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아닌 게' 게거품 물다

'개 아닌 게' 게거품 물다

2018.01.23. 오전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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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당신 이게 뭐야? 왜 통장에서 천만 원이 빠져나가 있어?
남편: 아~ 이거? 내가 아주 기가 막히는데 투자를 했거든. 자기, 내 친구 명식이 알지? 명식이네 회사가 이번에 쌈장을...
아내: 천만 원이 적은 돈이야? 왜 나하고 상의도 안 하고 이런 일을 저질러?
남편: 아니, 내가 확실히 알아보고 투자한 건데. 왜 게거품을 물고 그래?

[정재환]
게거품을 문다는 게 어떤 건지 바로 이해가 되는데요?

[조윤경]
네, 영상처럼 ‘게거품 물다’는 몹시 흥분하여 떠들어 대는 모습을 말합니다.

[정재환]
그런데 여기서 개는 멍멍이인가요?

[조윤경]
많은 분들이 그렇게 알고 계시는데요. 멍멍 짖는 개가 아니라 옆으로 걷는 게가 맞습니다. 게거품은 게가 몹시 흥분했을 때 입에서 나오는 거품을 말합니다.

[정재환]
게 입에서 거품이 나오는 건, 간혹 본 적이 있는 것 같네요.

[조윤경]
게는 생활환경이 바뀌거나 적의 공격을 받으면 몹시 화가 나 크게 흥분하는데요.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입에서 보글보글 하얀 거품을 뿜어내며 적에게 경고합니다.

[정재환]
그러니깐 이제 ‘나는 지금 굉장히 흥분한 상태고 화가 났다.’는 일종의 신호군요. 그런데 어떻게 게보다 사람에게 더 많이 쓰는 말이 된 거죠?

[조윤경]
사람들이 몹시 화가 나거나 아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하죠?

[정재환]
보통은 큰 소리를 내면서 사람들에게 호소하지 않습니까?

[조윤경]
그렇죠? 억울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열변을 토하죠? 바로 이 모습이 화가 난 게가 거품을 뿜어내는 것과 같아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게거품 물다’입니다.

[조윤경]
몹시 흥분하여 떠들어 대는 모습을 말합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적에게 경고하기 위해 입에서 거품을 뿜어내는 게의 습성을 사람에게 빗댄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사실은 제가 아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제대로 그 뜻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참 뿌듯하네요.

[조윤경]
맞습니다. 재미있는 낱말풀이를 통해서 아는 낱말도 다시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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