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한국을 사랑한 미국대사 마크 리퍼트

[인물파일] 한국을 사랑한 미국대사 마크 리퍼트

2017.01.13.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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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2년 3개월 임기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세준이 아빠', '동네 아저씨' 리퍼트 대사의 별명이죠.

임기 내내 한국인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던 대사였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의 남자'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를 거쳐서 2014년 만 41세,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열린 주한대사 취임 선서식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띠동갑 형과 아우의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럼없이 한국에 적응하는 모습, 한국을 사랑하는 장면은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프로야구 두산의 팬을 자처한 리퍼트 대사는 야구장에서 종종 목격되기도 하고 치맥을 즐기고, 폭탄주를 마시고, 찜질방을 가보기도 하면서 한국인들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재임 기간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도 있었습니다.

2015년 3월 있었던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기억하시죠.

초유의 대사 테러 사건으로 리퍼트 대사가 얼굴에 자상을 입으면서 한미동맹이 손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때 보여준 의연한 대처는 한국인들에게 리퍼트 대사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죠.

얼굴과 손을 80바늘이나 꿰매는 큰 수술을 했음에도 직접 또박또박 한국어로 말한 '같이 갑시다'는 리퍼트 대사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말이 됐습니다.

[마크 리퍼트 / 주한 미국대사(2015년 퇴원 전 기자회견) :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한국국민이 공감해주고 성원해줘서 가족들도 감사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 저희의 사랑과 애정은 더욱 커졌고 미국과 한국의 끊어질 수 없는 고리에 대한 생각도 더욱 굳건해졌습니다. 한국분들이 불러주신대로 저는 계속해서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입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한국과 미국, 같이갑시다.]

두 아이의 이름에서도 한국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묻어납니다.

두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났는데요.

세준, 세희라는 한국 이름을 아이들의 미들 네임으로 넣은 겁니다.

'특별한 이 나라를 기억하길...!' 이란 바람을 담아 아이들의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마크 리퍼트 대사.

권위의 옷을 벗어 던지고 높은 담을 허물어 한국인들로부터 누구보다 사랑받았던 주한미국대사.

한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리퍼트 대사의 애정과 헌신은 평생을 불릴 세준, 세희의 이름처럼 한국민에게도 오래도록 기억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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