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9월 내 평양에서 정상회담”...속내는?

남북 “9월 내 평양에서 정상회담”...속내는?

2018.08.13. 오후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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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앵커]
남북이 오늘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9월 중에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기대됐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는데요.

어떤 속내가 있었던 것인지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 중요한 합의 내용이 9월에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만도 굉장히 큰 거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날짜를 정하지 못해서 약간 조금 아쉬움이 남아요.

[인터뷰]
왜냐하면 오늘 고위급 접촉에서 구체적인 일정도 합의가 되고 그리고 대표단 규모, 장소 이런 것들이 합의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어떻게 보면 일정도 지금 안 나왔고 평양이라는 장소만 이제 합의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든 기대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던 회담이었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회담을 마치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날짜도 다 되어 있다, 이렇게 또 기자들한테 말을 했습니다. 이런 건 또 어떤 의미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이제 고도의 심리전이자 압박 전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이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일, 70주년이죠. 상당히 의미 있는 해인데 의미 있는 날이죠.

이날과 좀 연관시켜서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자 하는 그런 희망적인 의사를 표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얘기는 안 했지만 자기들이 날짜가 다 되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그만큼 아마 강력한 입장 표시로써 이날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자신들의 일반적인 일정은 공개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앵커]
심지어 9월 9일에 하자?

[인터뷰]
아마 꼭 9월 9일이 아니더라도 9월 7일이라든가, 8일이라든지 9월 9일 임박해서 그런 일정을 잡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여러분 잘 아시겠지만 8월 15일도 의미 있는 해입니다.

광복절일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이 되는 날이 또 8월 15일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도 똑같이 정부수립기념일을 이번에 기념하게 되는데, 북한도 하는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북한에만 가서 특히 최고지도자가 참관을 한다면 아무래도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좀 인정하고 또 강화시키는 그런 의미도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우리 여론 입장에서는 좀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는 거죠.

그 부분은 굉장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기도 해서 아마 오늘 회의에서는 일정 문제가 가장 좀 쟁점이 되지 않았나, 그렇게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10시에 만나서 1시 반쯤 헤어졌는데요. 회의한 시간만 놓고 보면 2시간 정도 회의를 했어요. 회의를 마치면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다소 미묘한 여운을 남겼는데요.

발언 내용, 바로 헤어지기 직전에 했던 얘기인데요. 잠깐 들어보시겠습니다.

[리선권 /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 회담과 개별 접촉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상치 않았던 그런 문제들이 산정될 수 있고 또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명균 수석대표 선생도 돌아가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서 앞으로 북과 남, 남과 북에서 모든 일정대로 진척되게 제 할 바를 다하자는 걸 특별히 얘기하게 됩니다.]

[조명균 / 통일부 장관 : 리선권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쌍방이 각자 할 바를 다 하고 노력하고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리선권 위원장께서 우리 측에 제기한 거, 또 우리 측이 북측에 같이 함께 해나가고자 제기한 것도 서로가 힘을 합쳐서 풀어나가면 서로가 우려하는 것들을 다 떨치면서 좋은 전망을 남과 북의 주민들에 실제로 성과로써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리선권 위원장, 조금 전 발언 내용을 보면 오늘 구체적인 날짜를 못 박지 못한 부분이 앞서 말씀하신 대로 정치일정과 관련된 서로의 이견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어떤 전제조건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뉘앙스예요.

어떤 북한이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전제조건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리선권 위원장이 얘기한 그런 사실 현 단계 남북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얘기를 했는데요.

특별히 얘기를 한다고 그러면서 오늘 제기한 문제들이 잘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종의 이런 모든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게 상당히 의미심장한 언급이라고 보여지는데요.

북측은 아마 이런 얘기를 했을 겁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얘기를 했지만 우리 정부가 이른바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건건이 다 미국의 재가를 받아야 되고 승인을 받아야 되고 그러면서 진행하는 방식에 대해서 계속 문제 제기를 해 왔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과 미국 간의 비핵화와 종전선언 제재 완화라는 그런 큰 의제들이 지금 교착 상태에 있긴 하지만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서 남한 정부는 그런 눈치를 보지 말고 과감하게 합의를 이행해라. 그것만이 지금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이룰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분명히 했을 수가 있고요. 분명히 했다고 보여지고요.

그리고 결국 이것도 연관된 부분이지만 우리 정부가 제재 이행과 관련해서 보다 속도를 높이기 어려운 것이 결국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특히 미국의 제재 문제잖아요.

이 제재는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진전시켜야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지금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이런 입장과 관계 없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뭔가 독자적으로 과감하게 제재와 관계없이 뭔가 조치를 취해 달라, 합의 이행해달라, 그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일부에서 얘기한 종전선언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오늘 회의에 언급이 안 됐을 가능성이 저는 상당히 높다고 보여집니다.

기본적으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나 이번에 참석한 북측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평화 의제 또는 비핵화 의제를 언급할 그런 사람들이 한 사람도 없거든요, 솔직히.

그런 맥락에서 이미 대표단 구성과 관련해서 이미 미스매치가 이루어졌고 결국 이 나온 결과물로 봐서도 아마 판문점 선언 이행을 좀 더 우리 정부가 좀 과감하게 대담하게 미국 눈치 보지 말고 해라, 그런 요구들이 가장 중요한 조건 제시가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은 대남선전용 매체 우리 민족끼리에서도 판문점 이행선언이 제대로 안 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을 해 왔었잖아요. 그 연장선에서 오늘 회의도 진행이 됐다라고 볼까요?

[인터뷰]
그렇게 보면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매체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이런 입장을 내겠다는 것은 이런 입장을 얘기하고 또 오늘 회의는 비공개 회의였지만 리선권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통해서 오늘 회의를 아예 공개적으로 하자, 그런 주장을 했거든요.

이게 같은 맥락입니다. 이미 자기들이 언론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입장을 이미 얘기했는데 그 입장을 공개적인 그런 자리에서 한 번 더 하고 싶은 거죠. 그걸 반복을 결국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입장이라고 저는 보여지는데요.

어떻든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한반도에서 새로운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그 노력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지금 잘 안 나오고 있다.

철도 연결이라든지 산림 협력이라든지 모든 것들이 공동연구, 논의 수준에서만 지금 머물고 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우리가 가을에 수확물, 그러니까 애초에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를 했죠.

가을에 정상회담을 하는 목적은 판문점 선언이 순조롭게 잘 이행돼서 높은 많은 성과를 내서 그 성과물을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계기점으로 삼기 위한 회담이 가을 정상회담인데 지금까지 진행된 남북한의 합의 이행 결과로 봐서는 가을 정상회담을 충분히 이렇게 수확기인 가을에 좀 자랑할 만한 그런 결과물이 아니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지금 앞서서 미스매칭 말씀도 하셨는데 오늘 서로 회담에 나온 사람들이 조금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우리쪽하고 북한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정상회담 쪽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 같고 북한은 정상회담도 중요하지만 판문점 선언 이행, 그러니까 좀 구체적으로 하면 경제협력 이쪽으로 좀 치고 나가야 되는데 진도가 나가는 게 없지 않느냐, 이런 불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그 말씀에 동의를 하고요. 일단 이번 회담 오늘 고위급회담의 목적은 두 가지라고 명확하게 얘기했습니다. 판문점 선언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또 가을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그런 준비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렇게 명확하게 규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 내용이 방금 말씀하신 대로 북측의 직위를 봐서라도 우리는 대충 이 사람들이 어떤 얘기를 할지를 우리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 사회가 갖는 어떤 그런 특징을 보면. 그래서 이제 기본적으로 방금 말씀하신 대로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된 속도감을 내기 위한 그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앵커]
그게 이제 철도, 도로 현대화 이런 부분인가요?

[인터뷰]
그렇죠. 그런 부분들이고요. 산림 협력이 관련돼 있을 것 같고. 기본적으로 북한 대표단의 면면을 봐서는 경협이 강조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입니다, 사실은.

경협을 강조를 했다는 얘기는 경협 관련해서 가장 큰 걸림돌이 결국 미국의 제재고 국제사회의 제재인데 그 제재와 관련해서 우리 정부가 보다 좀 과감한 결단도 하고 행동도 해라, 그걸 촉구하는 의미가 있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그러면 우리 정부가 그렇게 할 수 있느냐. 북한 사람들도 잘 알 겁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대북제재 공조 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소홀히 하고 또는 무시하고 단순히 판문점 선언 이행만을 위해서 제재를 무시하는 그런 행동을 우리는 할 수 없거든요.

그건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그런 부분인데. 북한은 그걸 다 알면서도 아마 촉구도 하고 압박을 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측면에서 이게 지금 현 단계의 남북관계가 갖는 그런 여러 가지 어떤 어려움들을 우리가 느끼게 되는데요.

하여튼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어쨌든 북한은 지금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서 좀 속도감 있게 하자. 그 주장을 한 것이고 그 주장을 한 이면에는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제재와 관련해서 좀 더 과감하게 돌파해라, 해 달라. 또는 미국을 좀 설득해 달라.

또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뭔가 안을 우리 정부가 좀 내어달라, 그런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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