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탈출...축구 대표팀,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행

벼랑 끝 탈출...축구 대표팀,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행

2017.09.06. 오전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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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길 / 축구 해설가

[앵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벼랑 끝에서 살아났습니다. 우즈베크와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비겼습니다. 힘겹게 9연속 월드컵 진출에는 성공했습니다.

김대길 축구해설가와 함께 경기 한번 분석해 보고 또 최종예선을 통해 드러난 대표팀의 문제점도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축구에서 한 골 넣기가 그렇게 힘든 겁니까?

[인터뷰]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 최종 예선전 10경기, 우리 대표팀이 경기당 득점이 1.1이었어요. 그런데 실점은 한 골이었거든요. 그만큼 아마 축구팬 국민들께서 가슴 조이면서 최종예선전을 봤다. 그런데 이번에 신태용 감독도 뭔가 좀 보여줄 줄 알았는데 골을 못 넣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올라가기는 올라갔어요.

[앵커]
골문이 참 안 열리더라고요. 최종예선 내내 답답한 부분이 참 많았거든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달라진 점 있었을까요?

[인터뷰]
일단 신태용 감독이 두 경기 치렀으니까 이란전하고 우즈베키스탄 경기를 봐야 할 것 같아요. 그전에 슈틸리케 감독 경기는 제가 볼 때는 평가하기가 어려울 것 같고. 그런데 지금 이란전 경기 때는 신태용 감독이 불안요소로 지적받았던 수비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많이 에너지를 썼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게 또 뭐가 하나 잘못됐느냐면 상대가 한 명 부족했잖아요.

퇴장당하는 바람에. 그래서 우리가 이겨서 거기서 결정을 지어야 되는데 우즈베키스탄까지 밀려갔잖아요. 그런데 어제 새벽에 아마 지켜보신 분들 전반전까지만 보셨다면 아마 열이 났을 거예요.

[앵커]
저도 어제 전반까지만 보고 그냥 잤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다행스럽게 후반전에는 그나마 우리 대한민국의 축구 색깔을 조금 냈던 후반전 경기 내용이 아니었겠나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후반 들어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니까 그래도 염기훈 선수가 투입이 되고 이동국 선수가 투입이 되면서 일단 패칭 투 패스가 많아졌다,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인터뷰]
이렇게도 분석할 수 있을 거예요. 우즈베크가 원래 팀 전술 자체나 전력이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팀이었어요. 워낙 노장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신태용 감독도 후반전에 뭔가 집중적으로 뭔가 하려고 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전반전 같은 경우 상대의 압박이 강했을 때는 우리가 뭔가 풀어내지 못했지만 후반전에 상대가 느슨하게 되고 간격이 벌어지니까 그나마 우리가 뭔가를 보여줬단 말이에요.

다행스러운 것은 염기훈 선수나 이런 이동국 선수, 노장 선수들이 들어가면서 신구 조화를 잘 맞췄던 것, 이것도 하나 고무적이기는 합니다.

[앵커]
이동국 선수가 10분 출전했고, 전 경기에는 6분. 왜 이렇게 짧게 뛰는 건가요?

[인터뷰]
체력적인 문제가 있겠죠. 이동국 전성기 때와 90분 다 소화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나이가 꽤 됐잖아요. 그러니까 신태용 감독도 짧은 시간을 투입해도 이동국 선수가 득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어제 경기에서도 이동국 선수에게 결정적인 장면 두 차례가 있었어요. 그것만 넣었으면 이동국 선수가 난세의 영웅이 되는 건데.

[앵커]
그렇죠. 이동국 선수한테 골키퍼 1:1 찬스가 있었는데 일단 골키퍼가 막았는데 손흥민 선수가 그 흘러나오는 볼을 침착하게 처리만 했어도 넣을 수 있었는데 손흥민 선수가 국가대표 경기에 대한 부담감, 이런 게 있습니까?

[인터뷰]
아마 팬들께서도 손흥민 선수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습니까?

[앵커]
토트넘이랑 뛸 때 다른 느낌을 받거든요.

[인터뷰]
유럽 빅리그 중에서도 빅리그, 지금 EPL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팀, 거기서도 주전급. 우리 대표팀에 와서 뭔가 혼자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보여줘야 되는데 대표팀에 와서는 10경기 중에 1골밖에 못 넣었어요. 손흥민 선수가 아마 이번 최종예선전의 부진을 본선에서는 잘 해 줘야 몸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신태용 감독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팀을 맡았습니다. 소방수 역할은 일단 톡톡히 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죠. 결과론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봐야겠죠. 어쨌든 이기지는 못했습니다마는 본선 진출 확정시켰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성과라고 봐야 합니다.

[앵커]
본선까지는 신태용으로 쭉 갈까요?

[인터뷰]
그렇죠. 본선진출을 시켰는데 방법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나머지 일정 중에 A매치 경기가 있고 12월에 동아시아 경기가 있고 이런 과정들이 있게 되는데. 사실 대표팀 감독이라는 것은 축구협회에서 시키고 싶어서 시키고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여론에 밀리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되는데 그런 일이 없어야 되겠죠. 신태용 감독이 이번 두 경기에서 보여줬던 것은 제가 볼 때는 만족스럽지 못해요.

결과는 성공했지만.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나머지 약 9개월 남아 있잖아요. 이 기간 동안 본인의 축구가 뭔가 확실하게 팬들이나 국민들께 보여줄 필요가 있겠죠.

[앵커]
그래서 월드컵행을 결정지은 나라가 우리나라, 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결국 브라질 월드컵과 같은 모습이 됐어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이런 전력 차는 어떻게 될까요?

[인터뷰]
많이 좁혀졌어요. 이제는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마 국민들께서도 축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다 아실 거예요. 우리도 본선 진출을 확정하기는 했습니다마는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만만하게 이긴 팀이 거의 없었어요.

[앵커]
시리아도 그렇고 중국이 또 많이 뛰어올랐어요.

[인터뷰]
그렇죠. 그리고 저쪽 조에서도 호주가 플레이오프에 가 있습니다마는 그쪽 조도 마찬가지예요. 태국도 많이 올라와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아마 2022년 카타르까지는 우리가 아시아에 4.5장 배정이니까 이때는 엄청난 치열함이 지역예선이 펼쳐지게 될 거예요.

그 후에 2026년에는 48개국 본선 진출 국가가 늘어나면서 아시아에 8.5장 정도 되거든요. 그때는 좀 느슨할 수 있는데 그래도 모릅니다. 다른 국가들이 벌써 지금부터 준비해서 우리를 추격하고 한다면 그 안에 못 들어갈 수도 있거든요.

[앵커]
어제 경기를 본 분들이 제일 궁금한 게 이래갖고 되겠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본선은 올라갔다고 하지만 과연 본선에서 이 실력 갖고 되겠느냐.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인터뷰]
그 말씀은 안 했으면 좋았을까 했는데. 그런데 모든 국민들이 그런 생각이실 거예요. 저도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 게 그래도 본선 진출했으니까 우리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줘야 하지 않나. 지금 많이 위축돼 있어요, 선수들이. 그런데 분명한 것은 짚고 넘어가야죠.

저도 사실은 너무나 기뻤습니다마는 새벽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이게 조별예선에 가서 어떻게 될까, 본선의. 오히려 국민들에게 더 실망 주는 게 아닐까 이런 우려도 생겼단 말이죠. 그러니까 사실 이런 문제가 비단 누구 하나의 걱정은 아닐 거예요.

이번 최종예선전을 보면서 축구에 관계하신 모든 분들이 이런 생각을 하셨을 텐데 축구협회 또 우리 신태용 감독, 선수들, 상당히 준비를 잘해야 되겠죠.

[앵커]
러시아 월드컵까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우리 대표팀 뭘 보강해야 될까. 아니면 필요한 선수가 또 있지 않을까, 이런 부분도 짚어볼까요?

[인터뷰]
그렇죠. 지금 슈틸리케 감독이 우리 대표팀을 맡아서 한 2년 9개월 정도 지휘를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는 판단은 이거였어요. 우리 대한민국의 축구 색깔이 없어졌던 거죠. 그러니까 슈틸리케 감독이 사임하고 나간 감독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좀 그렇습니다마는 어쨌든 제가 봤을 때는 2년 9개월 동안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이 서서히 내려앉아버렸어요.

돌이켜 보니까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거죠. 그래서 신태용 감독이 맡아서 얼마큼 끌어올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끌어올려야 되겠죠. 그런데 또 하나는 이걸 감독에게만 맡겨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 축구협회에서도 과감하게 투자를 해야 됩니다.

뭐냐하면 코칭 스태프에 대한 보강들을 해 줘서 조금 더 정밀하고 과학적으로 대표팀이 관리될 수 있게끔 돈 좀 써야 돼요, 이제.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질문드리죠. 우리 축구대표팀이 계속 이 멤버로 월드컵 본선에서 뛸지, 아니면 이동국 선수의 나이로 보나 아니면 염기훈 선수도 그렇고. 어제는 잘했습니다마는 앞으로 또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이승우라든가 백승호. 잘한다면서요. 지금 바르셀로나에서 또 많이 팔려서. 팔린다는 게 프로축구선수이니까요. 베로나인가 어디까지 가서 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어떤 새로운 신진들의 수혈, 이런 건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봐야죠. 지금 9개월 남아 있습니다마는 이번에 노장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어요. 노장의 투혼이었죠. 왜 그러냐 하면 팀 분위기가 안 좋았을 때 선배격인 노장 선수들이 어떻게 분위기를 추스리느냐가 대단히 중요한데 잘했다고 보여져요.

그런데 9개월 지난 시점에서 이동국 선수, 염기훈, 이근호, 이 선수들을 신태용 감독이 계속 가져갈 수 있을까, 그것은 퀘스천 마크란 말이죠. 그 반면에 9개월 후쯤 되면 이승우 선수나 백승호 선수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대표팀 수준에 접근해 올 거예요. 이런 것도 신태용 감독은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제가 마침 오늘 빨간색 옷을 입고 왔는데요. 붉은악마 색깔이잖아요.

[인터뷰]
박수 한번 치세요.

[앵커]
1년 정도 남았는데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김대길 축구해설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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