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인터뷰③] 윤현준 CP "'효리네 민박', '윤식당'과 비교? 달라"

[Y인터뷰③] 윤현준 CP "'효리네 민박', '윤식당'과 비교? 달라"

2017.07.24.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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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인터뷰③] 윤현준 CP "'효리네 민박', '윤식당'과 비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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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과 '한끼줍쇼'는 캐스팅보다 기획이 우선인 프로그램이다. '크라임씬'의 플레이어나 '한끼줍쇼'의 MC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꼭 '그 사람'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기획이 모든 걸 말해주기 때문.

반면 '효리네 민박'은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효리라는 엔터테이너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빠지면? 제주에 여행 온 손님들과의 소통은 물론 리얼 예능 속 이상순, 아이유의 모습도 볼 수 없었을지 모른다.

이효리와 민박집 손님의 만남은 '한끼줍쇼'보다 더 자연스럽다. 억지로 누군가의 사연을 끌어내지 않고, 그저 민박집 사장과 손님 사이에 오갈 수 있는 소통을 담는다. 그건 곧 윤현준 CP가 우리 이웃들과 소통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Y인터뷰③] 윤현준 CP "'효리네 민박', '윤식당'과 비교? 달라"

Q: 이효리와 민박집을 열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나?

윤현준 CP(이하 윤):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를 놓고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찾은 기획이다. 사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여행기를 할까, 그냥 '효리네 집'으로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을 보여줄까 여러 안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이효리가 먼저 "우리 집에서 민박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에게 부담을 줄까 봐 말 꺼내기도 그랬는데, 이효리가 이상순까지 꼬셔서 서울로 미팅을 왔더라. 그렇게 '효리네 민박'이 탄생했다.

Q: '효리네 민박'도 '한끼줍쇼'와 마찬가지로 일반인의 참여가 필수 요소다.

윤: 여러 기획안 중에서 민박집을 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었다. 이효리에게도 이야기했지만, '효리네 민박'이 '효리네 집'이 아닌 이유가 바로 소통이다. 이미 연예인 부부들의 이야기는 많다. 다만 이효리 이상순 부부라면 메리트는 굉장히 뛰어날 수 있다. 그런데 '효리네 민박'에는 어떤 사람이 올지 모르고, 손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모른다. 이효리 이상순과 손님들의 자연스러운 소통, 관계가 궁금했다. 이효리 역시 일반인 시청자와의 만남을 궁금해했고, 그때부터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Q: 방송 이후 집에 찾아가는 시민들이 늘어나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피해를 겪고 있다. 촬영 당시에 찾아오는 분들은 없었나?

윤: 촬영 때는 오히려 잘 모르셨던 것 같다. 직접적인 피해도 없었다. 이게 방송의 힘이고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시민들이 찾아가서 피해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보이면 궁금하신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의식을 갖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문제가 공론화됐으니 자연스럽게 정화가 될 거라고 본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이것 때문에 다른 데로 이사간다고 한들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오죽하면 이상순이 호소글을 올렸겠나.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지만, 쿨하고 좋은 분들이라 잘 견디고 넘길 거로 생각한다.

[Y인터뷰③] 윤현준 CP "'효리네 민박', '윤식당'과 비교? 달라"

Q: 인물이 곧 콘텐츠인 시대에 이효리, 아이유 등 아이코닉한 인물을 섭외하는 비결은?

윤: 어떤 기획이냐의 문제다. 이효리, 아이유를 두고 그저 선배와 후배의 만남으로 식상하게 만들었다면 별로였을 것 같다. 민박집 사장과 직원으로 만났으니까 시너지가 생기고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만약 노림수를 가지고 캐내기 위해 덤볐다면 성과는 미약했을 거라고 본다. PD는 다른 생각, 다른 기획이 중요하다. 저도 그러려고 노력한다.

'효리네 민박'을 나영석 PD의 '윤식당'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효리네 민박'이 잘 되는 건 다름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냥 연예인 부부가 함께 나오는 리얼리티는 많았지만, 스타가 자기 집을 민박집으로 만들고 일반인 손님을 초대한 프로는 없지 않았나. 그런 측면에서 '이 PD는 똑같은 것만 하는 연출자가 아니야'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유재석과 했던 '슈가맨'도 마찬가지다. 음악 예능이 많지만, '슈가맨'은 다른 포인트가 있었다. 그 기획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유재석이 저랑 친하다는 이유로 그 프로그램을 했겠나? (웃음)

Q: '슈가맨' 유재석, '효리네 민박' 이효리 등 KBS 시절 만난 인연들과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서로 달라진 건 없나?

윤: 오랜만에 만났더니 이효리가 "감독님 하나도 안 변했어요"라고 하더라. 너무 오랜만이라 반갑지만, 프로그램을 해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이효리는 훨씬 여유로워지고 성숙했다는 느낌은 든다. 연예인이기도 하지만 '인간 이효리'가 된 느낌이다. 유재석도 똑같다.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들을 한다. 다만 프로그램 이야기를 할 때는 예전보다 훨씬 신중하고 디테일해졌다. 요즘은 출연자와 합을 맞추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것 외에 달라진 건 크게 없다.

Q: '효리네 민박'에 온 손님들은 500:1 경쟁률에서 어떻게 뽑힌 건지 궁금하다.

윤: 정효민, 마건영 PD와 작가들이 사연을 일일이 읽어 보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며 고생 많이 했다. 발탁 기준은 '다름'이었다. 기본적으로 제작진은 사연 있는 분들을 선정해서 뭔가를 억지로 뽑아내는 건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그냥 다른 연령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을 발탁했다. 대화도 그냥 민박집에서 밥 먹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첫 손님이었던 20대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요즘 어려운 게 뭐니?"라고 묻지 않는다. 그런 걸 굳이 민박집 주인한테 말할 필요는 없다는 게 '효리네 민박'의 스탠스다. 이런 게 사람 냄새 묻어나는 '효리네'를 있게 한다.

Q: '슈가맨' 정효민 PD와 '크라임씬1' 마건영 PD가 '효리네 민박'을 연출하고 있다. 후배 PD들을 볼 때 어떤가?

윤: '한끼줍쇼' 방현영 PD, '크라임씬2,3' 김지선 PD를 포함해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제가 어떻게 이걸 다 했을까 싶다. 기존에도 훌륭한 PD들이었지만, JTBC에 와 함께 프로그램을 하면서 같이 성장하고 있다. 이 친구들이 JTBC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을 이끌어갈 PD들이다. 저도 리프레쉬 되고 많이 배운다.

Q: 시즌제로 다른 스타와 민박집을 열 계획은 없나?

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제일 궁금해하시는 게 '효리네 민박' 시즌2를 하느냐다. 아직 '효리네 민박'이 반 이상 남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다시 한번 민박집을 열지, 한다면 어떤 형식으로 할지 고민해야 한다. 효리네 부부가 민박이 아니라 다른 걸 하고 싶다면 할 수도 있다. 시청자와 즐겁게 할 수 있는 거라면 그런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질문 주셨다시피 또 다른 엔터테이너는 없을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계획한 건 없다. 제 마음속이나 PD들의 생각 속에 있는 정도다.

Q: 윤현준 CP에게 '크라임씬'과 '한끼줍쇼', '효리네 민박' 모두 각각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윤: 전부 다 너무 다른 자식들이다. 할 때 가장 힘든 건 '크라임씬'이다. 아픈 자식,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자식 같은 면이 있다. '한끼줍쇼'는 앞으로 오랜 기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측면에 있어서 힘의 안배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즌제처럼 매주 힘을 쏟아붓지 않아도 잘 굴러가게 만들면 가장 오랫동안 JTBC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효리네 민박'은 굉장히 특별한 자식이다. 이 특별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효리 회장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중요하다. PD로서 또 새로운 프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슈가맨'도 요청이 많아서 고민할 게 많다. 든든한 후배 PD들이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제가 고민할 여유가 있다.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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