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돈, 돈이 무리 지어 있다는 뜻이 아니다?

떼돈, 돈이 무리 지어 있다는 뜻이 아니다?

2017.02.13. 오후 11: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남자 1 : 아, 오늘 진수 못 온대.

남자 2 : 진수는 매번 동문회 빠지네. 식당 한다고 그랬지?

남자 1 : 오늘 예약 손님이 많아서 장사를 접을 수가 없대요.

남자 2 : 진수는 아주 떼돈을 벌겠다. 떼돈.

[정재환]
떼돈을 벌고 싶다 이야~ 정말 듣고 싶은 말인데요. 떼돈, 그러니까 돈이 무리 지어 있다는 그런 뜻이겠죠?

[조윤경]
아닙니다. '떼돈을 벌다'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뜻하는데요. 여기서 '떼'는 나무토막을 엮어 물에 띄워 타고 다니는 것을 말합니다.

[정재환]
뗏목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 '떼'와 돈을 버는 게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

[조윤경]
먼저 '뗏꾼'을 알아야 하는데요. '뗏꾼'은 조선 시대에 떼를 운행하던 뱃사공을 말합니다. '뗏꾼'은 주로 남한강 물길을 따라 목재나 물자를 운반했는데요. 하지만 급물살과 소용돌이 구간이 많아 매우 위험했다고 합니다.

[정재환]
목숨을 걸고 떼를 운행했겠군요.

[조윤경]
그래서 위험수당이 붙어 꽤 많은 운송료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흥선대원군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경복궁 중건에 나서면서 소나무 운반량이 늘어나고 '뗏꾼'의 몸값 또한 치솟았다고 합니다.

[정재환]
얼마나 많이 벌었길래 '떼돈을 벌다'라는 말이 나온 걸까요?

[조윤경]
당시 쌀 한 말이 1원 5전이었는데요. 뗏꾼은 인제에서 서울까지 운반하는데 35~40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지방관리의 한 달 녹봉 보다 많은 금액이었습니다.

[정재환]
떼를 몰아 돈을 많이 벌면서 '떼돈을 벌다', '떼부자'라는 말이 생겨난 거로군요.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떼돈을 벌다'입니다. 

[조윤경]
아주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뜻합니다. 조선 시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뗏목을 이용해 나무를 실어 나르는 뗏꾼이 큰돈을 번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떼돈을 번다'는 말은 왠지 비아냥이 섞인 말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원래는 목숨 걸고 목재를 옮기며 번 돈이었군요.

[조윤경]
떼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정당한 방법과 노력으로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