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이호준 "NC에서 5년, 가장 행복했다"

[현장인터뷰] 이호준 "NC에서 5년, 가장 행복했다"

2017.09.02. 오전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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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태 타이거즈에서 SK 와이번스로, 그리고 NC다이노스까지.

올 시즌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은퇴 투어를 하고 있는 이호준 선수의 23년 야구 인생, 함께 들어보시죠.

Q. '인생은 이호준처럼' 말처럼 굴곡이 있는 인생이었잖아요.

A. 사실 처음에는 약간 비꼬는 말이었죠. 그런데 NC다이노스에서 5년 동안 야구 하면서 팬들이 눈치를 주는 게 아니라 팬들이 응원해주면서부터 '로또준'이라는 별명,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별명이 좋게 변해서 만족합니다.

해태타이거즈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야구 했고 SK와이번스 때는 정말 야구를 전투적으로 내 생각할 겨를 없이 야구를 했다면 NC다이노스에서의 5년은 정말 행복하게 제가 하고 싶은 야구를 다 한 것 같아요.

Q. 가장 빛났던 순간은?

A. 가장 빛났던 순간은 역시 (NC 창단 이후) 첫 승 했을 때. 마음속에 뜨거운 눈물이 (흘렀을 거예요.) 모든 선수가. 지금도 못 잊겠어요. 연패하는 동안 어린 선수들은 야구장이 지옥 같았을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첫 승 했을 때 그런 부담감을 날려서 정말 좋아했던 모습들을 보면서 아직도 그 얼굴들을 못 잊을 것 같아요.

Q. 촉망받던 투수였지만 프로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는데, 아쉽진 않나요?

A. 투수를 그만둔 건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입단할 때부터 투수가 하기 싫었어요. 저는 손목 보호대를 하고 싶고 장갑을 끼고 싶었는데 (타자가)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저는 사실 입단할 때 타자로 입단하는 줄 알았어요. 오히려 하루라도 빨리 투수를 그만두고 타자를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제 아들이 야구 하고 있는데 투수 안 시키고 있어요.

Q.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요?

A. 스무 살로 돌아가고 싶어요. 열아홉 살에서 스무 살. 왜 그때는 더 큰 꿈을 가지지 못했나.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야구 하는 선수들 보면 부럽거든요. 그때의 나도 그런 꿈을 갖고 더 열심히 했다면 목표를 그쪽으로 잡고 운동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어요.

Q. 스무 살의 이호준에게 한 마디

A. 호준아 그때도 잘 견뎌주고 잘했는데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면 그때 우리가 조금 더 큰 꿈을 가지고 준비했다면 더 좋은 곳에서 야구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야구 하는 거 보면 대견하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너를 응원하면서 박수를 치고 싶다. 고생했다.

Q. 꿈이 있다면?

A. 마지막에 멋있게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저라고 없겠습니까.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마운드에서 선수들한테 헹가래 받으면서 은퇴하는 게 최고의 목표이고 지금 머릿속에서는 계속 그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Q. 어떤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까?

A. 정말 야구인이었다. 야구장에 나와서 야구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열심히 했던 선수라고 팬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Q. 팬들에게

A. 많이 사랑해줘서 제가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제2의 야구 인생을 살더라도 꼭 그 마음을 가슴에 품고 더 나은, 더 좋은 이호준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더 큰 응원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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