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명소 찾는다지만…식수원까지 위협

숨은명소 찾는다지만…식수원까지 위협

2015.04.18.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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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제주의 숨은 명소가 관광객 사이에게 널리 퍼지고 있는데요.

역효과도 있습니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식수원에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며 먹는 물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CTV제주방송 조승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치 병풍을 두른 듯 절벽이 감싸안은 물 웅덩이.

회색빛 돌과 푸른 나무, 그리고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룹니다.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멋을 뽐냅니다.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냇길이소입니다.

변변한 안내판 없이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숨은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제주의 이른바 숨은 비경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진수, 부산광역시]
"숨겨진 명소로 블로그에서 알게 됐고요. 놀러오니까 조용하고 물도 맑고 사진 찍으러 오기는 참 좋은 장소인 것 같네요."

냇길이소가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를 얻고 있지만 정작 지역주민들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 곳이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입니다.

냇길이소에서 용천수가 솟아오르면 강정천 줄기를 따라 하류로 흐릅니다.

강정교 부근에 설치된 보에서 물을 뽑아내면 정수장을 거쳐 각 가정에 보급됩니다.

즉, 냇길이소의 물이 오염되면 서귀포시민들의 식수도 안전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미 유명세를 탄 때문인지 곳곳에서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먹다 버린 귤 껍질이며 페트병, 술병 같은 각종 쓰레기가 발견됩니다.

지역주민들은 혹시라도 식수원이 오염될까 걱정입니다.

[인터뷰:최용범, 강정마을회 부회장]
"통에 넣어버리면 되는데 그냥 비닐봉투째 버려 버리고 하니까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되가져갔으면 좋겠고요."

현행 수도법은 상수원보호구역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낚시, 수영 등을 할 경우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행위를 막기 위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잠금 장치는 장식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장영진, 道수자원본부 수질관리과장]
"많이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펜스를 쳐 있지만 보조펜스를 쳐서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계획에 있습니다."

숨은 비경을 찾는 열풍이 도를 넘어가면서 서귀포시민들의 소중한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CTV 뉴스 조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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