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전설의 주먹이 다시 링위로' 장정구· 유명우

[인물파일] '전설의 주먹이 다시 링위로' 장정구· 유명우

2017.02.03. 오후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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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는 추억이 많은 스포츠입니다.

1980년대 프로 권투 경기가 열릴 때면 온 동네 사람들이 TV 앞에 모여 그들이 보여주는 근성에 희열을 느끼곤 했지요.

특히 사각의 링 위에서 이 두 사람이 경기를 펼칠 때면 거리가 한산할 정도였습니다.

바로 이 두 선수, 짱구 장정구 선수와 작은 들소 유명우 선수.

주먹 하나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사나이들, 이제는 중년이 된 전설의 두 주먹이 다시 그리고 함께 링 위에 오릅니다.

천재가 노력까지 하면 이길 수가 없다는 말이 있죠.

권투계에서는 장정구 선수를 두고 이 말을 했습니다.

미용실에서는 장정구 파마머리를 해달라는 주문이 많을 정도로 당대 스포츠 스타였습니다.

세계 챔피언 파나마의 사파타 선수에게서 챔피언 벨트를 빼앗아 오던 장면은 당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데뷔 2년 뒤 사파타를 상대로 생애 첫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판정패를 당했습니다.

6개월 뒤인 1983년 사파타를 상대로 짜릿한 복수에 성공합니다.

3회 TKO 승을 거머쥐며 WBC 라이트 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이 장면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최고의 뉴스였습니다.

WBC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15차례나 방어하며 보여준 악바리 같은 모습에 팬들은 매료됐습니다.

유명우 선수는 주무기를 보시면 바로 기억하실 겁니다.

바로 이 소나기 펀치입니다.

슬로우 스타터라고 불릴 정도로 천천히 상대를 파악하다가 상대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쏟아 치는 레프트 라이트 연타.

마지막에 터지는 이 소나기 펀치에 상대가 무릎을 꿇는 순간! 지켜보던 팬들은 열광하곤 했습니다.

유명우 선수는 WBC와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WBA 주니어 플라이급 세계 챔피언이었습니다.

장정구 선수보다 2년 늦은 1985년 세계 챔피언이 된 유명우 선수는 타이틀을 17차례나 방어했는데, 지금도 깨지지 않은 한국 프로권투 최다 연승입니다.

양대 세계 챔피언을 보유하게 된 대한민국.

이 두 선수로 당시 권투의 인기는 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쯤 맞붙었을 법 한 두 복서.

권투계에서는 둘 중 한 명이 지게 되어있는 맞대결에서 한 명의 챔피언을 잃어야 하는 것에 부담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의 매치'로 기대한 두 사람의 대결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54세, 53세. 이제는 중년이 된 두 전설의 맞대결이 독도에서 마련됩니다.

3·1절을 기념해 독도 사랑을 일깨우고, 식어버린 권투의 인기도 되살려보자는 취지로 다시 글러브를 끼기로 했습니다.

30년 세월을 뛰어넘어 성사되는 대결.

그들을 추억하는 팬들에게는 승패보다는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매치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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