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의 영원한 스토커, 사관(史官)

태종의 영원한 스토커, 사관(史官)

2017.12.11. 오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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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록했던 관리, 사관

나라의 중대사 뿐만 아니라 사사로운 소문들까지도 꼼꼼히 기록하는 사관은 오늘날 역사를 있게한 주역이지요.

그런데 사관의 성실함이 불만인 사람도 있었는데요.

특히 태종은 사관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대표적인 인물

도대체 한 나라의 임금이 왜 사관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일까요?

태종과 사관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나보시죠.

1401년, 조선왕조실록에는 흥미로운 기록이 눈에 띄는데요.
사냥을 나갔던 태종은 함께 따라 나온 사관에게 의아한 듯이 묻습니다.

"사냥터에는 무엇하러 왔느냐?"

그러자 사관이 대답합니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묻지 마십시오"

왕의 일거수 일투족을 글로 기록했던 사관, 그 자부심은 태종을 당황케하기 일쑤였는데요.

심지어 태종은 사생활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편전에는 들어오지 말라."

"그러면 경연과 강론을 어떻게 기록하겠습니까?"

"이곳은 내가 쉬는 곳이다. 밖에서도 들을 수 있지 않은가?"

"제가 곧게 쓰지 않아도 하늘은 알 것입니다."

이처럼 투철한 직업정신을 가졌던 사관

당대의 사건사고와 날씨까지 꼼꼼히 기록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조실록의 4배에 이르는 방대한 기록물이 되었고 인공지능의 힘을 빌어도 2035년에야 완전히 번역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관들의 끈질긴 기록정신에 태종은 도무지 편할날이 없었는데요.

어느날 사냥을 나갔다 말에서 떨어진 태종

걱정하는 신하들에게 가장 먼저 한 말은,

"사관이 이를 알게하지 말라."

그러나 이날의 사건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기록되었고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고자했던 태종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왕 조차도 눈치를 봐야했던 기록의 대가, 사관

우리 역사를 지켜온 숨겨진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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