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할 수 있다' 펜싱 금메달 박상영

[현장 인터뷰] '할 수 있다' 펜싱 금메달 박상영

2016.08.27. 오전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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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할 수 있다' 펜싱 금메달 박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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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수 있다' 펜싱 금메달 박상영

[질문]
막내 박상영은 펜싱(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인터뷰]
일단 심부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질문]
금메달 가져왔죠?

[인터뷰]
메달은 어머니가 들고 있을 텐데. 받아 올까요?

[질문]
(목에) 걸고 있다가 주머니에 넣지 않았어요?

[인터뷰]
아…그런가? 그럼 내가 들고 있나 보다. 좀 모자란 (것 같아요.)

[질문]
최초 에페 금메달리스트인데 (소감은?)

[인터뷰]
아직 최초라는 타이틀이 뿌듯하고 의식은 안 되고요. 세계 랭킹 3위인 게자 임레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질문]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 전까지 했나요?

[인터뷰]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고요.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페) 은메달도 최초였거든요.

은메달도 잘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고생한 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는 이기고 싶다. 할 수 있다.

소망, 희망을 잡기 위해서 혼자 한 주문이죠.

[질문]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한 팡트…팡트 맞나요?

[인터뷰]
네. 팡트. 많이 아시네요.

[질문]
(팡트 공격을) 생각한 건가요. 아니면 즉흥적으로 나온 건가요.

[인터뷰]
그건 즉흥적으로 나왔어요. 단순하게 그런 동작을 하면 잘 될 것 같아서 그 동작을 선택하게 됐어요.

[질문]
'할 수 있다'고 되뇌는 장면을 다시 봤을 때 기분은?

[인터뷰]
부끄러웠어요. 오글거렸어요. 그렇게 심하게 입 모양을 크게 한 줄 몰랐어요.

[질문]
(올림픽 출전 전에)십자인대 파열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인터뷰]
솔직하게요? 그만할까. 포기해야 할까. 이런 생각 많이 했어요. 혼자 있을 때 나쁜 생각도 많이 들고 우울한 생각도 많이 들잖아요.

그럴 때마다 올림픽에서 뛰는 상상을 많이 했어요. 꿈에서 올림픽 1등 한 적도 있고요. 3관왕도 하고 그랬어요.

[질문]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은?

[인터뷰]
처음에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래서)생각을 바꿨죠. 즐기자. 원 없이 하고 오자. 그래야 저에게 승복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래서 계속 그렇게 생각했어요. 재미있는 놀이다. 재밌다. 재밌다.

[질문]
그래서 즐겼나요?

[인터뷰]
원 없이 즐기고 왔습니다.

[질문]
힘든 시기를 이겨낸 비결은?

[인터뷰]
제가 작년에 힘들었잖아요. (아버지가) 너는 대한민국 '발펜싱'의 원초다. (그렇게)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해줬어요. 그래서 그때가 제일 생각납니다.

[질문]
(어머니가) 금불상이 안기는 꿈을 꾸셨다는데, 얘기 들으셨어요?

[인터뷰]
저는 처음 듣습니다. 꿈보다는 어머니 기도에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질문]
부모님께 영상 편지

[인터뷰]
어머니 저기 계시는데!

지금까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어머님이 많이 애도 탔을 테고 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려고 응원을 하셨지만 저는 그게 부담이 돼서 많이 외면했어요.

이렇게 잘해냈으니까 예쁘게 봐주시고 사랑한다는 말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질문]
박상영에게 펜싱이란?

[인터뷰]
다 읽지 않은 재미있는 책? 다 읽지 않으면 뒷 내용이 궁금하고 무슨 일을 하더라고 보고 싶잖아요. 제가 펜싱을 다 알지 못 하잖아요.

앞으로의 일이 궁금하고 설렘의 연속인 것 같아요.

[질문]
앞으로 그 책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해피엔딩이면 좋겠지만 그런 책은 재미없잖아요.

실패를 겪고 또 성공하고 우여곡절이 있는 책일 것 같아요.

[질문]
이제 사람들은 과정보다 결과를 더 기대할 것이고, 세상이 이렇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 자신 있나요?

[인터뷰]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게 지금은 굉장히 영광이지만 한 달 뒤에는 사그라들 것이고 1년 뒤에는 잊혀 질 것이고 4년 뒤에는 마음의 짐이 돼서 돌아올 텐데요.

그런 마음의 짐이 저에게 오더라도 무거워하지 않고 즐거워하며 열심히 나아가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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