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음악 예능 풍요시대…골라보는 재미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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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7. 오전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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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 음악 예능 풍요시대…골라보는 재미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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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나가수'를 기점으로 시작된 방송가의 '음악 예능' 붐이 2017년 여름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상파, 비지상파를 통틀어 10개 안팎의 음악 예능이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것. 새 시즌을 준비 중인 프로그램까지 합친다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늘어난 방송의 수만큼 형식도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300회를 넘어 장수프로그램으로 나아가고 있는 '불후의 명곡'부터 음악과 여행을 결합한 '비긴어게인', 시즌6에서도 여전한 인기를 입증하고 있는 '쇼미더머니'까지. 대한민국 음악 예능의 현주소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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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후의 명곡', KBS 명예를 지키다

2012년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는 올해 300회를 넘기며 롱런하고 있다. MBC, SBS를 비롯해 비지상파 케이블 채널까지 가세하며 다양한 음악 예능이 선보여지는 가운데, '불후의 명곡'은 KBS의 명예를 지켜주는 효자 음악 예능이다.

'불후의 명곡'이 5년 이상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설을 노래한다'는 포맷 덕이 크다. 레전드 가수를 선정해 출연자들이 전설의 명곡으로 경연을 펼치는 포맷은 가수를 넘어 작곡가, 작사가까지 레전드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또 레전드 뮤지션 없이 '전설의 명곡'만으로도 경연이 가능해 다양한 특집 구성이 가능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대한민국 가요사에 획을 그은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 역시 '불후의 명곡'의 장수 이유다. 추억의 명곡들은 50~60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아이돌이나 실력파 보컬, 뮤지컬 배우 등을 출연 가수로 섭외해 젊은 시청층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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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면가왕' 그리고 '수상한 가수'

대한민국 대표 음악 예능 MBC '복면가왕'과 지난 14일 첫 방송된 tvN '수상한 가수'는 숨은 실력자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굉장히 흡사하다. '복면가왕'은 복면으로, '수상한 가수'는 복제 아바타로 가수의 정체를 숨긴다.

두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목소리만으로 실력자를 추리한다는 점이다. 음악 예능이 자주 사용하는 경연 포맷에 추리라는 장치를 더해 신선함을 불어넣은 것. 특히 '복면가왕'은 방송 초반 '지금 노래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재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탓에 '수상한 가수'는 첫 방송에 앞서 '복면가왕' 복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MBC 재직 시절 '복면가왕'을 기획하고 연출한 민철기 PD가 CJ E&M으로 이적한 후,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 '수상한 가수'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베일을 벗은 '수상한 가수'는 무명 실력자의 스토리나 존재 자체보다 황보라, 홍석천, 공형진, 정성호 등 복제 가수들이 더 눈길을 끄는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수상한 가수'가 "실력 있는 가수를 소개하고 싶은 생각에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음악 예능을 만들었다"고 밝힌 민철기 PD의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방송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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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스케'에서 '판듀'로…일반인 음악 예능의 확장

SBS '판타스틱 듀오'는 '슈퍼스타K', 'K팝스타', '위대한 탄생' 등 일반인이 주축이 되어 참여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확장판이다. 일반인의 참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그들이 주인공인 것은 앞선 프로그램들과 비슷하다. '판타스틱 듀오'는 여기에 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키워드로 추가했다.

프로 뮤지션이 아닌 아마추어 뮤지션이 음악 예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슈퍼스타K'부터였다. '슈퍼스타K'의 성공 이후, 음악과 오디션을 결합한 음악 예능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노래 잘하는 일반인을 발굴하는 음악 예능 포맷은 한동안 꾸준히 사랑받았다. 음악 예능 출신으로 정식 데뷔까지 하게 된 가수들이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프로그램이 낳은 결실이다.

하지만 반복의 반복을 거듭하며 서바이벌 오디션 음악 예능은 결국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K팝스타'는 시즌6를 끝으로 종영했고, 여러 말들 속에 시즌8까지 제작된 '슈퍼스타K'는 폐지와 다음 시즌 제작을 두고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예능 PD들은 음악 예능에서 일반인 참가자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모창 가수들 사이에서 진짜 가수를 찾는 '히든 싱어', 국내 최고 뮤지션과 이들의 팬이 호흡을 맞추는 '판타스틱 듀오'는 가수와 일반인이 함께하는 음악 예능의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장르의 다양화를 시도한 '팬텀 싱어', 몇 가지 단서만으로 실력자와 음치를 가리는 음악 추리쇼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 일반인 참여 음악 예능이 시즌제로 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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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가 불붙인 힙합의 열기

Mnet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는 국내 음악 예능사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국내 최초의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가 국내 대중에게 힙합을 널리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쇼미더머니'의 시작으로 시청자들은 굳이 힙합 클럽을 찾지 않아도 힙합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언더씬에서 주로 활동하던 래퍼들을 집안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무명 래퍼들로서도 '쇼미더머니'는 자신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Mnet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내 유일의 여자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를 론칭했다. 실력파 여성 래퍼들을 조명한 '언프리티 랩스타'는 시즌1의 제시, 치타, 시즌2의 헤이즈, 예지, 키디비, 시즌3의 자이언트핑크, 유나킴, 나다 등을 배출했다. 특히 이들은 남성 중심의 힙합씬을 넘어 대중음악을 선도하는 뮤지션이자 엔터테이너로 성장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쇼미더머니6' 역시 아직은 힙합의 열기가 뜨겁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매 시즌 입방아에 오르는 '악마의 편집' 논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화제성만큼은 여느 예능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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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긴어게인', 긴장감 대신 명품 음악이 있다

JTBC '비긴어게인'은 음악 예능과 여행 예능,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최고 뮤지션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과 노홍철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버스킹하는 모습을 담는 게 전부이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는 음악의 힘은 강하다.

'비긴어게인'은 억지로 꾸미지 않는다. 낯선 여행지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노래하고 연주하는 뮤지션들의 모습은 오디션, 서바이벌 음악 예능에 지친 대중의 피로를 자연스럽게 해소한다. 2011년부터 이어져 온 대한민국 음악 예능사에서 이토록 긴장감 없는 음악 예능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대신 '비긴어게인'에는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이 선사하는 고퀄리티의 음악 선물이 있다. 이게 바로 '비긴어게인'이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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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영의 파티피플', 호스트 음악 예능의 연장선

이토록 많은 음악 예능이 방송가에 넘치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은 여전히 계속 등장한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박진영의 파티피플'은 박진영이 호스트가 돼 게스트를 초대하는 뮤직 토크쇼다.

'박진영의 파티피플'은 호텔 클럽을 빌려 뮤지션을 초대하고, 관객들과 함께 샴페인 잔을 들고 그의 음악을 즐긴다. 중간중간 박진영과 게스트의 토크도 이어진다. 첫 회 게스트로는 이효리가 나섰다.

첫 방송에 앞서 '박진영의 파티피플'은 신선하고 파격적인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사실은 호스트 음악 예능의 연장선이었다. 화려한 클럽을 무대로 박진영이 파티 호스트가 됐을 뿐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김정은의 초콜릿', '이하나의 페퍼민트', 동시간대 방송 중인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과 비슷했던 것.

"송해 선생님의 '전국노래자랑'처럼 남은 여생 동안 쭉 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힌 박진영이 이미 레드오션이 된 음악 예능에서 어떤 차별점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갈지 궁금증을 높인다.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출처 = 각 프로그램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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