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첫 조사…"경제성장 과실, 국민에게 가지 않았다"

'삶의 질' 첫 조사…"경제성장 과실, 국민에게 가지 않았다"

2017.03.15.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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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국민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측정한 지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표됐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생활 수준 향상으로 전반적인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경제 성장의 과실은 국민에게 온전히 돌아가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6년에서 2015년 사이 10년 동안 1인 실질 국내총생산, GDP는 29%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늘어난 경제 규모만큼, 국민 삶이 나아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채갑주 / 경기도 성남시 : 계속 경쟁을 해야 하는 사회이고, 그런 문제가 가장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원인 같습니다.]

[노장환 / 경기도 군포시 : 우리나라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빈부 격차가 심해서 생활이 보장이 안 되는 사람이 많죠.]

경제 성장과 국민 행복 사이의 괴리는 이번에 처음 발표된 '삶의 질 지수'에서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삶의 질 지수는 소득, 복지, 교육, 건강, 환경 등에 걸쳐 객관적 경제 통계와 주관적 설문조사를 합친 80개 지표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전반적인 생활 수준 향상으로 10년 사이 삶의 질은 11.8%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1인당 실질 국내 총생산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2/5에 불과합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온전히 국민에게 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소득만 놓고 봐도, 경제 3대 주체인 가계·기업·정부 중 가계만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30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고, 정부는 세금을 예상보다 10조 원이나 더 걷어 나라 곳간은 풍성합니다.

반면, 가계 실질 소득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소득 격차는 벌어지고 비정규직 차별은 더 심해져서, 양극화로 인한 삶의 질 저하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석호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개인의 소비 생활과 실제 전체 경제 성장 간의 괴리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분배 구조의 문제를 보여 줄 수도 있습니다.]

경제 성장이 국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차기 정부 최대 과제로 꼽힙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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