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히딩크 한국 감독 부임 가능성은?

[취재N팩트] 히딩크 한국 감독 부임 가능성은?

2017.09.07. 오후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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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YTN이 단독 보도한 히딩크 감독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대표팀 맡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직접 취재한 김동민 스포츠부장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 기자,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다시 맡겠다는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실제로 성사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까?

[기자]
지금으로서는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경기 내용이 불만족스럽다고 해도,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기에, 본선까지 맡기기로 한 기존 계약을 뒤집을 수 있는 근거도 약합니다.

오늘 우즈베키스탄에서 귀국한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용의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 근거도 없고, 가당치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축구협회는 또 몸값을 맞춰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있고, 또 몸값을 맞춰준다고 해도, 지금 신태용 감독과 계약을 파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본선행을 이루고 왔는데 환영해주지는 못할망정 너무 감독 자리를 놓고 흔드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도 일부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축구 팬들이 축구를 보는 눈이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히딩크가 다시 우리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는다면 지금까지의 좋은 이미지도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히딩크 감독이 국민이 원한다면, 이라는 전제를 달았는데, 이 이야기가 처음 나온 시점은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기 전이었습니다.

일단 연봉을 축구협회에서 맞춰주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국민이 원한다는 전제가 있다는 것은, 연봉이 걸림돌은 아니라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돈이 목적이었다면 중국 프로구단의 제의를 수락했겠지요. 러시아 대표팀도 꾸준히 제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히딩크는 그 제안 역시 거절해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축구의 전설과도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 다시 한국대표팀을 맡는다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최소한 성적으로도 4강 이상의 성적을 내기는 어려울테니까. 기대하는 수준도 높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리스크가 많은데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한국 선수들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봤을 것입니다. 젊은 피 이승우 백승호 황희찬 등 유럽파들도 많고, 빅리그에서 뛰는 손흥민도 있습니다. 그런 보배들을 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 않았을까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자주 보여주는 골 장면, 공을 쳐놓고 슈팅하거나, 속도감 있게 가다가 터닝슛을 하거나 뭐 그런 장면이 이상하게 대표팀만 오면 안 나옵니다. 전술적인 영향일 가능성이 크겠지요.

아무튼 히딩크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로는 그만큼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입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으로 팬들에게 어필할 자신감, 뭐 그런 것이 있었기에 한국에서 자신의 이미지 훼손과도 같은 우려를 버리지 않았을까요?

또 위기 때 투입돼 소방수 역할을 잘해낸 적이 많습니다. 2009년 첼시의 fa컵 우승 때도 그랬습니다.

[앵커]
히딩크가 온다면, 우리가 얻을 것이 뭐가 있을까요? 일부 팬들은 청와대 청원까지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청원이나 서명운동도 있을 조짐이 보입니다.

우선 선수 발굴과 체질 개선, 주전 경쟁으로 인한 기량 발전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히딩크 감독이 온다면 무엇보다도 2002년 거리에서 보여줬던 태극기의 물결이 다시 한 번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탄핵 정국을 통해 보수와 진보로 나눠져 있던 광장이 다시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래서 통합의 대한민국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4강까지는 못 가더라도, 내용이 있고 철학이 있는 축구로 충분히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부에서 YTN 김동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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