. 학생들은 과제에 어려움을 느꼈고, 연습하며 트러블도 생겼다. 중간점검에서는 허술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본 무대에서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는 순이었다.

분량 몰아주기와 악마의 편집도 고개를 드는 듯했다. 가수 김흥국의 딸 김주현이 자유 시간에 '호랑나비'를 부르는 장면이 전파를 탔고, 이해인은 조장 대신 나서는 모습이 여러 번 비치며 비호감으로 전락했다.

방송에 앞서 제작진은 서바이벌이 아닌 리얼리티란 점을 강조했지만, 데뷔 멤버를 뽑아야 하는 프로그램 구성상 비슷한 스토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프로듀스101'과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채 3화가 마무리됐다.

아이돌학교가 눈길을 끌었던 점은 일반인을 학생으로 모집한 점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연습 시간을 제공하지 않은 채 걸그룹들이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을 준비하는 무대를 완성하는 과제를 준 것은 무리수였다.

처음 시작하는 학생이 연습생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 우려는 결과로 나타났다. 라이브 능력 평가 1위는 이해인이었다. 이해인은 '프로듀스101'에 출연해 인지도가 높은 참가자다.

'휘파람' 무대에서 서브2를 맡아 보컬 비중이 크지 않았던 이해인이 육성회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단 것은 결국 인지도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육성 취지에 맞는 평가였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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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학교'가 '프로듀스101'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은 방송 곳곳에서 드러났다. 제작진은 학생들에게 시청각 자료로 '프로듀스101' 무대 영상을 보여줬다. 학생들은 '프로듀스101' 참가자들을 롤모델로 삼고 같은 단계를 밟았다.

앞으로 '아이돌학교'에서 어떤 시험을 제시할 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3회 방송까지 지켜본 결과 이대로라면 '프로듀스101'와 차별화가 힘들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가학적이고 관음적인 코드만 추가됐다.

트레이너는 선생님이 됐고, 국민 프로듀서는 육성회원이 됐고, 콘셉트 평가는 고사가 됐고, 연습생은 학생이 됐고, 데뷔 멤버 11인은 9명이 됐다. 아이돌학교는 숫자와 이름만 달리한, '프로듀스101' 아류작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일까.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출처 = Mnet '아이돌학교' 영상 캡처/'아이돌학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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