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만 줍쇼" 동냥 = 승려의 방울

"한푼만 줍쇼" 동냥 = 승려의 방울

2016.10.24. 오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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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조선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한국민속촌, 이곳에 '거지'가 나타났습니다. 누더기를 걸친 맨발의 거지가 천연덕스럽게 동냥을 하는데요. 관람객들은 동냥 바구니에 돈을 넣으며 함께 추억을 만들어갑니다.

[정재환]
저도 말이죠. TV나 영화에서 거지들이 동냥하는 장면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조윤경]
네. 남의 집을 돌아다니며 돈이나 물건을 거저 달라고 비는 일을 '동냥'이라고 하죠. 이 '동냥'은 불교용어인 '동령(動鈴)'에서 나온 말인 거 혹시 알고 계셨나요?

[정재환]
그래요? 동령(動鈴)? 이거 처음 들어보네요.

[조윤경]
옛날 불교 의식에서 쓰던 놋쇠로 만든 방울입니다. 승려들이 번뇌를 깨뜨리고 불심을 강하게 하기 위해 이 '동령(動鈴)'을 흔들었습니다.

[정재환]
아~ 사극에서 승려들이 방울 흔드는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조윤경]
승려들이 집집마다 다니며 탁발을 할 때, '동령'을 흔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령(動鈴)'은 '승려가 방울을 흔들며 걸식하는 행위나 그렇게 얻은 곡식'이란 의미를 갖게 된 것이죠.

[정재환]
그런데 말이죠. 불교에서 탁발은 수행의 한 방법 아닌가요? '동령(動鈴)'이 왜 구걸한다는 뜻이 됐죠?

[조윤경]
조선 시대에 유교를 중시하고 불교를 배척하면서 승려들이 '동령(動鈴)'을 흔들며 시주받는 일도 비천하게 인식됐습니다. 거지가 구걸하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여긴 것이죠. 그래서 '동령(動鈴)'에 구걸하는 행위라는 의미가 붙은 것입니다. 이후 '동령(動鈴)'이 소리가 변해 '동냥'이란 단어가 됐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동냥'입니다.

[조윤경]
거지가 먹을 것을 구걸하는 행동을 뜻하는데요. 승려들이 탁발할 때 '동령(動鈴)'을 흔들고 다닌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동냥은 안 주고 쪽박만 깬다"는 속담이 있죠. 어려운 지경에 처한 사람을 돕기는커녕 더 어렵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조윤경]
삶이 팍팍하다 할지라도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것은 꼭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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