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꺾은 태극전사...비결은?

'세계 최강' 꺾은 태극전사...비결은?

2018.06.28. 오후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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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꺾은 태극전사...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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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회 / 스포츠 칼럼니스트

[앵커]
독일전 승리의 의미부터 앞으로 우리 축구계의 과제까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김현회 스포츠칼럼니스트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독일전 경기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인터뷰]
정말 감동적인 그런 승리였는데 이제 독일이 FIFA 랭캥에서 세계랭킹 1위잖아요. 한국은 57위였고 그리고 외신들의 일부 보도에서는 한국이 2:0으로 이기는 것보다는 독일이 7:0으로 이길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를 많은 분들이 예상을 하셨죠. 그리고 경기 전부터 경우의 수가 우리가 일단 두 골 차로 이기고 멕시코와 스웨덴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아는 상황이어서 이건 가능성이 거의 없다라는 많은 지적들이 있었는데 결국 16강에 가지 못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한 그런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비록 16강에 가지 못하면 아쉬워하고 기분 나빠해야 하는데 굉장히 행복했던 그런 이상한 경기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오늘 김현회 칼럼니스트의 넥타이를 보면 얼마나 기뻤는지 알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아시아에서 독일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것. 무엇보다 이렇게 독일을 상대로 약체가 이변을 거둔 것은 축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면서요.

[인터뷰]
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그런 단어가 나오더라고요. 카잔의 기적이라고.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경기이기 때문에 경기를 카잔의 기적이다라고 하는데요. 월드컵 역사상 아시아 국가가 최초로 독일을 꺾은 그런 사례입니다. 그리고 독일을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아시아 국가로도 이름을 올렸거든요. 독일이 지금까지 아시아팀한테 5골을 허용을 했는데 그중에 4골을 한국이 넣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독일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더라고요.

[인터뷰]
그리고 1938년 이후에 무려 80년 만에 처음으로 조별예선을 탈락했습니다, 독일이. 탈락을 우리나라 손으로 이끈 거죠.

[앵커]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인터뷰]
그리고 1990년부터는 독일이 무조건 조 1위로 다 16강에 올랐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그 독일을 꼴찌로 내렸습니다. 정말 의미가 큰 그런 승리였죠.

[앵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왜 이렇게 처음부터 못했을까거든요. 우리 선수들, 이번에 이렇게 잘할 수 있었던 비결이랄까요,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 안정환 해설위원의 말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은데요. 욕을 먹으니까 잘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 봤을 때는 너무 많은 비난을 한 거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지만 선수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런 비난 때문에 똘똘 뭉친 그런 느낌이 좀 있더라고요. 그리고 굉장히 간절한 그런 경기였고 이 선수들이 제가 파주에서 훈련할 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본인들이 유럽에서 돌아와서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훈련을 하루에 2번씩 하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그걸 이겨내는 그런 훈련들을 많이 했고 결국은 우리가 이전까지 2연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경기에서 만약 무너지게 되면, 허무하게 무너지게 되면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리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대표팀이 잘 못하면 대표팀으로서 끝나는 게 아니라 유소년에 대한 투자도 많이 줄고 그런 후원들도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책임감을 가지고 했던 그런 경기였습니다.

[앵커]
보통 우리가 한국 축구를 이야기할 때는 고질적인 문제로 수비 불안 그리고 골 결정력을 꼽는데 어제 같은 경우는 수비도 안정적이었고 공격도 괜찮았어요.

[인터뷰]
일단 신태용 감독이 고민 끝에 윤영선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그 부분이 성공을 한 것 같고요. 저는 이전까지 아쉬웠던 것은 우리가 경기력도 아쉬웠지만 운도 굉장히 따르지 않았던 그런 월드컵이었습니다. 우리가 독일전 전까지 3골을 실점을 했는데 그중에 3골이 페널티였고 1골은 오심에 의한 골이었거든요. 우리가 정말 명백하게 전술적인 실수로 실점한 골은 없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운도 어떻게 보면 실력의 일종이지만 우리가 굉장히 행운이 따르지 않은 월드컵이었고 월드컵 전에 일단 주축 선수 4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김진수 선수를 비롯해서 권창훈 선수 이런 선수들이 다 부상당했고 그다음에 대회를 하는 도중에도 박주호 선수가 부상을 당했고 기성용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우리가 전력의 절반 이상을 거의 메워놓고 하는 경기였거든요. 사실은 독일과의 승부라던가 스웨덴, 멕시코전을 보면 전력을 100% 이상, 한 120% 이상 해 줘야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우리가 잃고 경기를 하다 보니까 쉽지 않은 경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는데 운이 따랐다면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었더라면 16강 진출도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또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뭐니 뭐니 해도 여러 선수들이 다 빛났지만 손흥민 선수의 활약 정말 대단했어요.

[인터뷰]
손흥민 선수가 여러 골을 넣었지만 특히 저는 멕시코전의 그 골을 인상 깊게 꼽는데 본인 스스로 개인 능력에 의해서 뽑아낸 골이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독일전 두 번째 골도 후방에서 주세종 선수가 길게 차준 공을 거의 전력질주를 하면서 골을 넣었는데 이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정말 후반 풀타임을 뛴 선수의 체력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갓 경기에 투입된 선수처럼 그렇게 뛰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손흥민 선수가 이대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런 멘트를 하기도 했고 멕시코전이 끝난 다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바로 저 장면이었거든요. 지금 골키퍼가 나와 있는 상태에서 공을 길게 연결받은 즉시 전력질주해서 저렇게 골로 연결시켰거든요.

[인터뷰]
경기가 전력으로 뛰는 그런 장면이었잖아요.

[앵커]
다시 봐도 감동이네요.

[인터뷰]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본인 스스로도 주세종 선수의 골이 길어서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뛰어보고 싶었다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런 정신력이 이번 승리를 만들지 않았나 싶었고. 손흥민 선수도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손흥민 선수에게는 병역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지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못 따면 군대 가야 한다, 이런 상황인데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다면서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되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국민들의 마음을 많이 모은 것 같은데요. 청와대 청원을 통해서 내가 대신 군대 가겠다, 이런 분들도 있고 그리고 복무 펀딩을 하자. 내가 이틀 정도 해 줄 수 있다. 물론 가면 후회하겠죠. 이틀이라도 가면 후회하겠지만 복무 펀딩을 하는 분들도 있고 그리고 이번에 멕시코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이제 독일전에서 잘해서 멕시코가 결국 16강에 갔잖아요. 멕시코 국민들 중에서도 내가 손흥민 대신 군대를 가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만큼 손흥민 선수의 군대가 어떻게 보면 핫한 이슈가 됐는데요. 청와대 청원을 통해서 유예와 특례를 요구하는 그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또 이번 월드컵에서 깜짝 스타로 발돋움한 선수, 바로 조현우 골키퍼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조현우 선수가 월드컵 전까지 A매치가 6경기에 불과했어요. 굉장히 경험도 부족한 선수였는데 이 선수 별명이 대헤아거든요. 스페인의 유명한 골키퍼 데헤아 선수와 외모도 비슷하고 플레이도 비슷하다라는 그런 평가를 많이 받았는데 이번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는 데헤아가 스페인의 조현우가 아니냐 그런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데헤아를 뛰어넘는 그런 능력을 보여줬고요. 지금까지는 월드컵 조별예선을 통틀어서 세 번째로 높은 선방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조현우 선수가 굉장히 안정적인 그런 기량을 선보였는데 그러면서 해외에서도 많은 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이 선수가 본인이 경기 끝나고 나서 대구의 팬들, 대구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는데 대구FC 소속이거든요. 대구FC가 그렇게 관중이 많은 팀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 선수가 그런 말을 해 줌으로써 이 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더 열정적으로 조현우 선수를 응원할 그럴 각오입니다.

[앵커]
그리고 천당과 지옥을 오갔을 듯한 선수, 김영권 선수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 팀에 첫 골을 기록했거든요. 굉장히 지금 칭찬을 받고 있죠.

[인터뷰]
김영권 선수가 이번까지는 굉장히 많은 비난을 받았죠. 그리고 과거 최근에는 관중의 목소리 때문에 내가 의사소통이 안 됐다라고 해서 본인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관중을 탓하는 그런 뉘앙스의 발언 때문에 또 뭇매를 맞기도 했는데 이 선수가 최근 한 4년 정도 동안 굉장히 비판을 많이 받았거든요. 본인 스스로 경기 끝난 뒤에 내가 4년 동안 힘들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요.

이 선수가 굉장히 왼발 능력이 좋은 선수고 아시아 중국 무대에서도 거액의 돈을 받는, 인정받는 선수인데 유독 대표팀에 왔을 때만 조금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경기를 통해서 별명이 바뀌었더라고요. 신영권이라고 그 정도로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김영권 선수 이번을 계기로 마음고생 훌훌 다 털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김영권 선수 어제 첫 골이 터진 이후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나서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는데 정말 마음이 조마조마하더라고요.

[인터뷰]
정말 전 국민이 마음 졸였던 그런 시간인 것 같은데 이 VAR 판독이 이번 월드컵부터 도입이 됐거든요. 그런데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이전까지는 유럽팀들이 이득을 많이 보고 비유럽팀들이 조금 안타까운 경우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모로코 같은 경우에는 두 번이나 이 VAR 판독 때문에 안타까운 장면들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김영권 선수가 VAR 판독에 들어갔을 때는 많은 분들이 이거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는 거 아니야라고 했는데 이게 왜냐하면 명백한 온사이드였습니다.

지금 독일 선수의 발에 맞고 이게 패스가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오프사이드의 규정에 적용받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VAR 판독이 어떻게 보면 신의 한 수가 됐고 결국은 이 선수들이 빌고 또 빌었다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리고 그 영상을 보면 긴장하고 있다가 다 같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도 함께 그런 행동을 했을 것 같아요.

[앵커]
승리는 참 달콤했고요. 아직은 그 달콤함을 더 누릴 때인 것 같은데 과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축구의 과제, 축구협회도 있을 거고 감독, 코치진도 있을 거고, 선수들도 있을 겁니다. 좀 짚어주신다면요?

[인터뷰]
많은 분들이 축구협회의 개혁도 얘기하는데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4년마다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우리 자국 리그의 활성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멕시코 같은 경우에는 우리와 멕시코의 경기를 할 때 우리나라 선수들이 대부분 평균 관중이 본인 소속팀에서 평균 관중이 2000명, 3000명에 불과했거든요.

그런데 멕시코 같은 경우 자국 리그의 평균 관중이 홈에서 한 4만 명 이상입니다. 그러니까 매번 월드컵 같은 열기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와 2000, 3000명의 관중 앞에서 하는 선수가 동등하게 붙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앞으로는 우리가 자국 리그를 탄탄히 만들어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현회 스포츠 칼럼니스트와 함께 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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