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대기업 만남에 '오뚜기'는 왜?

청와대-대기업 만남에 '오뚜기'는 왜?

2017.07.24. 오후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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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남을 갖습니다.

청와대가 발표한 초청 기업인데요.

굵직한 대기업 명단에 어깨를 나란히 한 게 좀 의아한 기업이 있죠.

바로 '오뚜기'입니다.

먹거리 기업이기에 친숙하긴 하지만 자산 규모로 따져보면, 이 대기업 중 자산규모가 가장 적은 CJ의 28조 원과 비교해도 차이가 한참 나는 1조 5천억 원입니다.

100위 권에도 들지 못하는 중견 기업 오뚜기는 어떻게 청와대의 초청을 받게 됐을까요?

먼저 '일자리' 측면에서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자'는 뚜렷한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뚜기는 비정규직 비율이 1.13%에 불과합니다.

대다수의 식품 기업이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대형마트 시식코너의 사원들도 대체로 정규직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가진 일자리 정책 지향점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죠.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우수사례가 있는 기업이라는 점도 언급했는데요.

누리꾼들이 오뚜기를 부르는 별명은 갓뚜기입니다.

오뚜기의 각종 미담이 전해지면서 신을 뜻하는 'GOD'과 '오뚜기'를 합해 만든 겁니다.

먼저 꼼수 없는 '상속세 납부'가 꼽힙니다.

현 회장인 함영준 회장이 故 함태호 선대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1,5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5년 동안 분납하기로 한 겁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재벌의 편법 상속 논란이 자주 일다 보니 화제가 됐고요. 모법 상속 기업인으로 불렸습니다.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감은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9월, 故 함태호 회장이 작기 전 315억 원 상당의 개인 주식을 밀알 복지재단과 오뚜기 재단에 '몰래' 기부했던 일도 화제가 됐고요.

24년 동안 꾸준히 4000여 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에게 수술 비용을 지원해 준 사실도 덩달아 알려지면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故 함태호 회장의 빈소에는 심장병 수술을 받은 어린 학생들의 조문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하죠.

운전기사에 대한 회장의 폭언 프렌차이즈의 갑질 횡포, 편법 상속까지 일부 기업인들의 일탈에 국민들의 시선이 차가왔죠.

청와대의 깜짝 초청은 '착한 기업', '존경받는 기업'이 된 오뚜기에 대한 격려와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 담겨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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