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을 기다린 팽목항..."가족과 어서 만나길"

천일을 기다린 팽목항..."가족과 어서 만나길"

2017.03.23. 오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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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 가족들로 가득했던 진도 팽목항은 천일 넘는 기다림을 견뎌온 만큼 차분하고 조용한 모습이었습니다.

인양 소식을 들고 먼 길 달려온 추모객들은 미수습자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가족과 만나기를 기원했습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4년 4월.

참사 소식에 희생자 가족들은 침몰 현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을 찾아 팽목항에 모였습니다.

구조에 대한 기대가 점차 사그라지고 시신이 하나둘씩 발견되면서 팽목항은 점점 절규로 가득 찼습니다.

그리고 3년.

시간이 멈춘 팽목항에 다시금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한쪽에서는 3년 전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잡고 있던 난간에 조심스레 꽃을 매답니다.

부디 인양이 별 탈 없이 마무리되기를, 미수습자들이 어서 빨리 가족을 만나길 빌고 또 빌어봅니다.

[김성훈 /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 국화가 아닌 예쁜 꽃들을 아이들이 살아있다면 직접 줄 텐데, 이렇게라도 한다는 것에 대해 마음의 위안을….]

팽목항에서 24km, 인양 작업이 한창인 참사 해역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이곳을 찾은 이들도 조용히 술렁였습니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색 깃발이 항구 곳곳에서 흩날렸고, 먼 길 찾아온 추모객들이 말없이 눈물을 삼켰습니다.

[백애순 / 광주광역시 신안동 : 부모의 심정으로 진짜 천 갈래 만 갈래 (가슴이) 찢어지죠. 애들이 정말 착해, 정말 착해서 저랬어라며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월호 인양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계신 자리에서 기도와 간절함을 보내달라.

세월호 인양 현장으로 떠나기 전 미수습자 가족이 남긴 말처럼, 팽목항은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가득했습니다.

YTN 권남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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