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송중기 "결혼은 처음이라…왜 인륜지대사인지 알겠다"

[Y터뷰] 송중기 "결혼은 처음이라…왜 인륜지대사인지 알겠다"

2017.07.26. 오전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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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송중기 "결혼은 처음이라…왜 인륜지대사인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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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일이 지나면 더 떨리는 일이 있어서요. 요즘 굉장히 긴장되지만 행복합니다. 진심으로 행복해요."

배우 송중기에게 영화 '군함도'는 '굿 타이밍'이었다. 일제강점기 군함도에 얽힌 우리 역사를 몸소 배우며 인간 송중기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고, 제작비 220억 원의 초대형 프로젝트에 합류한 주연 배우로서 보다 큰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인류지대사인 결혼을 결심한 것도 '군함도'를 촬영하면서였다.

그래서 '군함도'는 배우 송중기, 인간 송중기 모두에게 여러모로 좋은 변화를 가져다준 터닝 포인트같은 작품이다.

영화 '군함도' 개봉과 올가을 결혼을 앞둔 송중기를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Y터뷰] 송중기 "결혼은 처음이라…왜 인륜지대사인지 알겠다"

Q: 영화 개봉과 결혼을 동시에 앞두고 있다. 요즘 기분이 어떤지?

"떨리는 일이 지나면 더 떨리는 일이 와서 굉장히 신중해진다. 영화도 결혼도 모두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영화 개봉은 늘 해오던 작업이니까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다. 그런데 결혼은 당연히 처음이라 (웃음). 왜 어른들이 인륜지대사라고 하는지 조금씩 알 것 같다. 긴장되지만 진심으로 행복하다. 남자다 보니까 제가 조금 더 신중을 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송중기는 '군함도'에서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한 후, 조선인들의 탈출을 이끄는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박무영을 연기했다.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과 신념을 지닌 인물로 영화의 중요한 키를 잡고 있다.

Q: 극의 흐름에 포인트가 되는 비밀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어떻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나?

"항상 주연 배우라고는 하지만, 영화의 구성원 중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군함도'는 누구 한 명이 튀려고 해서는 안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앞뒤 흐름을 매끄럽게 연결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어느 정도 있었고 중간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이라 그 지점을 잘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조심스럽지만, '군함도'의 히든카드 이경영 선배와도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

Q: 류승완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류승완 감독님의 전작들을 훌륭하게 본 관객 중 한 명이었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진짜 감독님의 팬이 된 것 같다. 감독님의 작업방식이나 가치관, 현장에서의 모습, 결과물을 보고 진심으로 팬이 됐다. 관객 수준이 굉장히 높아진 국내에서 '믿고 볼 수 있는 감독'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감독님이 영화 외적으로 사회, 정치, 경제,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정말 많더라. 저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다. 사실 예전에는 포털의 연예 뉴스만 가장 먼저 봤는데 세상을 살아갈 때 조금 더 다양한 더듬이를 갖고 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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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군함도' 박무영에게서 '태양의 후예' 유시진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 유시진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대중의 머릿속에 크게 각인돼 있다. 그런데 저는 '군함도'를 선택하며 의외로 큰 고민이 없었다. 캐릭터만 봤을 때 전혀 다른 장르의 성격이 다른 인물로 느껴졌다. 매체도 다르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연기했는데 인터뷰를 하며 평가를 듣다 보니까 관객분들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더라. 그런 점에서 저도 아쉬움이 든다."

Q: '군함도'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이렇게 심각하고 처절한 상황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발생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좋았다. 요즘 시대를 대변하는 것 같았다. 상식적으로 똘똘 뭉쳐야 할 것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나. 실제로 당시에도 그랬을 것 같았다. 또 마지막 탈출 시퀀스가 정말 압도적일 것 같았다. 영화를 보고나니 글로 봤을 때보다 수십 배 이상 압도적이더라."

Q: '군함도'를 작업하며 배우로서나 사람으로서 새롭게 얻은 가치관이 있다면?

"제가 27살쯤 잡지 인터뷰에서 '제 주변 말고는 크게 관심 없어요'라는 말을 했다. 당시에는 실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제가 '군함도'를 찍는 그 시점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참 시끄러웠을 때였다. 저도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배우 송중기를 떠나 서른세 살의 청년 송중기로 많은 걸 느꼈던 시기다. 더욱더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됐고, 배우라고 해서 연예계에만 관심을 두는 건 짧은 생각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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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경영, 김민재, 김인우, 김중희, 백승철, 신승환 등 조연 배우들을 포함해 단역 배우들까지 함께 고생했다. 주연 배우로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개인적으로 김민재(송종구 역) 형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악역을 맡다 보니까 심적으로 힘들어했는데 연기력이 워낙 출중한 분이지 않나. 동료 배우로서 진심으로 존경심이 든다. 백승철(새신랑 역), 신승환(고충호 역), 김중희(야마다 역) 등 조연 배우 선배님들이 다양한 캐릭터의 군상을 표현해 줘서 화면이 꽉 채워졌다. '군함도'의 관전 포인트가 바로 이분들이다. 물론 주연 배우들이 홍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분들이 없었다면 채워지지 않았을 거다. 촛불 장면 찍을 때는 보조 출연 친구들까지 스스로 알아서 석탄가루를 묻히고, 촛불을 직접 켜며 열심히 해줬다. 그들에게서 받는 에너지가 정말 컸다."

Q: '군함도'는 제작비 220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주연으로서 손익분기점에 대한 부담, '천만영화'를 예상하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 같다.

"상업영화 주연 배우로서 그건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고 당연히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님만 할까. 배우들은 분량을 나누는 것처럼 심리적인 부담감을 분담할 수 있다. 그런데 감독님이나 영화사 대표님을 비롯한 제작진들은 부담감이 정말 클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더 도움이 되고 싶다. 더 치열하게 홍보해야겠다. (웃음)"

Q: 한류 팬들의 '군함도'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더라.

"엄청난 관심을 보여주고 계신다. 작년에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중국 전역을 돌며 팬미팅을 했었는데 그때도 관계자나 팬분들이 관심을 보여줬다. 중국에도 항일감정이 있기 때문에 더 그러신 것 같다. 일본 팬분들도 마찬가지다. 아시아권에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Q: 송중기의 필모그라피에 '군함도'는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라나?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화에서는 아직 신인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보다 영화를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송중기라는 배우에게 '군함도'는 큰 세상, 영화다운 현장을 경험하게 해 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발판으로 앞으로도 많은 영화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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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비신부' 송혜교는 아직 '군함도'를 못 봤나?

"송혜교 씨가 VIP 시사회에 참석하느냐 마느냐도 이슈던데 아직 못 봤다. 개봉하면 볼 예정이다. 저도 송혜교 씨가 '군함도'에 대해 어떤 평을 내릴지 너무 궁금하다."

Q: '군함도'를 통해 배우 송중기가 많이 성장한 느낌이 든다.

"사실 저도 영화를 찍기 전에는 '무한도전'에서 본 게 군함도에 대해서 아는 전부였다. 류승완 감독님도 소재로 택하기 전까지 몰랐다고 했으니 아마 대다수의 분이 그럴 거다. '군함도'라는 작품은 역사에 대해 알게 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군함도'를 촬영하며 여자친구와 결혼 생각도 하게 됐다. 촬영 당시 대한민국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저에게도 여러 가지로 많은 변화가 생긴 타이밍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게 너무 많다. 철부지였던 제가 그나마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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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시아 전역의 집중을 받는 두 사람이 부부가 된다. 높은 관심으로 인한 부담은 없나?

"오히려 부담감은 없다. 사람이다 보니까 부담감을 짊어지면 힘들어지더라. 그래서 더 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너무 감사하게 '한류스타'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지만, 송혜교 씨는 저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한류스타로 활동한 선배다. 지금 같은 때일수록 소신대로 행동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저희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 그 소신대로 잘 해내려면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송중기는 '군함도'를 선택한 자신의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길 바라는 솔직한 욕심을 드러냈다. 결혼 이야기를 전하며 "더 잘 살아야겠다" 다짐하는 송중기의 목소리에서는 설렘과 긴장, 행복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솔직히 '군함도'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좋은 평을 듣고 싶고, 저 스스로 '잘 선택했다'고 피드백을 주고 싶기도 하고요. 더불어 결혼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요즘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되네요. '군함도'를 개봉하고 마무리할 때쯤이면 새로 배우고 느끼는 게 있겠죠? 그때가 되면 결혼식도 올렸을 때겠네요. 더 잘 살아야죠. 행동도 똑바로 하고. 그러다 보면 다음 작품을 선택할 때 또다른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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