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K'·'미스터 UN'이 보는 북핵 해법

'미스터 K'·'미스터 UN'이 보는 북핵 해법

2017.07.10. 오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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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식 / 前 통일부 차관, 오 준 / 前 UN대사

[앵커]
오늘 저희 뉴스인이 미스터K와 미스터UN를 초대했습니다. 과거에 남북 비밀접촉을 할 때면 통일부의 K 국장, 이런 식으로 해서 미스터 K라는 별칭이 붙었었다고 합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자리했고요. UN에서의 연설로 많은 분들에게 알려진 분이죠. 오준 전 UN대사 초대했습니다. 두 분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문 대통령, 오늘 귀국했는데요. 양자회담, 또 다자외교 보시면서 어떤 부분이 제일 인상적이셨는지, 어떤 부분이 제일 큰 성과였다고 보시는지부터 한번 두 분께 듣겠습니다. 먼저 차관님.

[인터뷰]
외교적인 문제는 우리 오준 대사님께서 말씀하실 것 같고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 우리의 입장을 정리하고 또 그 입장에 대해서 관련국들의 동의를 받았던 그런 내용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또 단계적 협정이라든지 그런 것을 합의를 했지만 우리가 안고 있는 숙제도 그대로 또 확인이 됐다 이렇게 봅니다. 핵 문제가 상당히 엄중한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단합해서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되는데 서로 입장 차이가 있었다는 걸 확인한 것이 이번 정상회의의 과제였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베를린 선언의 수위는 적절했다고 보셨습니까,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인터뷰]
베를린 선언은 우리 정부가 이제까지 계속해 왔던 통일 정책, 대북 정책을 총망라한 것이었고 이제까지 계속 검토가 됐던 그런 사항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통일 정책의 연속선상이라든지 이런 것에서 보면 바른 방향이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다만 현재 상황에서 과연 이 베를린 선언이 실효성이 있느냐,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조금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오준 대사님은 이제 귀국하신 지 꽤 되셨죠? 얼마쯤 되셨죠?

[인터뷰]
한 반 년 넘었습니다.

[앵커]
반 년 정도. 그 전에 한참 해외 계셨던 거죠?

[인터뷰]
다 합쳐서 6년 반 정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서울 생활이 적응 되셨습니까?

[인터뷰]
네, 아주 적응 잘 됐습니다.

[앵커]
이번 G20 정상 외교,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글쎄요, 문 대통령 취임하신 후에 한 2개월 정도밖에 안 됐는데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G20에 참석, 연달아했잖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말하자면 국제적인 정상외교에 데뷔를 하셨다 그렇게 봐야 되는데 제가 볼 때는 대체로 순탄하게 정상외교를 시작한 것으로 봅니다. 특히 G20은 다자외교인데요. 보통 그 전에는 대통령들이 첫 해에 UN에 9월달에 가서 다자외교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보다 앞서 주요 20개국 정상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는 건 저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미국의 UN대사, 헤일리 대사, 개인적으로도 잘 아시나요?

[인터뷰]
그분은 저하고 겹치지는 않았고요. 누구인지는 압니다.

[앵커]
헤일리 대사가 G20 끝난 다음에 강력한 조치가 있을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계속 압박을 더 강화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이 어떤 수위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UN에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의 협의가 시작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기에 있어서 말하자면 과거에는 미국이 중국과 먼저 한 2개월이 걸리든 3개월이 걸리든 합의를 해서 채택을 하는 수순을 밟았는데 이번에는 그것보다는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예상하고요. 또 그렇게 이미 얘기했고요, 헤일리 대사가. 그래서 심지어는 만들어서 낼 테니까 만약 반대하면... 반대하면 거부권을 쓰는 거거든요, 중국이나 러시아는. 그러면 우리가 단독으로 행동하겠다, 이런 표현까지 썼는데요. 그런 강한 의지를 보이는 거겠죠. 일단 합의를 도출하려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단독으로 행동하겠다는 것은 안보리 차원에서의 결의가 안 되면 그냥 미국 정부가 스스로 어떤 행동을 하겠다, 그런 얘기인 거죠?

[인터뷰]
그렇죠. 지난번에 단둥은행이라든지 이런 걸 보셨잖아요.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이지만 굉장히 효과가 있죠. 말하자면 북한과 거래하는 다른 회사들이나 은행에 대해서는 미국과 거래 못한다, 이런 식으로 나가는 거니까 실질적인 효과는 있죠. 그런 것을 포함해서 단독 행동도 아마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제일 많이 거론되는 강력한 대북제재라는 것이 중국이 원유 수출 중단하는 것하고 지금 말씀하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까지 제재하는 것. 그 두 가지이지 않습니까? 차관님 보시기에 그 두 가지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인지와 두 가지가 실제로 이루어질, 실행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인터뷰]
우선 그 두 가지 조치가 실행이 된다면, 특히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이라든지 소비 제품 수출이 중단된다면 그건 상당히 강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이 UN 차원에서 금방 오 대사님 말씀하셨다시피 UN 차원에서 합의가 돼서 추진된다면 원만하게 추진되겠지만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국에 그런 요구를 했을 때 중국이 거부한다면 그건 실행이 안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조치들, 그러니까 이제까지 중국의 입장을 보면 북한의 안정을 심하게 흔든다든지 아니면 정권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그런 조치들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반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두 가지 조치가 본격적으로 실행이 된다면 북한으로서의 상당히 불안정한 그런 상황이 조성될 거라고 저는 보고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중국이 협조하겠는가,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회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원유 수출 중단하는 거야 중국이 안 하면 못하는 거지만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는 미국이 만약에 단독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런데 이제까지 중국의 입장을 보면 단독 행위, 이것은 반대한다. UN 차원에서 그걸 결의를 통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한다든지 그건 찬성을 하는데 미국 국내법에 따라서 중국의 기업을 제재한다든지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고 그런 조치들이 취해진다면 아마도 미중 간에 상당한 갈등이 조성될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6.25 이후 최대의 위기다라고 캐나다 총리하고의 회담에서 규정했는데 동의하십니까?

[인터뷰]
그런 부분이 있죠. 그런 위기상황으로 가지 않는 것이 물론 바람직하지만 북한이 지금 오판을 해서 기술적인 이유든 무슨 이유이든 간에 핵실험 한 번만 더 하면 되는데 미사일 실험 한 번만 더 하면 되는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도발을 할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태까지 이야기한 것이 있기 때문에 강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원하지 않아도 상황이 비화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6.25 이후 최대의 위기가 아니냐는 말씀이, 그런 국면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오 대사님은 UN에서 그동안 계속 강대국들, 우리 주변들의 주변 4강의 움직임을 아주 지근거리에서 지켜보셨고 그 기류를 읽으셨을 테니까. 그래서 제가 궁금한 건데요. 만약에 어떤 경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트럼프 정부가 대북, 이른바 군사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군사옵션도 검토는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군사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면 그런 군사옵션까지 검토를 해야 북한이 오판을 하지 않을 거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런 것이 억제력인데. 그런 검토는 물론 있다고 저는 봅니다마는 북한이 더 이상의 오판을 하지 않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미국하고 전쟁을 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거라고 저는 보고요. 미국의 의지를 시험하는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시험하지 않는 게 좋겠죠.

[앵커]
북한이 지금 대체 어떤 생각인가. 북한 지도부가 과연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 것인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이고 또 굉장히 궁금한 부분이거든요. 북한 정권의 속성에 대해서는 사고의 구조에 대해서는 김 차관님이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잘 파악하시는 분일 것 같은데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인터뷰]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는데 이제까지 쭉 북한이 하는 얘기라든지 하는 행태들을 보면 일단은 자기들은 핵 보유를 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핵 보유를 해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그런 수준까지 간 다음에 미국하고 대화를 통해서 핵 보유국으로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든 아니면 묵인을 받든 그런 상황까지 가고 그런 상태에서 미국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고요. 그렇게 한 다음에 한반도 차원에서는 자기들이 힘의 우위를 가지고 한반도 질서를 주도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도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마는 이런 북한의 입장을 좀 미국이 인정을 해 달라. 그래서 미국과 대화를 통해서 그런 문제들을 전략적으로 협의를 해 나가자, 이런 것으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 대목이 아마 우리 사회에서도 북한과의 핵 협상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인데요. 한쪽은 대화를 통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된다라는 한쪽의 입장이 있고 한쪽은 북한이 어떤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핵을 인정받는 것이 북한 협상의 최종 목표이다라고 보는 시각이 있고. 차관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인터뷰]
우리 내부에 그런 양론이 있는데 그걸 지금 문 대통령께서 정리를 하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단 압박을 통해서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유도를 해야 되겠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서 이걸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된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금방 말씀하신 두 가지 입장을 같이 모아놓은 것인데요. 문제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압박이 있느냐, 없느냐 그런 문제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압박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특히 강대국들이 힘을 모아가지고 해야 되는데 현재 그 상황에서 미중 간의 갈등 또는 한중 간의 차이, 이런 문제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떤 식으로건 비핵화 테이블로 일단 끌어내고 거기에서 대화를 통해서 최종적으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라고 보시는 겁니까?

[인터뷰]
저는 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요. 다만 그렇게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안 되고 있다, 그렇게 보는 거죠. 그래서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어쨌든 북한 핵 문제는 국제 비확산 체제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비확산을 책임지고 있는 나라들이 강대국들입니다. 이 강대국들이 자기 책임을 다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강대국 외교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한 가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른 나라에서 또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 지금 북한의 비핵화는 가능성이 없으니까 이제는 핵 동결을 목표로 해야 된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물론 비핵화 과정에서 핵 동결이라는 과정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는 핵 동결은 우리한테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그런 것을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앵커]
핵 동결이라는 것이 그러니까 지금 수준까지에서 더 이상 못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자. 그건 오히려 더 위험하다?

[인터뷰]
제가 봐서는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 상태로도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 하에 있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ICBM을 개발하고 핵탄두 소형화를 하고 하는데 그런 문제들은 미국에 대해서 위협이 되는 상황이고 지금 벌써 한국은 북한의 핵 위협 하에 들어와 있다,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만약에 핵 동결을 목표로 하고 그 상태에서 끝난다면 지금 북한 핵 문제 관련해서 미국이나 중국이 손을 떼는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로서는 우리 한국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가야 되는데 그 핵 문제를 풀 수 있는 한국의 힘은 없다라는 그런 거죠. 그래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겁니다.

[앵커]
중요한 대목을 지적하신 것 같습니다. 과거에 남북 간 접촉을, 물밑에서 접촉을 많이 해 보셨는데 어떻습니까? 그때 북측 인사들한테서 느낀 어떤 핵 문제에 대한, 핵에 대한 심리 상태랄까요, 아니면 자세랄까요? 그런 것을 감지하거나 들으시거나 한 게 있습니까?

[인터뷰]
비공개 접촉에서 그런 내용들을 제가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은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다만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이 조금씩 바뀐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게 김일성 시대, 김정일 시대, 김정은 시대 이렇게 세 시기로 나눠볼 수 있는데 모든 분들은 같다고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김일성 시대에는 핵 문제를 포기를 하고 미국하고 관계 정상화를 해서 안보와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그런 생각을 좀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시대 들어오면서 과거 핵 문제에 대해서는 모호성을 계속 유지를 하면서 미국하고 관계 정상화가 좀 안 됐다는 말이에요. 그렇지만 김정일 시대 때는 그래도 비핵화가 최종적인 목표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국제사회하고 협상을 하고 남북 관계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는 자기들이 헌법에다가도 자기들 핵 보유국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이제는 비핵화라는 건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북한은 핵 보유국으로써 핵군축회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말라 이렇게 얘기를 하고 특히 남북 관계에서는 남한이 남북대화에서 핵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그리고 남한이 그 문제에 끼어들지마라, 이런 상당히 저희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그런 조건들을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신 베를린 선언,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께서 발표하신 그 선언도 사실은 북한의 이런 입장과 충돌이 되는 면이 상당히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대사님이 UN에서 느끼시기에 각국이,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그리고 북한의 핵에 대해서 느끼는 어떤 감정이나 여론이나 그런 것이 어떤지. 민심이 천심이라고 결국 그런 것들이 작용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인터뷰]
그게 시간에 따라 변하는데요. 그래서 조금 전에 김 차관님이 말씀하신 포인트가 사실 중요합니다. 저도 그건 동의하는데 동결이라는 것이 의미가 별로 없는 시점에 들어섰을 수 있다는 건데요. 왜냐하면 이게 핵 능력이라는 것은 어차피 추정되는 능력입니다. 실증되는 게 아니고. 어떤 나라도 핵 무기를 미사일에 실어서 실제로 쏴본 나라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핵 능력을 80%를 가졌든 90%를 가졌든 이제 이 나라가 핵실험을 몇 번 하고 중지했으니까 능력을 가졌다고 봐야 되는구나, 인도나 파키스탄이나 이스라엘 다 마찬가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만약에라도 이번 시험을 마지막으로 앞으로 시험을 안 한다. 그러면 우리는 박수를 쳐야 될 게 아니고 긴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원하는 것은 얻었다는 뜻이니까요.

이번에 북한이 이야기한 것처럼 재진입 기술까지 완성했다, 그러면 제가 볼 때도 지금 지하핵실험을 5번을 했고 미사일 실험을 30여 번 했고.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었다. 그러면 그 두 가지를 결합해서 핵 무기를 미사일에 싣고 쏘아보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면 이제 원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렇게 봐야 되기 때문에 오히려 중지하는 순간이 그런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동결이라는 게 별 의미가 없고요, 이제는. 그냥 북한이 핵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추정하고 목표를 그것을 포기하는 데 둬야 합니다. 포기하려면 결국 압박을 통해서 대화를 해야 되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대화라는 것은 비핵화 대화가 돼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도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지만 그 압박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없습니다. 대화를 하려고 압박을 하는 거죠.

[앵커]
UN에서요, 미국하고 중국의 발언권, 힘의 균형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게 지금 어떻게 됩니까?

[인터뷰]
물론 여태까지의 모든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는 미국과 중국이 합의하면 90% 이상 합의된 걸로 했습니다, 다른 모든 안보리 이사국들이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런 패턴을 할지는 제가 확실치는 않습니다마는 결국은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가장 큰 이해를 가지고 있다. 그다음에 우리나라도 있지만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와 일본과는 항상 협의를 하지만. 결국은 미국 중국의 입장이 중요하다, 이렇게 봐야 되고요. 저는 그래서 이번 G20에서도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한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 표현에 저는 반대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라면 미국이 주도해서 비핵화를 빨리 달성할 수 있다면 미국이 주도하게 해야 되고요. 중국이 주도해서 빨리 비핵화가 달성될 것 같으면 중국이 주도하게 해야 됩니다. 우리가 나서서 물론 비핵화가 빨리 될 것 같으면 우리가 주도해야죠. 그렇게 실용적으로 생각을 해야지 우리는 말하자면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 이런 식의 사고방식은 실제 비핵화 노력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미중 정상들이 석 달 만에 이른바 밀월이 끝났다고 하는데 이번 G20에서 만나서 서로 이견을 노정했다고 하는데, 북핵 문제에 대해서. 그게 두 나라가 합의해서 그게 비핵화를 위해서 진전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그걸 기대해도 되는 겁니까?

[인터뷰]
지난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말하자면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어느 정도 들어주면서 대신에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하는 데 앞장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어떤 북한의 태도 변화라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니까 미국에서도 실망을 하고 중국이 조금 더 해야 된다, 이렇게 하고 압박을 하고 있는데요.

중국도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이 비핵화가 되는 것이 자기 자신의 여러 가지 이익에, 그러니까 아까 차관님 말씀하신 그런 비핵화뿐 아니고 동북아에서의 전략적인 이해 관계에도 북한이 핵을 가지면 자연히 남한과 일본의 군사력이 더 증강될 것이고 미국의 핵우산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에게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중국도 저는 분명히 노력을 할 거라고 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차관님께는 이번 신 베를린 선언, 베를린 구상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사실상 제의했지 않습니까?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굳이 안 하겠다고... 실익도 있을 것 같은데, 김정은 정권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고 보시는지 또 이산가족 상봉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이라고 보시는지?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대로 신베를린 선언은 내용과 형식, 구조를 보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17년 전에 하셨던 베를린 선언과 유사합니다. 거의 다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유사한데. 그때 베를린 선언을 통해서 정상회담의 의제를, 어젠다를 제공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6.15공동선언이 나왔고, 그러니까 정상회담 후에 6.15 공동성명이 나왔고 그걸 집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좀 있었지 않습니까?

특히 핵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그렇지만 또 노무현 대통령 시기에 핵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가는 국면이 있었습니다. 소위 2. 13합의라고 해 가지고. 그런 연후에 2007년도 10. 4정상회담을 했었는데 그 구조들이 다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베를린 선언을 보면 그런 합의들, 이게 전부 포함이 되어 있고요.

또 하나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통일정책에서 이제까지 검토됐던 사항들이 다 포함이 된 내용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런 선언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런 내용들이 실천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베를린 선언,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께서 하신 신 베를린 선언을 보면 북한의 비핵화를 상당히 강하게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비핵화가 되는 그런 과정 또는 전제를 바탕으로 해서 한반도의 평화 협정을 맺는다든지 또 한반도의 신 경제지도를 그린다든지 이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물론 신 베를린 선언에 북한이 관심을 가질 만한 여러 가지 사항들이 있는데요.

그런 사항들, 그러니까 그런 실리적인 것과 비핵화라는 그런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지금 북한이 검토를 하고 있을 텐데요. 크게 봐서는 현재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그런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비핵화가 걸려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인터뷰]
비핵화 문제는 지금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남한이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거론하지 말고 핵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과의 공조도 중지하고 그리고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남북 관계를 개선하자는 그런 요구들을 지금 계속 해 왔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한 달 전인가 그것도 북한에서 9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바로 그런 내용들입니다. 그래서 큰 전략적인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신베를린 선언이 북한의 구도하고 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오늘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그리고 오준 전 UN대사 두 분에게 한반도 상황, 진단 들었습니다. 두 분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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