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된 도루...사라지는 '발야구'

'찬밥 신세' 된 도루...사라지는 '발야구'

2017.08.16. 오후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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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야구에서 한 베이스를 훔치는 도루는 상대 투수와 내야진을 흔드는 주요 전략입니다.

'발야구'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인데요.

그런데 최근 KBO 리그에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도루가 찬밥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6일 kt 이대형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크게 다쳐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습니다.

슬라이딩 한 발이 베이스와 부딪치면서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습니다.

수술과 재활을 거치면 복귀까지 8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입니다.

이틀 뒤엔 SK 한동민이 도루 도중 쓰러졌습니다.

발목이 꺾이면서 역시 시즌을 일찍 끝냈습니다.

이처럼 부상과 실패의 위험성이 뒤따르는 도루는 최근 효용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 시즌 KBO 리그의 팀별 경기당 도루 시도는 0.85회, 경기당 1회를 넘지 않고 있습니다.

1회 미만은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입니다.

경기당 도루 역시 꾸준하게 감소해 올 시즌은 처음으로 2개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효용성 논란과 함께 타자가 투수를 압도하는 타고투저 현상도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대니얼 김 / 야구해설위원 : (타고투저로) 다득점을 위한 공격 작전을 펴다 보니 도루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거 같고 시즌 전체로 봤을 때 (도루가) 플러스인지 아닌지 구단 내부에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다 보니 사상 최초로 팀 도루 100개를 달성한 팀이 한 팀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성환 / 야구 해설위원 : 투고타저 시대가 다시 온다면 투수를 괴롭히기 위한 다른 방법을 타자들이 써야 하니까 그렇게 되면 도루 시도 자체가 늘어나겠죠.]

야구 통계학인 세이버 매트릭스에선 도루 성공률이 75%를 넘지 못한다면 하지 않는 편이 득점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할 정도입니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3년간 KBO 리그에서 도루 성공률 75%를 넘은 건 2015년 NC와 삼성뿐입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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