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쏙] '운명의 날' 삼성…구속 여부 경제 파장은?

[쏙쏙] '운명의 날' 삼성…구속 여부 경제 파장은?

2017.01.18. 오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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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이 적절한지를 두고 법원의 심사가 한창입니다.

오늘 구속 여부가 다른 대기업 수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삼성뿐 아니라 재계 전체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도 논란이 있는데요.

특검과 법원 상황은 앞선 뉴스에서 짚어본 만큼 이 시간에는 경제적 측면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소정 기자, 피의자 심문은 끝났지만, 법원의 심사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삼성그룹은 극도의 긴장 상태이겠죠.

[기자]
그럴 수밖에 없겠죠.

삼성의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YTN 취재진이 삼성 서초 사옥에서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의 출근 표정을 담았는데요. 먼저 보시죠.

보시는 화면은 오늘 새벽 6시 반쯤입니다.

미래전략실 임직원들 대부분 이때 출근하는데요.

정기적으로 열리던 수요 사장단 회의마저 취소한 터라 로비는 여느 수요일과는 다르게 한산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가 역력하죠.

최지성 부회장이나 장충기 사장 등 고위 임원들은 다른 입구로 들어가서 얼굴을 볼 수 없었고요.

국회 국정조사 최순실 청문회에 장충기 사장을 대신해서 출석했던 김종중 미래전략실 사장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직접 보시죠.

[김종중 / 미래전략실 사장 : ((구속 여부) 어떻게 보십니까? 한 말씀 해주시죠.) ((이재용 부회장은) 자리에서 계속 보고받으시나요?) …….]

무거운 표정이죠.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큽니다.

[앵커]
많이 알려졌지만, 특검의 논리에 대응하는 삼성의 입장, 정리해볼까요.

[기자]
오늘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삼성 측 변호인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요.

대가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특검에 대한 삼성의 반박 논리를 보겠습니다.

먼저, 최순실 측에 대가를 바란 뇌물을 줬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압박에 의한 지원이었고 삼성물산 합병 건과는 전혀 관련 없다는 입장이죠.

둘째, 횡령 혐의도 지원한 돈이 회삿돈을 빼돌린 것이 아니고, 재단 출연금도 대가성이 없어 횡령이 아니라는 논리이고, 셋째, 특검은 최 씨를 알고 지원했으면서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보지만, 삼성은 미리 안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고, 또 청문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사실관계를 밝힐 수 없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넷째,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도 없는 데다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속하지 말아 달라고 법원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앞서 재계는 한 목소리로 이 부회장의 구속은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건데, 그 영향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총수가 구속되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데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타격이 작지 않겠죠.

이제 막 이재용 체제를 구축하려던 삼성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인사 발표와 조직 개편, 지배구조 개편 문제 등이 모두 멈추면서 오는 3월로 예정된 신입 직원 채용까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등기이사가 됐는데요.

구속돼 재판을 받는다면 불과 석 달 만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문제에 있어서 결단이 필요한 부분은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겠죠.

삼성이 글로벌 기업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2015년 매출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 매출 135조 원 가운데 해외 매출이 90% 가까이 차지합니다.

또 이 가운데 미주 시장 매출이 30%를 넘습니다.

그런데 당장 미국이 해외부패방지법을 적용해서 뇌물을 주거나 회계 부정을 저지른 외국 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하려고 한다면 문제가 커진다는 거죠.

그러나 다른 시선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번에야말로 반복된 정경유착의 악습을 근절하고 우리 경제의 투명성을 높여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엇갈리는 목소리 잠시 들어보시죠.

[강석구 /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 :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가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안진걸 / 참여연대 사무처장 : 재벌 총수들의 탐욕과 부당이득만 보장해주고 국민 경제는 피폐해지던 그런 악습과 악순환을 끊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발전하고….]

[앵커]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논란이 있지만, 명확히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겠네요.

이제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다른 기업도 수사하겠다고 하면서 재계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어떻게 될까요.

[기자]
오늘 법원의 판단이 앞으로 특검 수사의 커다란 방향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대통령과 총수가 독대한 기업은 9곳에 이르지만, 지금 수사의 칼날이 향할 다음 기업은 SK와 롯데 그리고 CJ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SK와 롯데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돈을 출연했을 때 각각 최태원 회장 사면과 면세점 사업 인허가 문제가 걸려 있었고, CJ 역시 이재현 회장의 특별 사면 대가로 출연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이들 대기업 수사는 더욱 강하게 확대되겠지만, 기각된다면 수사는 큰 동력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삼성의 구속 여부가 방향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뿐 아니라 대기업들의 모든 시선이 쏠린 운명의 날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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