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의 새 역사를 쓰다...'배추보이' 이상호 선수

스노보드의 새 역사를 쓰다...'배추보이' 이상호 선수

2018.03.05.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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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앵커]
동계올림픽을 눈과 얼음의 축제라고 하죠. 그런데 평창올림픽 전까지 사실은 우리나라가 딴 53개의 메달은 모두 얼음 위 빙상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마침내 눈 위에서, 설상에서 첫 메달이 나온 것입니다. 오늘 저희가 이상호 선수, 주인공을 초대했습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축하드립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영광스러운 손 잡게 돼서 영광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인터뷰]
요즘 올림픽 끝나고 나서 너무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가지고요. 올림픽 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또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앵커]
인생이 많이 달라졌습니까?

[인터뷰]
네, 조금은. 방송 출연이라든가 인터뷰나 그러한 것들이 많아서 조금은 연예인분들의 인생을 맛보고 살고 있죠.

[앵커]
좀 느끼는군요, 그런 것들을.

[인터뷰]
네.

[앵커]
자칫하면 붕 뜰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붕 뜰 시간이 없어가지고. 붕 뜨기보다는 너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가지고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고 있죠.

[앵커]
국민들이 응원해 주고 성원해 준 것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한다라는 말을 했더라고요, 보니까.

[인터뷰]
네. 사실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기도 하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전까지 사실 정말 도와주고 또 응원해 주신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분들한테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다 전하고 싶은데 요즘은 그렇게 일일이 다 못 전해 드려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좀 커요.

[앵커]
은메달 따고 나니까 문자메시지가 몇 개쯤 들어왔던가요?

[인터뷰]
인스타그램이나 그런 SNS 제외하고 카카오톡에만 한 1000개가 넘게 와 있더라고요.

[앵커]
다 답장하기는 어렵겠네요.

[인터뷰]
일일이 그래도 다 답장했어요. 좀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도 같이 전한 분들도 있지만 너무 늦게 연락을 드려서. 그래도 일단 정말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다 일일이 답장을 드렸어요.

[앵커]
별명이 배추보이지 않습니까, 배추보이. 지금 그 머리모양 보니까 배추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의도한 건가요?

[인터뷰]
그렇게 보일 수도 있나요. 일단 의도한 건 아니고요. 배추보이라는 게 제가 옛날에 배추밭에서 처음 스노보드 시작하다 보니 그렇게 별명이 잘 붙은 것 같더라고요.

[앵커]
그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기분이 좋나요, 아니면 촌스러운가요?

[인터뷰]
저는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일단 배추보이라는 별명 단어 하나만 들어도 제가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 데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탔는지 대략적으로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어가 아닌가 싶어서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앵커]
배추 선물을 해 주는 팬들도 있다면서요?

[인터뷰]
네. 정말 많은 분들이 농담으로 시합 때 이번에 잘해서 메달을 따게 된다면 배추로 꽃다발도 만들고 왕관도 만들고 해서 선물을 주신다는 분들이 좀 계셨거든요. 그런데 시합 때는 혹시라도 메달 따는 상상 하면서 설마 가져올까 했는데 정말로 그런 걸 만들어다 주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앵커]
있었습니까?

[인터뷰]
네.

[앵커]
지금 집에 다 있겠네요, 그게?

[인터뷰]
아니요, 그게 집에만 놔두면 상하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또 저희 외국인 코치님께서 채식주의자세요. 그래서 또 제가 정말 기분 좋게 제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선물을 했죠.

[앵커]
배추밭에서 연습을 했다고 했는데 사실은 배추밭에서 한 건 아니고 배추밭이었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시작을 한 거죠?

[인터뷰]
네, 맞아요. 거기가 옛날에 정선군 스키협회에서 그곳을 겨울에는 눈썰매장을 , 눈썰매장으로 개조를 해서 눈썰매를 타는 곳도 있었고 그 옆에서 스노보드 강습을 하던 곳이었어요, 거기가.

[앵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때?

[인터뷰]
네,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거기와 인연이 시작됐죠.

[앵커]
아버님이 권유하셨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인터뷰]
그렇게 말씀드려도 틀리지 않을 것 같아요. 처음 어떻게 그곳에 가게 된 건 저랑 동생이 눈썰매 타는 걸 워낙에 어릴 때 좋아했어서.

[앵커]
그전부터도.

[인터뷰]
맞아요. 그래서 눈썰매를 태워주시려고 찾다가, 장소를 찾으시다가 그곳을 찾은 게 계기가 됐었죠.

[앵커]
눈이 막 당기던가요, 피가 당기던가요, 눈밭을 보면.

[인터뷰]
제가 어릴 때의 기억은 사실 잘 기억을 못 해서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 같아요, 지금도 정말 눈만 봐도 설레고 눈 위에 스노보드를 신고 올라가 있기만 해도 설레고 행복한 마음이 아직도 너무 넘쳐서 어릴 때는 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앵커]
그게 놀러갔을 때 눈밭을 봤을 때는 가슴이 설레지만 그게 지금은 사실 직업이기도 하고 도전 과제이기도 하고 매일매일 한번도 거를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런데도 그렇게 마음이 설렐까. 그런가요?

[인터뷰]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도 설레고 보드를 타기만 하고 같이 있기만 해도 행복하고 그런데 사실은 스노보드 선수라는 게 국가대표로서 제 직업이 되다 보니 사실 저 스스로도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또 지금까지 정말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분들한테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그런 것들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을 때 그런 스트레스나 부담으로 작용을 하기도 해서 사실 그런 면에서는 힘들기도 했었어요.

[앵커]
그런 건 누구나에게 다 있는 것이고 그런 것이 왔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본인의 방법은 있습니까?

[인터뷰]
제가 워낙에 성격이 좀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

[앵커]
그런 것 같이 보입니다.

[인터뷰]
스트레스를 워낙에 애초에 잘 받지는 않는 성격인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부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기도 한데 그럴 때는 제가 평소에 커피 마시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고 노래 듣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렇게 아주 평범한 제 그냥 일상에서 제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또다시 보드를 타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스트레스가 다 사라지더라고요.

[앵커]
초등학교 1학년 때 입문을 해서 고등학교 때 세계선수권에 최연소로 참가했는데 그때 이미 53명 중에 20등 하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 아주 빠르게 성장을 했다는 말입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싹수가 보였다고들 합니까, 주위에서?

[인터뷰]
그때 제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떻게 훈련을 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은 스노보드 신동이다, 얘는 천재다라고 좋게 말씀을 해 주시는 분들도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자신있게 모든 분들께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저는 사실 100% 노력파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운동신경이나 그런 것들도 사실 남들보다 뛰어나지도 않고 제가 좋아하지 않는 건 끝까지 할 수 있는 그런 끈기도 사실은 없는 편이고 그런 편이라 저는 정말 100% 노력으로 다 이루어진 결과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앵커]
얼마나 노력을 어떻게 했나요?

[인터뷰]
설상훈련이면 설상훈련 그리고 지상훈련이면 지상훈련, 아니면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든가 멘털 트레이닝 그런 모든 종합적인 것들에서 정말 머릿속에 스노보드밖에 없을 정도로 항상 스노보드만 생각하고 샤워하다가도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어떻게 전부 다 설명드리기는 어렵지만 어떤 선수보다도 많이 노력했다고 자부심을 항상 느끼고 있어요.

[앵커]
그게 너무 사랑하는 일이니까 가능했던 건가요?

[인터뷰]
사실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또 스노보드 탈 때만큼 제가 또 행복한 게 없거든요, 사실은. 그러다 보니까 너무 힘들어도 또 너무 즐기면서 잘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스물네 살이지 않습니까? 혈기왕성한 나이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즐길 거리들도 많고 술도 한잔 마시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기도 하고 전자게임도 있을 거고. 그런 유혹을 어떻게 다 참을 수 있나요?

[인터뷰]
사실 정말 참기 힘들었죠. 특히나 이번 시즌은 올림픽을 앞둔 시즌이라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정말 가장 중요했던 것이기 때문에 제가 술을 과하게 마시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정말 친한 사람들이랑 맥주 한두 잔 하면서 즐거운 분위기로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또 이곳저곳 여행 다니면서 놀러다니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사실 그런 것들도 정말 한 번도 제대로 못 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올림픽이 또 좋은 결과로 잘 마무리돼서 아까 커피를 제가 좋아한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일단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싶은 게 제 목표가 있고요. 그리고 또 운전면허를 바로 취득을 하고 싶은 것도 목표 중에 하나고. 그리고 또 제일 하고 싶었 던 것 중 하나는 제가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동생이랑 저랑 비염도 있고 부모님도 맞벌이셔서 또 집을 비울 때 동물을 키우는 거는 어떻게 보면 동물학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 키우지 못하게 하셨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유기견 보호소 같은 곳에 가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알아보고 있어요.

[앵커]
아까 사실 여기 들어와서 방송 시작하기 전에 제가 얘기를 미리 나누기 시작하면서 인상은 굉장히 밝고 약간은 철이 아직 없을 나이일 수도 있는데 얘기를 할수록 굉장히 속이 깊은 젊은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바리스타가 돼서 그러면 바리스타 자격증 따서 첫 번째 잔을 내리면, 커피를. 누구한테 주고 싶습니까?

[인터뷰]
생각할 것도 없이 저희 엄마한테 드리려고요. 저희 아버지랑 저랑은 성격이 조금 안 맞는 것도 있는데 저랑 엄마는 성격이 정말 잘 맞고 둘 다 취미도 비슷하거든요. 저희 엄마랑 저랑 커피도 굉장히 좋아하고 카페 가서 같이 수다떠는 것도 좋아해서 제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그렇게 되면 커피를 가장 먼저 엄마한테 내려드린다고 벌써 약속을 해 놔서 선약이 있습니다.

[앵커]
어머님은 굉장히 좋아하실 텐데 아버님이 스노보드에 입문시키셨고 또 눈물도 많이 흘리시고, 메달 땄을 때 그러셨는데 지금 공무원이시라면서요?

[인터뷰]
맞아요.

[앵커]
아버님이 좀 섭섭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인터뷰]
저희 아빠는 커피를 별로 안 좋아하셔서 괜찮습니다.

[앵커]
동생도 운동한다고요?

[인터뷰]
네. 동생은 지금 유도 국가대표 후보팀이고요. 이번에 갓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을 해서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에요.

[앵커]
부모님도 그렇게 운동을 잘하십니까?

[인터뷰]
부모님도 운동을 잘하시기보다는 그래도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들이세요.

[앵커]
이제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곡선을 보니까요. 세계 정상이 사실 이번에도 코앞까지 갔었지 않습니까? 선수로서 이 다음 목표는 뭔가요?

[인터뷰]
일단 짧은 목표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일단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저는 그래도 좋은 성적, 후회 없이 언제나 행복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성적을 거둬서 일단 잘 마무리지었고 4년 뒤지만 다가올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고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김연아 선수처럼 알파인 스노보드를 선수로 하고 있는 후배들한테 좀 더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고 또 국제무대에서 경쟁력도 갖출 수 있는 그런 선수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선수로서의 장기 목표예요.

[앵커]
저 결승 장면 보면서, 저도 그때 봤는데요. 레드코스 그쪽으로 했다면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 많은 분들이 했었거든요. 그 생각 했었나요?

[인터뷰]
저도 사실은 좀 그렇기는 했어요. 레드코스를 탔다면 우승할 수 있었던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물론 블루에서도 할 수 있지만 그런 확률이 조금은 더 높았었던 코스라 조금 아쉬운 면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는 굉장히 좋은 성적으로 또 후회 없는 경기를 해서 사실 아쉬움보다는 기쁜 마음이 더 커요.

[앵커]
저 코스는 그러니까 앞선 라운드에서 기록이 더 좋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저희는 두 명의 선수가 붙을 경우 예선 성적이 더 좋은 선수가 코스 선택을 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습니다.

[앵커]
저 평행대회전이라는 게 두 사람이 함께 타고 내려오는 그 종목인데 그냥 대회전하고 평행대회전하고 할 때 많이 다른가요, 느낌이?

[인터뷰]
네, 아무래도 대회전 같은 경우에는 제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었을 때 종목이 대회전이었는데 그 경기 같은 경우에는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지 않고 한 명의 선수가 혼자 코스를 출발해서 피니시하는 경기 방식인데 그런 종목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혼자 타다 보니 자기만의 라이딩에 좀 더 집중하기가 쉽고 이런 평행대회전 같은 경우에는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을 해서 먼저 들어오는 선수가 이기는 종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 옆에 저랑 같이 타고 있는 선수가 신경이 많이 쓰이는 그런 좀 차이점이 있죠.

[앵커]
준결승에서 0.06초였죠?

[인터뷰]
0.01초.

[앵커]
0.01초. 그때 그 기분이 어땠나요?

[인터뷰]
요즘 사람들, 요즘 친구들 말로 하는 건데 딱 피니시라고... 와, 지렸다.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저도 그 0.1초 차이로 통과를 하는 경우가 저희 시합에 종종 있는데 저도 이번 경기처럼 0.01초로 져본 적도 있고 또 이겨본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좀 다른 것보다 확실히 크고 다르잖아요, 그런 기분이. 그리고 또 한국분들도 많이 오셨는데 와, 진짜 피니시하고 나서 딱 전광판을 봤을 때 대박이다, 지렸다 이러고 기분이 너무 좋았죠.

[앵커]
금메달도 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나요?

[인터뷰]
네, 준결승에서 이기고 나니 오늘 진짜 1등 한번 해 봐야겠다. 그런, 지금까지 일단 후회 없이 해서 정말 기분도 좋았고 또 금메달의 가능성도 정말 딱 한 번, 마지막 한 번만 잘 타면 금메달 딸 수 있었던 상황이라 금메달도 생각을 했었죠.

[앵커]
베이징에서 따면 되니까요.

[인터뷰]
네, 그래야죠.

[앵커]
은메달을 가지고 나오셨다면서요?

[인터뷰]
네, 은메달 보여드리고 싶어서 챙겨왔어요.

[앵커]
한번 보여주십시오. 시청자 여러분들께. 이상호 선수가 직접 시청자 여러분께 보여주시죠.

[인터뷰]
은메달입니다.

[앵커]
그대로 보여주시고요. 손톱은 누가 칠해 주신 건가요?

[인터뷰]
이게 저희 국가대표 평창 선수촌에 미용실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네일숍도 같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친한 형이랑 거기 구경갔다가 한번 기념 삼아 칠해 봤어요.

[앵커]
기념으로 안 지우고 있군요, 지금까지?

[인터뷰]
못 지우고 있는 거예요. 제가 처음 이걸 해봤는데 이걸 또 지우려면 다시 또 네일숍을 가서 지워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아직 갈 시간이 없어서.

[앵커]
값진 은메달. 뒷면은 어떻게 돼 있나요?

[인터뷰]
뒷면에는 올림픽 마크가 이렇게 새겨져 있어요.

[앵커]
어떻게 잘 때 매일 끼고 잡니까?

[인터뷰]
아니요, 고이 잘 접어서 고이 모셔두고 자죠.

[앵커]
볼 때마다 또 새롭고 감격스럽고.

[인터뷰]
네, 그렇죠. 시합 끝난 직후에는 괜찮았었는데 요즘 막상 시합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고 나니까 메달도 보고 시합 때 상상을 하면 이제 조금씩 울컥울컥하더라고요, 요즘은. 너무 기뻐서.

[앵커]
지금 이상호 선수가 얘기하는 거를 듣다 보니까 이상호 선수의 선수로서의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세계 정상이고 인생의 목표는, 이상호라는 인간의 인생의 목표는 뭘까? 어떤 꿈을 갖고 있을까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인터뷰]
제가 선수로서의 목표와 비슷할 수 있지만 제가 인생의 목표로 가지고 있는 건 제가 지금까지 이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사실 정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제가 정말 존경할 분들을 많이 만나서 사실 정말 저는 운이 좋아서 이 자리까지 이렇게 잘 올라왔는데 그런 분들 보면서 항상 생각했던 게 제가 나중에 선수를 하면서 또는 은퇴를 하고 나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또는 선수 아니면 일반인 그런 모든 분들께 롤모델 또는 존경받을 수 있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어디서든 잘 행동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앵커]
제가 감히 말씀드리자면 지금 같은 그 마음가짐 유지하고 이렇게 계속 살아가면 많은 사람들한테 롤모델이 되는 인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오늘 하게 됐고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본인은 열심히 운동하는 것도 물론이고 또 다른 어떤 노력들을 하나요?

[인터뷰]
일단 제가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서 그런 결과물로 보답을 드리는 게 일단 제가 선수생활 하는 동안에는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고 그것 외에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부모님이 저한테 항상 말씀하시는 거지만 저는 정말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한테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또 마음속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간직하고 살아라라는 그런 말씀을 자주 하셔서 사실 그런데 그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또 이런저런 바쁜 스케줄에 치이고 또 너무 힘든 훈련 스케줄에 몸도 힘들고 하다보니 사실 그렇게 항상 그런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부모님의 말씀을 잘 새겨들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앵커]
오늘 제가 스물네 살 젊은이한테 인생을 많이 배우는 느낌입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사시는데 지금 딱 생각나는, 부모님 말고요. 딱 생각나는 지금까지 고마웠던 분들 한 분이나 두 분이나 생각나면 한번 성함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일단 꼭 한 명은 아니고 몇 분 계신데 일단 첫 번째로는 저를 대표팀에서 잘 이끌어주시고 지금 좋은 성적이 있을 때까지 잘 도와주신 이상헌 코치님한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또 제가 사실 아무도 저를 모를 때부터 지금까지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게 정말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CJ분들께도 정말 많은 감사를 드리고 싶고 또 세 번째로는 롯데 대한스키협회 후원사분들에게도 정말 많은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정말 사실 너무 많은 분들이 계셔서 일일이 다 말씀드리지 못하는 게 사실은 죄송해요. 그런데 가장 이 세분들은 일단 어떤 돈이든 아니면 정말 어떤 여러 가지로 저한테 너무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라 사실 어디에 나가도 항상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 분들이에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선수단 단복 입은 평창에서 우리 국민들 기쁘게 해 주고 환호하게 해 준 이상호 선수. 우리에게 눈과 얼음의 축제, 진정한 눈의 축제도 우리한테 만끽하게 해 준 이상호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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