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증도가자', 세계 금속활자 역사 바꿀까?

[뉴스인] '증도가자', 세계 금속활자 역사 바꿀까?

2017.04.13.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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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오래된 금속활자로 공인된 활자는 고려시대인 1377년에 나온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활자입니다.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책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138년이나 전에 찍힌 '증도가'라는 불교 서적을 찍은 활자가 현존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세계 금속활자 역사가 또 한번 바뀌게 되겠지요.

하지만 '증도가'를 찍은 활자라는 뜻의 '증도가자'는 7년째 진품인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239년, 고려 조정이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간행했고, 이 책은 보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지난 2010년 경북대 남권희 교수가 증도가를 찍은 활자라며 증도가자를 공개했습니다.

다보성 고미술이라는 사립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활자였습니다.

공개 직후 학계에서는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정확한 연대를 추정할 수 없고, 출처와 전승 경로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반론의 요지였습니다.

게다가 지금 남아있는 '증도가' 책은 금속활자로 찍은 것이 아니라 금속 활자의 복사본인 목재 활자로 찍어낸 것이라 정답을 찾기는 더 어려웠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활자에 묻은 먹 성분을 탄소 연대로 분석해 이 중 62점이 12세기에 제작된 증도가자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먹의 제작 시기가 12세기라고 해서 활자까지 당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됐습니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문화재청은 공개 검증으로 의견을 수렴했는데요.

여기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증도가자'와 '증도가'의 서체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고 분석한 결과를 내놨고, 결국 진위 논란은 더 가열됐습니다.

오늘 문화재청은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만약 진품으로 결론이 나 보물로 지정되면 '직지심체요절보다' 앞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정되는 것이고 전세계 역사책도 바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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