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군매치 한국시리즈...오늘 1차전 격돌

첫 단군매치 한국시리즈...오늘 1차전 격돌

2017.10.25. 오후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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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재 / 스포츠부 기자

[앵커]
일명 단군매치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올해는 호랑이와 곰의 싸움입니다. 기아타이거즈 그리고 두산베어스. 한국야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오늘 저녁 드디어 광주에서 1차전이 개막됩니다.

기아와 두산 어느 팀이 승리할지 전문가들의 예상도 팽팽한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그 예상의 근거를 살펴보도록 하죠. 이경재 기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올해는 정말 예상하기 힘들다고요?

[기자]
전직 감독, 현직 감독, 해설가, 전문가. 저도 많이 여쭤봤는데 두산이 이긴다, 기아가 이긴다. 딱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정규리그 우승팀이 유리한 게 사실이죠.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그런 얘기이고 3주 동안 쉬면서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도 갖게 되고요. 통계로 봐도 단일 리그로 치러졌을 때를 빼면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못 한 경우가 7번 있었습니다.

특히 2001년 이후로 딱 두 번만 정규리그 우승팀과 한국시리즈 우승이 달랐는데 그런데 올해는 기아와 두산이 마지막 경기에서 1, 2위가 가려졌습니다. 그만큼 객관적인 전력에 차이가 없다는 그런 얘기이고 전반기에 두 팀이 13경기 차이였는데 후반기 두산이 따라가면서 결국 2경기 차로 끝났습니다. 두산의 후반기 상승세가 굉장히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고요.

두산이 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면서 체력적인 소모가 별로 없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고 통계로 우승팀이 달랐다, 딱 두 번. 그러니까 2001년과 2015년. 3위팀이 우승했는데 두 번 다 주인공은 두산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는 투수전이라는 얘기도 많이 있잖아요. 양팀의 투수 전력을 비교해 보죠. 먼저 기아 같은 경우 헥터라는 그리고 양현종이라는 아주 걸출한 투수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는 선발투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두산에 선발 4명이 남아서 36이닝 전체 가운데 29와 3분의 1이닝을 1실점을 맞고 4연승을 우승했고요. 오래된 얘기지만 84년에는 최동원 선수가 4승을 혼자 책임지면서 롯데 우승을 이끌기도 했죠.

기아가 가장 믿는 건 역시 선발, 특히 헥터와 양현종의 원투펀치입니다. 두 선수가 올해 모두 20승씩을 기록했죠. 헥터는 14연승, 연승행진을 달리면서 무적으로 군림하다가 후반기 조금 구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시속 150km 넘는 빠른 공 그리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데 워낙 제구력이 좋아서 쉽게 무너지지 않고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한 게 가장 강점이고요. 오늘 1차전에 선발 등판하죠.

[앵커]
선발은 헥터가 맡게 됐군요. 지금 나오는 양현종 선수도 기아를 책임지고 있는 선수 아니겠습니까?

[기자]
국내 최고 선발투수라고 해도 다름이 아니고요. 2차전에 선발 예정이 될 것 같은데요. 빠른공을 던지는 왼손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그런 야구계 속설이 있는데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타자 몸쪽으로 승부할 줄 아는 국내 몇 안 되는 그런 투수고요.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아주 일품이죠. 이 두 선수가 6차전 이상으로 갈 경우에 두 번씩 등판하기 때문에 기아는 두 선수가 나오는 두 경기에서 2승씩 해 준다면 우승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고요. 그렇다고 팻딘,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3,4 선발이 그렇게 약한 것도 아닙니다. 양현종 선수의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양현종 / KIA 투수 : 두산 타자들이 너무 잘 쳐서 생각이 많았었는데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로 강하게 던질 생각입니다.]

[앵커]
피하지 않겠다 이랬는데 두산 같은 경우는 투수만 비교한다면 조금 밀리는 양상인가요, 두산 팬들이 들으시면 싫어하실 텐데.

[기자]
선발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조금 밀릴 수 있는데 특히 원투펀치는 시즌 성적으로 보면 조금 뒤지는 게 사실입니다. 헥터와 양현종에 맞서서 두산은 니퍼트와 장원준이 나섰는데요. 두 선수 모두 14승을 기록했습니다. 니퍼트는 정상적인 몸상태에서 구위만 놓고 보면 사실 헥터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시즌 막판에 갑자기 난조를 보였고 마지막 5경기에서는 방어율이 10점이 훌쩍 넘었습니다. 기대했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스크럭스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5자책점을 기록했거든요. 하지만 두산이 니퍼트를 믿고 있는 건 역시 큰 경기 경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고요. 니퍼트가 81년생이어서 37살인데 피로가 누적되면서 구위가 떨어졌는데 쉬면서 많이 좋아졌다는 게 벤치의 판단이고요. 플레이오프 1차전도 물론 만루홈런 맞았지만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가 하면 또 장원준 투수도 객관적으로 비교를 하면 양현종에게 밀릴 수도 있지만 두 선수가 맞붙은 경우에는 힘을 발휘했다고요?

[기자]
장원준 선수는 기아전에서 굉장히 올해 잘했습니다. 양현종이 힘을 앞세운 정통파라면 장원준은 제구력이 뛰어난 기교파라고 볼 수 있는데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던지는데 KBO리그에서 스트라이크 좌우 폭을 가장 잘 활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올해 기아를 상대로 4전 4승을 했고요. 방어율은 2.84. 그러니까 굉장히 강했습니다. 두산은 광주에서 최소 1승 1패를 하고 오면 보우덴과 유희관이 나서는 3, 4차전에서 선발 싸움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더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유희관 선수의 각오를 들어봤습니다.

[유희관 / 두산 투수 : '단군 매치'라고 하는데 곰이 호랑이를 이긴 얘기죠. 마늘과 쑥을 먹었던 인내와 끈기로 호랑이를 잡도록…]

[앵커]
단군매치라니까 관중들은 마늘 먹으면서 봐야 되느냐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더라고요. 투수력은 살펴봤고 타력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두산 같은 경우 지금 홈런을 계속 치면서 올라오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평가되고 있어요?

[기자]
두 팀의 타선, 타자들의 방망이는 투수보다 훨씬 변수가 많다고 하지만 올시즌에 정말 두 팀의 타선은 믿고 보는 그런 방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팀타율만 봐도 기아가 3할 2리예요. 그러니까 평균 타율이 1위를 기록했고 두산은 2할 9푼 4리로 2위였습니다.

하지만 두산은 메이저리그 구장보다 더 큰 잠실을 쓰면서 팀홈런이 188개로 전체 1위를 기록했거든요. 1, 2번 타자들의 테이블세터의 출루 능력, 작전 구사 능력 3, 4, 5번의 중심타선의 클러치 능력, 하위 타선과의 조화 등 모든 부분에서 우월을 가리기 힘든 두 팀의 타선은 굉장히 짜임새가 높은 타선이라고 볼 수 있고요.

기아는 3주를 쉬었는데 물론 연습경기를 하면서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했지만 실전 감각이 어떨지가 굉장히 관건입니다. 1차전에서 잘 적응을 못한다면 상대 니퍼트의 기를 살려주는 격이 되니까 기아의 마이너스는 더 클 수 있고요.

두산은 말씀하셨다시피 굉장히 타격감이 좋은데 오히려 플레이오프에서 대단한 타격감이 어떨지가 또 관건인데요. 베팅볼을 치듯이 NC 투수들의 공을 홈런으로 연결했는데 또 기아 투수들의 공은 다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타격감이 좋은 게 큰 스윙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타격감이 금방 또 꺼질 수가 있다. 왜냐하면 NC 투수들의 공과 지금 3주를 쉰 기아 투수들의 공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그런 점을 두산은 주의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큰 경기 하면 생각지도 않았던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터뜨리거나 이런 경우가 나오는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어떤 선수가 주목이 될까요?

[기자]
이번에 생각해볼 선수가 나왔는데요. 먼저 2명씩 꼽자면 기아는 최형우 선수와 마무리 김세현 선수를 꼽고 있습니다. 기아가 올해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100억의 사나이 최형우의 몫이 굉장히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형우가 4번을 맡으면서 앞뒤로 굉장히 타선의 파급효과가 컸습니다.

시즌 막판에 허리통증과 함께 타격감이 떨어졌는데 팀도 역시 힘겨운 1위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완쾌가 되지 않았는데요. 최근에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데요. 최형우 선수의 타격감이 기아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또 한 명의 선수는 마무리 김세현 선수인데 기아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펜을 꼽습니다. 아무리 선발이 좋아도 역대 불펜이 흔들린 팀이 우승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막강한 불펜 투수가 있어야 우승이 가능하다는 그런 얘기인데요. 김세현 선수가 마무리로 나서서 한두 점 차의 리드를 막아줄 수 있다면 그렇다면 기아의 우승 가능성은 10%, 20%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만약에 그 마무리 역할을 못 한다면 기아의 우승 시나리오는 깨질 수 있다고 예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두산 같은 경우는 어떤 선수가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이 부분은 많은 전문가가 동의하는 부분인데 먼저 니퍼트 선수입니다. 니퍼트가 1차전과 5차전의 선발인데 니퍼트가 1차전에서 만약에 헥터와 비슷한 투구 내용과 결과지를 받아든다면 승산은 두산 쪽으로 확 쏠릴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뒷문이 더 강하니까요. 니퍼트가 시즌 기아와의 전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은 9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록보다는 본인이 자신감 있는 투구를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고요.

또 한 선수는 니퍼트와 궁합을 맞추는 포수 양의지 선수인데 플레이오프에서 허리를 삐긋하면서 3차전 초반에서 빠졌습니다. 4차전에는 나오지 못했는데요. 지금도 재활을 거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2015년 팀의 연속 우승을 이끈 안방마님의 경험이 중요하잖아요. 출전 여부는 아직 미지수인 것 같아요.

박세혁 선수가 대신 나와서 투타에서 굉장히 잘해 주고 있지만 투수들이 양의지를 굉장히 편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투수들이 갖는 심리적인 효과라든가 선수단 전체의 자신감까지 고려한다면 두산으로서는 양의지가 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시구는 정해졌어요?

[기자]
타이거즈의 우승 신화를 이끈 감독이죠.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이 오늘 시구를 맡습니다.

[앵커]
오늘은 김응용 감독이 시구를 하는군요. 문재인 대통령이 야구광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이 언제 시구를 할지도 관심을 끄는 것 같은데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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