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재일동포의 '일상'을 쓰는 작가

[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재일동포의 '일상'을 쓰는 작가

2018.07.29. 오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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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자와 우시오 / 작가 :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에서 작가 활동을 하는 후카자와 우시오입니다.]

◇ 프로필
후카자와 우시오 / 52세
- 재일동포 2세 (일본 국적)
- 2012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
- 재일동포 가족 문제 다룬 작품 다수 집필

1. 정체성 갈등에서 글쓰기까지

고민은, 지금은 별로 없지만 옛날에는 있었죠. 그건 역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어중간한 존재라고 할까요. 자기가 원하든 안 원하든 태어났을 때부터 그런(어중간한) 입장이 되는 사람은 재일동포 말고도 다양하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에 관한 책을 쓰고 싶다는 건 역시 제가 재일동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2. 재일동포 작가가 묘사하고 싶은 '재일동포'의 자화상은?

재일동포라고 하면 민족학교를 나오고 집단 거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요. 실제로 재일동포의 80~90%는 자기가 재일동포라고도 말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재일동포의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특별한 환경에 있는 사람으로 표상되기 쉽지만 저는 평범한 한 시민이라든가,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나 아버지, 아이라든가, 다른 사람들과 아무 차이도 없는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재일동포를) 그리고 있어요.


3. 아버지의 생애를 쓴 책, 바다를 품고 달에 잠들다.

한반도 (민주) 항쟁 당시의 이야기예요. 1945년 한반도가 해방된 후 미국과 소련의 분할통치에 반대한 한 소년이 조국에 있지 못해 일본으로 밀항하는데, 일본에서 고생하면서 동포들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의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는, 하지만 가정이 생겨서 운동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고. 그런 고생을 하면서 살아갔다는 걸 주인공의 딸이 나중에 알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영웅이 아닌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도 열심히 살아왔다는, 그런 인생도 하나의 삶으로 인정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4. 글쓰기를 통해서 변화한 정체성

재일동포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스스로 많이 바뀌었어요. 재일동포라는 게 자랑스러운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틈새에 선 사람이라 괴롭다는 게 아니라 제가 살아온 것을 인정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이에요. 역시 어디에도 적이 없다는,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는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 작가로서 글을 쓰고 있죠. 그건 국적이 상관없으니까.


5. 경계에 선 사람들, 소수자의 목소리를 전하자

여러 나라 언어로 제 책이 번역되고, 여러 가지 틈새에서 갈등하는 이주민도 그렇지만, 여러 곳을 옮겨 다니고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해요. 전 세계 사람들이요. 그리고 뭔가를 느껴줬으면 좋겠고. 국적이나 국가를 건너뛰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꿈이 너무 크겠죠? 그런데 우선은 일본이나 한국에서 많이 읽어주셨으면 해요. 번역될 예정이기도 하고요. 한국인이나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여성 문제나 빈곤 문제 등 제가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계속 써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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