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화학물질 검출...전문가가 말하는 위험성

대구 수돗물 화학물질 검출...전문가가 말하는 위험성

2018.06.22. 오후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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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교수

[앵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수질오염 문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에 대구 지역 수돗물에서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질은 어떤 것인지 전문가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생소한 물질인데요. 대구 수돗물에서 검출된 과불화화합물, 어떤 건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사실은 그렇게 낯선 물질도 아닙니다. 많은 청취자들께서 아마 테프론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프라이팬에 음식이 눌어붙지 않게 해주는 매끈매끈한 물질이죠. 테프론의 단량체에 해당되는 물질들입니다.

탄화수소의 수소 대신 불소라는 원소가 치환돼서 만들어진 물질인데요. 테프론이나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의 지붕 또는 냉장고의 냉매로 사용하는 CFC, 이런 것들이 과불화화합물하고 비슷한 화합물들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프라이팬 코팅제로 사용하는 이런 화학물질이 물에서 검출됐다니까 좀 의아한데요. 그런데 이번에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의 농도가 리터당 100나노그램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유해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아마 굉장히 비슷하게 들려서 이게 뭔가 싶을 텐데 굉장히 작은 단위입니다. 아까 보도에서도 ppt라는 단위를 쓰셨죠.

우리가 ppb는 많이 들어봤는데 ppt는 새로운 겁니다. 이건 1조분의 1이라고 하는 뜻이고요. 나노그램이라는 것은 10억 분의 1입니다.

우리가 뭐가 굉장히 적게 들어 있다 그러면 밀리그램이나 마이크로그램을 얘기하는데 이 나노그램은 마이크로그램의 1000분의 1에 해당되는 양입니다.

그러니까 숫자를 써놓고 5배, 10배 이러니까 굉장히 많이 나온 것 같은데 굉장히 적은 양이 검출됐다.

그러니까 환경부의 이 유해물질 검출 실력이 굉장히 향상됐다, 이런 뜻이고요. 그런데 그걸 너무 그냥 정보 없이, 소개 없이 마구 발표를 하니까 필요 이상으로 걱정이 과장되는 것 같아서 좀 우려스럽습니다.

[앵커]
이번에 과불화화합물 가운데서도 문제가 된 게 과불화헥산술폰산이라는 것인데요. 이게 주민들에게 일각에서 발암 물질으로 알려져서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환경부는 발암물질이 아니다, 이런 입장인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인터뷰]
발암물질로 확인된 과불화물, 그러니까 이것도 사실 발암물질이라고 그러면 안 되는데 과불화옥탄산이라고 하는 물질이 있습니다.

그것도 과불화불의 일종인데 이건 동물에서의 발암성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됐는데 인체 발암성, 사람한테서의 발암성은 아직 굉장히 자료가 부족하다 이런 상태입니다.

그래서 2B군으로 분류되어 있는데요. 이걸 굉장히 많이 장기간에 걸쳐서 섭취를 하는 경우에는 면역이나 간이나 갑상선이나 이런 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자연재에 있는 물질이 아니고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섭취해야 될 필요는 없는 건데 그렇다고 무슨 복어 독이나 독버섯에 들어 있는 독처럼 맹독성 물질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굳이 섭취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서워 할 필요도 없는 그런 물질입니다. 그리고 지금 검출된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아무리 독성이 강한 물질이라도 굉장히 적은 양을 섭취하면 아무 문제가 없게 되는 게 상식입니다.

그러니까 특히 지금 상황은 이게 어디 우연히 들어간 게 아니라 이것을 사용하는 공장이 있었습니다.

이걸 왁스 만드는 데도 사용하고 의류의 방수성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도사용하고 몇몇 공장에서 사용하는데 많은 공장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요.

특정 기업에서 사용을 하는데 거기에서 아마 폐수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방류를 해서, 무단 방류를 해서 생긴 일입니다.

그러니까 환경부가 곧바로 그 공장들을 확인을 해서 거기에 가서 조치를 했기 때문에 지금 차단을 시켰다고 주장을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해결을 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앵커]
일단 지금 검출된 수준이 문제가 될 정도로 많이 검출 된 건 아니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런데 이게 먹는 수돗물에서 발견이 됐기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이 화학물질이 또 집에서 수돗물을 끓이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보리차로 수돗물을 끓여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물질이 오히려 끓일수록 더 위험하다고 하던데 실제 그렇습니까?

[인터뷰]
그건 좀 과장된 얘기고요. 이 화합물은 끓인다고 해서 분해되거나 사라지는 물질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증발이 잘 되지도 않고 잘 깨지지도 않는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끓이거나 이게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로 걸러질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에요.

양이 많으면 정수기로 걸러지는데 워낙 양이 적기 때문에 정수기를 거의 다 통과해버립니다.

그래서 그렇게 뾰족하게 이 과불화물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 특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제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양이 워낙 적고 독성이 그렇게 맹독성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어쨌든 뒤늦게라도 사업장을 확인해서 차단을 했다고 하면 사전에 이걸 차단하지 못했을까라는 그런 아쉬움이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게 아쉬운 거죠. 그걸 어떤 지역에 어떤 공장에서 폐수를 방류했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문제를 제기해놓고 그다음에 사실은 며칠 만에, 며칠이 아니라 몇 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거든요.

그러니까 환경부가 이렇게 극미량의 유해물질까지 찾아낼 수 있다 하는 것은 좀 안심이 되는 부분이고요.

조금 더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서 조처까지, 차단 조처까지 하고 국민들한테 같이 좀 알려줬었으면 훨씬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구하고 부산이 문제가 되는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이건 서로 독립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대구에서 배출된 유해물질이, 과분화물이 부산까지 흘러가서 문제가 된 게 아니고요. 부산까지 흘러가는 동안 이건 다 묽어져서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부산에서 검출된 과불화물은 부산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무단 방류가 일어난 겁니다. 이걸 같이 발표를 하고 서울, 부산, 대구 이렇게 해서 비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고요.

그 지역의 공장에서 무단 방류가 얼마나 일어났는가가 문제인 거죠. 서로 어디가 어디보다 7배가 많다, 10배가 많다는 아무 의미가 없는 지적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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