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관련국 잇단 회담...北, 남북회담 답 없어

종전선언 관련국 잇단 회담...北, 남북회담 답 없어

2018.08.03.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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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세안 관련 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에선 종전선언 관련국 간 양자 회담이 잇따라 개최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안을 목표로 한반도 종전선언을 추진 중인데, 이번 기회에 진전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회의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국제회의장 연결합니다. 김지선 기자!

종전선언 관련국 외교장관들이 한 회의장 안에 있는 거네요?

[기자]
조금 전 이곳 회의장 안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중국 왕이 부장의 양자회담이 시작됐습니다.

당초 어제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의 사정으로 하루 연기된 회담입니다.

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 변화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어제 왕이 부장은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에 대해 직답을 피하면서도 종전선언은 시대의 흐름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서 30분 전쯤엔 미국 폼페이오 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회담도 있었습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주요 쟁점이 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미국은 이번 회의 기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 제재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방침입니다.

중국의 입장은 조금 다른데요, 왕이 부장은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당연히 대북 제재는 새로 재고되어야 한다고 말해 비핵화 조치 이행에 따른 제재 완화를 시사했습니다.

종전선언의 시기를 놓고도 미국은 비핵화 조치가 더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중국과 확실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 대표단의 일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오늘 새벽 싱가포르 도착했습니다.

곧바로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외교전에 나섰는데요.

오늘 하루 동안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과 양자회담을 진행했거나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선 세 시간 전쯤 열린 중국과의 회담에선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 경제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 밖에 라오스와 캄보디아에도 회담을 요청했고, 우방국이 아닌 뉴질랜드 호주와 양자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규탄 분위기가 높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우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 나선 겁니다.

[앵커]
정부가 11년 만에 남북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답이 아직 없다고요?

[기자]
북한은 이렇게 활발하게 움직이면서도 정작 회담을 열자는 우리 쪽 제안에는 확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남북 외교장관 회담에 응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의 기간 종전선언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역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이번 ARF 계기에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연내 종전선언을 목표로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데 외교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을 상대로는 종전선언을 할 경우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끝내 남북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실패할 경우 연내종전 선언이라는 정부의 목표 한층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물론 종전선언 관련국 외교장관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만큼 이번 회의 기간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특히 북미는 과거에도 ARF 회담에서 공식·비공식 접촉 통해 대화의 동력을 이어갈 계기를 만든 경험이 있는 데다,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 간 역사적인 합의가 이뤄졌던 곳인 만큼 관련국이 외교력을 발휘할 경우 공전하는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싱가포르에서 YTN 김지선[sun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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